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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단편] 중국에서의 악몽같은 1주일
게시물ID : humorbest_975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개쿄
추천 : 70
조회수 : 4660회
댓글수 : 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5/06/20 01:45:00
원본글 작성시간 : 2005/06/19 23:54:28
- 자기야.. 몸조심 하구.. 도착하면 꼭 전화해야되 알았지?? 꼭~~

- 걱정말구 꼭 전화할테니 어서 들어가..나 간다~

아내를 뒤로한채 택시에 올랐다.

- 인천공항이요..

이번 계약만 잘 성사된다면 지사장이나 다름이 없다. 지긋지긋한 이사놈들 마주칠일도 거의 없고

굽신거릴 일도 이제 없는거다. 한편으론 마음이 홀가분 하고, 한편으론 착찹하다.

.

.

공항에 도착해 탑승수속을 밟은후, 상하이행 기내로 들어섰다.

너무 긴장한 탓일까.. 의자에 앉자마자 잠이 들었다. 나를 배웅하던 걱정스런 모습의 아내가 

아른 거렸다.

.

.

- 덜컥

약한 충격으로 잠을 깨보니 상하이공항에 도착했다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불편하게 잠을 자서 몸은 찌뿌둥하고 잠들기 전보다 더 피곤한 상태였다.

'빨리 호텔에나 갔으면 좋겠네..젠장'

까탈스러운 입국심사가 끝나고 짐을 찾은 뒤, 공항 로비로 나왔다. 주위를 둘러보자

어벙하게 생긴 한 청년이 내 이름이 적힌 카드를 들고 있는 모습이 내 눈에 들어왔다.

난 다가가 짤막하게 대답했다.

- 제가 유민준 입니다.

청년은 화들짝 놀라며 인사를했고, 자신의 처음 고객이니 성심성의껏 모시겠다는둥

나를 더욱 귀찮게 했다.

청년이 대기해 놓은차로 이동했다.

- 자~ 사장님 점심 안드셨죠? 제가 유~명한 중식 식당 제가 잘...

- 아 필요없으니 호텔로 갑시다.

청년이 너무 귀찮게 하는 바람에 나도 모르게 퉁명스럽게 대했다. 표정이 억지로

아무렇지 않은척 하는걸 보니 조금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차에 타고 한동안 서로 말이 없다가 한참후에 조심스레 청년이 말을 걸어왔다.

나도 아깐 좀 심했다 싶어 귀찮아도 들어주며 간간히 웃어주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때쯤 청년이 말해주었다. 저기가 내가 묵을 곳이라고...

창밖을 내다보니 이건 한국의 촌구석의 모텔 수준 이었다.

순식간에 내 얼굴이 벌레 찝은 표정이 되자 청년이 괜스레 미안해 하며 어쩔줄 몰라했다.

'뭐야 이거...경리부 새끼들 너무하는거 아냐?'

잠시 투덜거리며 청년과 다음날의 약속을 잡은뒤에 헤어졌다.

- 마이 네임 이즈 민준.. 체크 플리즈-

영어도 못하는건가... 카운터의 여자는 대답을 웃음으로 대신하고 있었다. 키보드를 한참동안

두들긴 후에야 아~ 하며 조그만 탄성을 지르며 나에게 카드키를 건내었다.

-철컥

문을열자 한숨만 흘러나왔다. 한국의 80년대 티비와 중고등 학생이 쓰는듯한 책상..

한참 망연자실 앉아있다가 집에서 걱정하고 있는 아내가 떠올랐다.

아내에게 전화를 하고 사장에게 보고를 한후 내일있을 계약에 실수가 없도록 거울을 보며

연습을 거듭했다.

시간 가는줄 모르고 떠들다 보니 시계는 8시를 가르키고 있었다.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 다시 연습해야 겠다는 생각으로 일찍 잠을 청하였다.

허나 한국보다 한시간 느린관계로 자고 싶었지만 잘수가 없었다.

'중국 포도주 맛이나 한번 볼까?'

술을 살짝 걸치면 잠이 오겠다는 생각으로 술을 한병 사서 반병가량 먹었다.

-흐흐 살짝 취하네.. 여보야 잘자~

술에 취한 탓에 허공에다 아내에게 인사를 한뒤 침대로 쓰러졌다.

.

.

.

.

.

.

.

.

얼마나 잤을까. 축축하고 으스스한 느낌으로 눈을 뜰수 있었다. 깜깜하기만 하고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다.

일어나고 싶었지만 알수없 심각한 두통과 복통으로 인해 한참 몸을 움직일수없었다.

'내가 이렇게 취했었나...여기가 어디지?'

한참후에야 알수있었던건 호텔방의 화장실 욕조 였다.

'나도참.. 취했어도 샤워는 할려고 했네..'

몸을 겨우 일으켰다. 차가운 물과 몸이 불어있는 상태로 보아하니 아마도 오래 있는듯 싶었다.

혹여나 늦지는 않았는지 시간을 보려고 화장실문을 열고 나오니 다행이 여전히 깜깜했다.

시간이나 보고 다시 좀 쉬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불을 켰는데........

이건 마치 시체가 치워진 살인 현장을 보고있는듯 했다. 피로 뒤덥힌 침대와 수술용 메스, 가위 였다.

' 뭐..뭐야 이거 도대체 무슨일이지?'

난 너무나 무섭고 떨렸다. 어찌할바를 몰랐다. 우선 내선 전화로 '헬프미'만 짤막하게 던진후

옷을 챙겨 입으려 하는 순간 난 또 놀랄수밖에 없었다.

.

.

.

.

'자기 복근좀 키워야겠다..ㅋㅋ 이게 뭐니.. 나이든 아저씨처럼~'

아내가 어제까지만 해도 만져주며 장난치던 나의 배에는 Y자 형태로 꿰멘 자국이 보였다...

눈에선 눈물이 앞을 가로 막았다. 난 울부 짖으며 미친사람처럼 서류가방을 뒤졌다.

-차..찾았다.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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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가이드 시점)

- 따르르르릉, 따르르르릉, 따르르르릉, 따르르르릉,

- 에이.....때놈들 매너없게 지금 몇신데 전화질이야 전화질이.....헬로?

- 씨..씨x... 나..나좀 제발 살려줘 나좀 살려달라고!!!!!!!

- 엥? 여보세요?? 사장님?? 여보세요!!

솔직히 말해서 걱정보다는 짜증이 더 많이 났다. 첫 고객부터 문제라니.. 여행사에서 분명

불이익을 줄께 뻔했다. 급한대로 옷을 챙겨 입고 새벽길을 쌩쌩 달려 도착했다.

그사람이 머물렀던 방으로 찾아가니 방 앞에서 공안(중국 경찰)이 지키고 있었다.

'제대로 일 났긴 난모양이네..아..이번달 월급 못받는거 아닌가..'

이때까지만 해도 뭐 별 큰일 아니겠지..도둑정도로 밖에 생각 못했다.

공안들이 막아대는 통에 제대로 볼수는 없었지만 어깨넘어로 본 그 현장은 참혹하기 그지 없었다.

피로 범벅된 침대.. 배에는 큰 형태로 Y자 모양의 수술자국을 가지고 있는 남자... 맞다. 그였다.

나의 첫고객... 

허탈한 마음으로 현장에서 내려와 로비에서 담배에 불을 붙이는 순간 불현듯 기억이 났다.

.

.

.

.

.

.

때는 내가 중국으로 떠나기 하루전 이었다. 중국 여행사에 취직했다는 말을 들은 친구들은

송별회를 해준다고 하여 가볍게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때 한 친구녀석이 분위기를 잡으며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 얌마 너 내가 하는얘기 잘들어

- 이새끼 ㅋㅋㅋ 고백이라도 하려고? 

- 새꺄..장난 아냐.. 이거 나 들은 이야긴데 중국에서 요즘 장기 밀매가 판친다고 하더라..

공항에서 잠복하다가 혼자온듯 싶으면 호텔까지 따라가 장기 배째서 끄집어 간대..

- 야야야.. 난 임마 난 장기란 장기는 집에다 다 두고 다니잖냐..눈빼고 ㅋㅋㅋ

술맛떨어지게 헛소리 그만하고 술이나 더시키자 여기요~~



.......미치게 무서웠다. 내가 이런일을 당할줄이야...

그일이 있은후 난 자진하여 사표를 내고 한국으로 들어왔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그 사람의 욕실에는 이런 문구가 적힌 종이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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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당신의 콩팥과 간을 가져 갑니다.

이 글을 보신후 바로 병원으로 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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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은 다행이 병원으로 바로 후송되어 생명엔 지장없이 한국으로 돌아 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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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겪은 일은 아니랍니다 ; 

날도 더워지고 해서 앞으로 몇개 올릴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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