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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에서 맞는 생일에 무감각해진다는건...
게시물ID : gomin_138107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카즈마야
추천 : 4
조회수 : 28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3/13 00:21:31
옆에 카즈(5세, 고양이, 수컷)가 만져달라며 고롱고롱 거리면서 맞은 오늘
타지에서 맞는 4번째 생일.

19살에 교복 하나 노트북 하나 짊어지고 건너와
현재 24살. 군대도 안가면서 공부했지만 그저 국립대생이라는 타이틀 하나.
그냥 단순한 외국인노동자로 보이겠네 다른 사람들 눈에는..

첫년도에는 내가 잘 해서 생일 날에 사람들이 모여도 주었고 파티도 해주었는데
이젠 다들 졸업도 하고 무엇보다 사람에 치여서 상처입다 보니 친구도 적어지고..
원랜 12시 맞춰서 문자를 보내주던 한국의 친구들도 졸업하고 취업하고.
정신이 없으니까 내 생일 챙겨주는것도 힘들다는걸 알지만
괜시리 흥칫뿡 하는 내 자신도 참 가련하다.

올년엔. 그냥 모든걸 내려놓고 살았으면 좋겠다.
공부도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알바도 할만큼만 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그냥 옛날처럼 사람을 사람답게 만났으면 좋겠다.
20대를 타지에서 보낸 한 사람의 씁쓸한 생일은 일일 용역노동이 기다리고 있다.
슬프다거나 짜증난다거나 하는건 없고 그냥 덤덤.
얼른 자고, 일가야지. 그래야.. 학비도 내고.

한국 가고싶다는 생각을 매번 하면서도 이곳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그러니까 무뎌지는거같다.
사람이 그냥 무감각해지는거같다.

생일이란건, 그냥 너 나이먹었어 라는 하나의 일깨움일 뿐,
즐거움이나 감사함따위 없어진지 오래.


그저 이번년엔,
편안하고 별일 없는 한 해가 되어주길.


생일을 맞은 유학생의 넋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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