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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새벽녘 밤을 밝히는 시 - 일흔 세 번째 이야기
게시물ID : humorbest_9762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21
조회수 : 2280회
댓글수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4/11/17 10:00:22
원본글 작성시간 : 2014/11/11 19:06:50
출처 : http://blog.daum.net/_blog/BlogTypeView.do?blogid=0ILuZ&articleno=1498027&categoryId=98160®dt=20100525212843
BGM 출처 : http://www.youtube.com/watch?v=vG2AkkKcBCc&list=PLmW4aQ9UqHjJpClB9WkddFjnOtsvKWI4e&index=12




1.gif

박홍준, 함께 가고 싶은 곳




만약 어딘가에

갈매기 발자국도 찍히지 않은

작은 섬이 있다면

너와 함께 가고 싶다

 

짙푸른 나무와

한 번 피면 절대 지지않는

선명한 색의 꽃들

그리고 일년 열두달

맑고 하얀 구름을 볼 수 있는 곳

그런 섬이라면 더욱 좋겠지

만약 이 세상 한 귀통이에

신도 알지 못하는

부드러운 언덕이 있다면

너와 같이 집 짓고 살고 싶다

 

세월이 흘러도 나이를 먹지 않아

젊고 아름다운 너를

억만 년이고 볼 수 있는 곳

 

한번 사랑은

그 한번 사랑으로

절대 바뀌지 않는 곳

 

너의 맑은 눈을 보며

언제까지나 함께 살고 싶다







2.jpg

김민소, 이별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




삶에서

사랑보다 더

깊은 깨달음을 준 것

 

빈 집과

빈 마음과

빈 자리의 고독과

익숙해져야 한다는 것

 

더 당당히

더 뜨겁게

더 옹골지게 뿌리를 내려야

살아 남을 수 있다는 것

 

그리하여

기다리는 행복이

슬프도록

황홀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







3.jpg

조병화, 인생은 혼자라는 말밖에




나보다 더 외로운 사람에게

외롭다는 편지를 보내는 것은

사치스러운 심사라고 생각하시겠지요

 

나보다 더 쓸쓸한 사람에게

쓸쓸하다는 시를 보내는 것은

가당치 않는 일이라고 생각하시겠지요

 

그리고 나보다 더

그리운 처지에 있는 사람에게

그립다는 사연을 엮어서 보낸다는 것은

인생을 아직 모르는

철없는 짓이라고 생각하겠지요

 

아 나는 이렇게 아직 당신에게는

나의 말을 전할 아무런 말이 없습니다

그저 인생은 혼자라는 말밖에







4.jpg

이정하, 아무도 알지 못하지




내 가슴

깊숙이 자리한 나뭇잎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지

 

기다림으로 제 한 몸

붉게 물들이고

끝내는 싸늘한 땅으로 떨어지고야 마는

한 잎 나뭇잎

그 나뭇잎을 알지 못하지

 

내 마음을 흔들고 지나간

한 줄기 바람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지

 

다시 온다는

한마디 말만 남기고

훌쩍 떠나가 버린 그대

 

내 뼈 속 깊이

아픔으로 박혀 있는 그대를

아무도 알지 못하지

 

한 줄기 바람으로

스쳐 지나간 그대를

아무도 알지 못하지







5.jpg

정채봉,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쫓기듯 살고 있는

한심한 나를 살피소서

 

늘 바쁜 걸음을

천천히 천천히 걷게 하시며

추녀 끝의 풍경소리를

알아듣게 하시고

 

꾹 다문 입술 위에

어린 날에 불렀던

동요를 얹어주시고

굳어있는 얼굴에는

풀밭 같은 부드러움을 허락하소서

 

책 한 구절이 좋아

한참 하늘을 우러르게 하시고

차 한잔에도

혀의 오랜 사색을 허락하소서

 

돌틈에서 피어난

민들레꽃 한 송이에도

마음이 가시게 하시고

기왓장의 이끼 한낱에서도

배움을 얻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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