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였죠. 12시간이 지났으니..
아침에 눈을 뜨고 보니 파워하게 8시를 가르키고 있었습니다. 12시 반 수업인 저는 당연히 룰루랄라 노래를 부르며
침대와 하나가 된거마냥 뒹굴거리며 두시간정도 보내고 9시 55분 즈음에 침대에서 스물스물 기어나와
파워 탈의를 하고 씻으러 들어갔습니다.
핸드폰으로 환산룡의 암 쏘 쏘리를 틀으며 격렬한 비트에 맞춰 쿵쾅 하며 이를 닦고 머리에 샴푸를 가득 묻혀
머리 위의 가득한 거품을 물로 씻어내려는 그 순간 싸한 느낌과 함께 배경음으로 암쏘 쏘리가 흘러나오며 물이 멈췄습니다.
급격하게 파워한 단수에 놀란 저는 이 거 품 가득한 대가리를 변기에 행굴까 하다가 인류의 마지막 자존심 마냥 모든 가설을 세우기 시작했고
먹는물로 머리를 감는다는 보리차를 끓여 먹는 우리집으로썬 불가능하고 정수기도 없고 생수를 사놓지도 않으며 집안에 물이 없다는것을 깨닫고
패닉에 빠져.. 그대로 수건으로 쳐벅쳐벅 닦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인권이 밑바닥까지 떨어지는 것을 느끼며 머리에서는 향긋한 샴푸냄새가 진동했고 전 병자마냥 허허 웃으며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리고 옷을 입으니
그제서야 리스트의 사계가 흘러나오며 단수가 10분만에 끝났으니 이용하는데 지장이 없을거라는 아름다운 멘트와 함께 제 멘탈이 나가버리고 말았습니다.
다시 병신같이 허허 웃으며 옷을 벗고 머리와 몸만 물로 닦아내고 병신같이 쌓여있는 너댁장의 수건을 세탁기에 던지며 나같은 병신이 있을까 싶은 생각을 하고 밥을 차리려고 보니 이런 젠장? 시간이 없는겁니다.
수업이 중요하지만 내 아가리에 쳐넣는것이 더 중요하기에 김찌찌개만 데워서 밥이랑 쓱쓱싹싹 5분만에 먹어버리고
옷도 벗어놓은거 그대로 주워입으며 헐레벌떡 버스 정류장까지 뛰어가 결승점에 도착한 100m 달리기 선수마냥 헉헠 거리며 버스를 탔고
난 그래도 학교에 늦지 않는 뿌듯한 학생이군 생각하며 터벅터벅 걸어 교실에 도착했습니다.
교실에 도착해서 보니 왠지 싸늘한 기운이 느껴졌지만 두번이나 병신짓을 하진 않았을거라며 스스로를 위안하고 교실 호실을 2번 3번 확인하는 치밀함을 보였으나
교수가 교실에 당도하고 뒤에 있는 학생 앞으로 와서 앉으라고 할때 패닉을 느꼇습니다.
지난학기에 본 교양교수가 여길 왜들어와? 이... 이게 뭐지? 생각하고 일단 가방을 들고 잘못 들어온거마냥 헤헤 웃으면서 괜히 뒷문을 열고 아 여기 아니구나 하면서 병신같이 나가서
다시한번 확인하니 호실이 정확한 겁니다.
여기서 부터 패닠이 와서 내가 트루먼쇼의 주인공인가 나에게 왜 이런 시련과 고통이 오나 생각하며
아침에 먹은 김치찌개의 고기가 많은것부터가 이건 꿈이였다. 생각하며 깨어나려 볼을 꼬집어 봤지만 돌아오는건 병신아 왜꼬집냐며 돌아오는 아픔뿐이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1시간이나 빨리 학교에 온것이죠. 원래 같았으면 15~20분간 여유롭게 씻고 머리 말리며 여러가지 일을 하고 했을 제가 단수로 인해 모든게 틀어졌던겁니다.
그리고 나서 또 병신같이 웃으며 학교를 1시간이나 배회하며 음료수나 뽑아먹으려 했지만 지갑에 돈도 안채워오는 센스를 발휘하여 연타석 홈런친 곳에 석점홈런을 더 친거마냥 지갑을 보고 실실 웃었고
저의 13일의 금요일은 이렇듯 최악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