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하늘이 무너지지 않으면 안되는건가.
꼭 무너진 하늘 틈 비좁은 구멍 사이로 애써 쌕쌕 숨만 쉬며 살수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며
그렇게 짓눌려 살아야하는 걸까.
하늘은 꼭 숨이 가쁜 이의 머리위로 더욱 거세게 내려앉는다.
나쁜일들은 왜 꼭 손을 맞잡고 함께 오나요.
4년동안 의지했던 남자친구와 헤어짐.
내 마음도 채 추스리지 못한 현실에서 찾아오는 엄마의 우울증.
엄마의 우울에 가슴이 짓눌려 물러가는 와중에 문을 닫아버린 아빠 회사.
빚을 빚으로 막아가는 날들.
마지막 학년을 앞두고 낼 수 없을 지도 모르게 된 등록금.
아무도 모르게 막아내고 버텨내느라 여기저기 구멍이 난 통장.
건강.
우울.
무기력함.
현실.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게 참 힘드네요.
도피할 꿈도 없는데.
밖에서 보는 저는 늘 웃고 해맑고. 친구도 많고 낙천적이고 야무진 평범한 여대생인데
매일밤 잠들면서 내일 아침이 오지 않았으면 하고 생각을 해요.
내게만 오지 않는 아침은 두려우니까.
이 우주에 아침이라는 게 사라지길 바라기도 해요.
과거와 현재와 미래는 늘 되풀이되고,
끝까지 저는 바닥을 박박 긁으며 살아야 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