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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새벽녘 밤을 밝히는 시 - 일흔 여덟 번째 이야기
게시물ID : humorbest_9768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26
조회수 : 2086회
댓글수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4/11/18 17:33:59
원본글 작성시간 : 2014/11/17 21:06:39
출처 : http://blog.daum.net/_blog/BlogTypeView.do?blogid=0ILuZ&articleno=1498100&categoryId=98160&regdt=20100613215047
BGM 출처 : http://bgmstore.net/view/0YAuO



1.gif

이상희, 체념 할 수 없는 그리움




세월도 비켜 가는

잘못된 사랑이라 여기며

이제 그대 우연히라도

만날 수 있으려나

기대하지 말아야 할까 봅니다

 

황량한 들

발목까지 베인 벼 밑동처럼

시린 발로 서서

얼마나 그대 기다려야 하는지

도무지 가닥이 잡히질 않습니다

 

예사롭게

무심히 스칠 수도 있겠지만

조갈 난 논배미 목을 빼고

누군가를 기다리는 백로

눈빛 애처롭기만 합니다

 

사랑했던 기억만

간직 한채 살수 있다면

그대 기다림 체념할 수 있으련만

욕심처럼 끝없이 그리움 밀려와

추억 속에 그대 묻을 수 없었습니다







2.gif

용혜원, 늘 변하지 않는 마음으로




당신은 무덤덤한 사람인듯 하지만

당신곁에 있으면 커다란 바위에

몸을 기댄듯 마음이 든든해 집니다

 

당신은 늘 제대로

마음을 표현하지 못한다지만

당신곁에 있으면

불안이나 걱정도 없어지고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당신은 내 마음 속속들이 채워주지

못한다지만 변화 많은 세상속에서

늘 푸른 소나무처럼 나를 지켜주는

그대가 있어 참 고맙습니다

 

나는 그대에게 많은 것을 바라기보다

변하지 않는 마음으로 언제까지나

나를 사랑해주기를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3.gif

김용택, 사람들은 왜 모를까




이별은 손 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 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그늘 속에 산벚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는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

 

아픈 데서 피지 않는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저문 산 아래

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

뒤로 오는 여인이 더 다정하듯이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

 

사람들은 왜 모를까 봄이 되면

손에 닿지 않는 것들이 꽃이 된다는 것을







4.gif

박만엽, 그대는 아는가




살아있다는 것은

아침이 되어 파고드는 실낱같은

햇살에 눈 비비며 깨어나

이슬 같은 싱그러운 공기를 마시며

숨을 쉬고 있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비록 숨은 쉬고 있다고 하여도

곁에 둘 수 없는 아픔과 그리움에

사무쳐 잠을 이루지 못한다면

살아있다는 것이 죽음보다

더 나을 것이 뭐가 있겠는가

 

헤어짐이란 어떤 헤어짐도

아름다울 수가 없는 것

뇌(腦)와 가슴 사이에 삶과 사(死)의

다리 하나를 만들어 놓고

진종일 서성이는 자(者)가 있다면

바로 너 때문이라는 것을 그대는 아는가







5.gif

원태연,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인간이 얼마만큼의 눈물을 흘려낼 수 있는지

알려준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사진을 보지 않고도 그 순간 그 표정

모두를 떠올리게 해주는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비오는 수요일 저녁, 비오는 수요일에는

별 추억이 없었는데도

장미 한다발에 눈여겨지게 하는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멀쩡히 잘 살고 있던 사람

멀쩡한데도 잘 못살게 하고 있는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신이 잠을 자라고 만드신 밤을

꼬박 뜬 눈으로 보내게 만드는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강아지도 아닌데

그 냄새 그리워 먼 산 바라보게 만드는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우연히 들려오는 노래가사 한 구절 때문에

중요한 약속 망쳐버리게 만드는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껌 종이에 쓰여진 혈액형 이성관계까지

누여겨지게 만드는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스포츠 신문 오늘의 운세에 애정운이 좋다 하면

하루종일 호출기에 신경 쓰이게 만드는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썩 마음에 들어오지 않았던 내 이름을

참 따뜻하게 불러주었던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그날 그 순간의 징크스로

사람 반병신 만들어 놓은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담배연기는 먹어버리는순간 소화가 돼

아무리 태워도 배가 부르지 않다는 것을 알려준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목선이 아름다우면

아무리 싸구려 목걸이를 걸어주어도

눈이 부시게 보인다는 걸 알려준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모르겠습니다

그 여자도 나를 사랑하고 있는지는

그저 모든 이유를 떠나

내 이름 참으로 따뜻하게 불러주었던

한 여자를 사랑하다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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