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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사랑의 시 - 일흔 여섯 번째 이야기
게시물ID : humorbest_97694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25
조회수 : 2626회
댓글수 : 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4/11/18 22:08:58
원본글 작성시간 : 2014/11/15 23:35:14
출처 : http://www.poemlove.co.kr/bbs/board.php?bo_table=tb01&wr_id=300&page=2987
BGM 출처 : http://bgmstore.net/view/a5iNv



6.gif

이미란, 그날도 비가 내렸다



밤새도록 비가 내렸다
잃어버린 옛사랑이 비를 내렸다

술에 취한 여자가 바다를 향해 목놓아 울었다
내 앞에 선 남자를 여자에게 보내주었다
치마 끝에 매달린 파도의 입김을 놓아주었다

아침이 되었을 때 여자를 보았다
함께 밥을 먹고 커피를 마셨다
여자의 얼굴은 너무 조용했다






7.gif

김재진, 사랑하는 사람에게



당신 만나러 가느라 서둘렀던 적 있습니다
마음이 먼저 약속 장소에 나가
도착하지 않은 당신을 기다린 적 있습니다
멀리서 온 편지 뜯듯 손가락 떨리고
걸어오는 사람들이 다 당신처럼 보여
여기에요, 여기에요, 손짓한 적 있습니다
차츰 어둠이 어깨 위로 쌓였지만
오리라 믿었던 당신은 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입니다
어차피 삶 또한 그런 것입니다
믿었던 사람이 오지 않듯
인생은 지킬 수 없는 약속 같을 뿐
사랑 또한 다르지 않습니다
실망 위로 또 다른 실망이 겹쳐지며
체념을 배웁니다
잦은 실망과 때늦은 후회
부서진 사랑 때문에 겪는
아픔 또한 아득해질 무렵
비로소 깨닫습니다
왜 기다렸던 사람이 오지 않았는지
갈망하면서도 왜 아무 것도 이루어지는 것이 없는지
사랑은 기다림만큼 오는 법
다시 나는 당신을 만나기 위해 나갑니다






8.gif

김초혜, 사랑



소리없이 와서
흔적도 없이 갔건만
남은 세월은
눈물이다
무쇠바퀴 돌아간
마음 위에
그대 감아 버린 가슴은
울음으로 녹아 있고
서로 먼 마음 되어
비껴 지나도
그대 마음 넘나드는
물새가 되고
물과 물이 썩이듯
섞인 마음을
나눠 갖지 못하면서
하지 않는 사랑이다






9.gif

문정희, 유리창을 닦으며



누군가 그리운 날은
창을 닦는다

창에는 하늘 아래
가장 눈부신 유리가 끼워 있어

천 도의 불로 꿈을 태우고
만 도의 뜨거움으로 영혼을 살라 만든
유리가 끼워 있어

솔바람보다도 창창하고
종소리보다도 은은한
노래가 떠오른다

온몸으로 받아들이되
자신은 그림자조차 드러내지 않는
오래도록 못 잊을
사랑 하나 살고 있다

누군가 그리운 날은
창을 닦아서

맑고 투명한 햇살에
그리움을 말린다






10.gif

이화은, 아름다운 도반



눈 내린 산길 혼자 걷다 보니
앞서 간 짐승의 발자욱도 반가워
그 발자욱 열심히 따라갑니다
그 발자욱 받아 안으려 어젯밤
이 산 속엔 저 혼자 눈이 내리고
외롭게 걸어간 길
회선지에 핀 붓꽃만 같습니다
까닭없이 마음 울컥해
그 꽃발자욱 몇 떨기
가슴에 품는다고 내가 
사람이 아니되겠습니까
내 갈 길 다 알고 있었다는 듯
내 갈 데까지 데려다 주고
그 발자욱 흔적조차 없습니다
모든 걸 주기만 하고
내 곁을 소리없이 떠나가버린
어떤 사랑같아
나 오늘이 이 산 속에 앉아
숲처럼 소리 죽여 울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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