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개인적으로 추미애 대표를 좋아합니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 유세 때 함께하던 추대표를 많이 좋아했고, 그때 당시 제가 무척 어린 나이였지만
추미애라는 정치인이 크게 될 사람이라고 생각도 했었습니다.
추미애라는 정치인의 시원시원하고 강단있고 의리있는 태도가 참 좋다고 생각합니다.
열린우리당 창당 때 안따라갔던건 아쉬웠고, 또 TK출신 개혁파 정치인으로 추미애에게 어울리는 당은 민주당이 아니라 열린우리당이라고도 생각했었지만,
저는 그 뜻을 존중했습니다.
추미애가 새천년민주당에 잔류한건 자기 이익 때문이 아니라 당시 당직을 맡고 있던 민주당에 대한 의리차원이었다고 믿으니까요.
다만 노대통령 탄핵 사건 때 크게 실망했고, 뒤이어 반노의 길을 걸으며 계속 이상한 발언들을 내뱉는 속좁은 행보를 보이면서 저는 마음 속에서 추미애를 지웠습니다.
물론 이해도 했습니다. 탄핵 때 조순형과 최병열의 잘못이 10이라고 치면, 저는 추미애의 잘못은 5정도 밖에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정치적으로 뒤집어쓴 손해는 조순형,최병열이 5, 추미애가 10 정도 된다고 보았죠. 저들은 퇴물이었지만 추미애는 앞날이 창창했던 정치인이었기 때문입니다. 추미애는 어쩌면 억울했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정치인의 특성상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면.. 뒷날이 감당이 안되니 자기 합리화를 하기 위해서라도 노대통령을 계속 비난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아무튼 그때까지 추미애는 그랬습니다. 2009년인가, 2010년인가에도 노동법 통과시키는 것을 보면서 추미애는 안돼..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마음 속에서 추미애에 대한 애증과 안타까움, 미련 같은게 섞이면서 좀 마음이 안좋더군요.
그런데 어느날 몇년뒤. 추미애가 최고위원으로 돌아옵니다. 문재인 대표가 지명한 최고위원 말이죠.
저는 당시 크게 신경을 안썼습니다. 아니 좀 아쉬웠습니다. 왜 하필 추미애냐? 이거죠
문재인 대표의 최측근을 최고위원으로 심어서, 당내 반문을 상대하기도 벅찬데.. 그놈의 탕평. 그 때 그 추미애??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예상 외로 추미애는 문재인 대표를 지키면서 잘 싸워줬고, 저는 추미애를 다시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워낙 옛일에 대한 감정이 남아서였는지, 아직 문재인이 대세니까 문재인 곁을 지키는 건지도 몰라. 문재인의 인기가 떨어지는데도 문재인 곁을 지키면 난 그 때 추미애를 인정하겠다. 아직은 모른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총선뒤, 저는 추미애를 대표 후보로 옹립시키는데 찬성했습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패배가 당연시되는 상황속에서, 문재인 대표의 정계은퇴가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문재인 곁을 지키는건 쉽지 않은 선택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추미애를 다시 보았습니다.
항간에 누군가는 이랬습니다. 사람은 고쳐쓰는거 아니다. 추미애는 한번 뒤통수를 때린 사람이니, 또 뒤통수를 때릴 사람이다. 추미애 키워 쓰는거 아니다.
그래도 저는 믿고싶었습니다. 추미애를요.
다행히 많은 분들이 추미애를 믿어주었고 압도적 득표율로 추미애는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에 당선되었습니다.
당대표에 당선되서도 길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이상하게 욕들어먹을때도 많았고 그때마다 추미애는 죄송합니다 라고 하며 자신을 낮추고 잘못을 바로잡았습니다.
저도 추미애의 대표로써 행적이 마음에 들지 않을때도 있었지만, 대표가 고집부리지 않고 바로 의견을 받아들이는 것을 보면서 "사람은 됐다. 대표 잘뽑았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추대표의 헌신적인 노력이 더해져서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때부터 완전 추빠로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오유에도 추대표 응원하는 글 많이 남겨서 베오베가기도 했었죠. 추대표에게 후원금도 보내고 참예언인이라는 칭호도 들으며 칭찬도 받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렇게 마냥 모든게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믿고 싶지 않은 이야기들도 들리더군요.
초기에 제가 아는 모임에 나가면 몇몇분들이 추대표와 청와대와의 관계가 시원치 않다. 뭔가 이상하다. 조만간 터질 느낌이다 이런 말씀들을 많이 하셨습니다. 모 친문의원 보좌관들도 그러셨고, 기자들도 그랬습니다. 저는 처음 당청갈등 기사가 나올때만 해도 저는 믿지 않았고, 또 믿고 싶지 않았습니다. 기자들의 갈라치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 친문계 모 의원님들의 보좌관들의 증언이 일치하는 걸 보면서, "아 뭔가 안굴러가는건 사실이구나.. 지금 지지자들도 당내분란이 일어나면 안되니 일단 추대표를 신임하고 갈등설을 안믿으면서 넘어가고 있구나"라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추대표에게 실망하지는 않았습니다. 뭐 정치인들간에 갈등은 하루이틀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당연히 일어날만한 일이고,
갈등을 안일어나게 하는 것보다 중요한건, 갈등을 잘 해소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지난 당대표 임기동안 보여준 추대표의 행보. 고집부리지 않은 점. 겸손하게 의견을 받들은 점들을 보면서 그래도 곧 갈등이 해소되겠지.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그때에도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추대표를 좋아했습니다. 지금도 좋아하구요.
오늘의유머에 당청갈등 기사가 올라오면, 저는 정치권 관계자들로부터 사실을 들었음에도 "기자들아 갈라치기 하지마라"라고 댓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어차피 갈등은 곧 해소될거라 믿어서 그랬죠.
그런데 며칠뒤 정치권에 계신 아는 분을 만났습니다. (민평련 이런데 아니고 노무현재단 일하시다 다시 민주당들어가신 분 입니다. 극성친노친문입니다.) 요즘은 좀 어떠냐고 여쭤보니 어째 일이 갈수록 더 심각해진답니다....언론에 기사도 나오고 있지만 아직 다행인건 문재인 대통령이 워낙 잘해주셔서 당청갈등설이 묻히는 분위기고, 청와대에서도 일이 커지기를 바라지 않는다는 겁니다. 괜히 일이 커지면 우리 모두에게 좋을게 없기 때문이죠. 그리고 지지자들도 당청갈등설을 안믿는 분위기이것도 아직까지는 다행이라구요. (수습될 기회가 있으니) 그래서 추대표가 제발 잘해주기만을 바랄뿐이라고 하더군요..흠... 그래서 저는 그때부터 걱정을 좀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오유나, 다른 커뮤니티에는 이러쿵 저러쿵 말을 옮기지 않았습니다. 괜히 나서서 이말 저말 했다간 우리 내부에서 분열만 커질 것이고, 저도 또 제발 추미애 대표가 잘해주길 바랬고 아직도 지지자이고, 그렇게 믿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오유에서 일어나는 논란들을 보면 익히 예견되었던 일들입니다. 친문과 추미애 대표간에 갈등이 심각하다. 저도 믿고싶지 않은 사실입니다. ㅠㅠ 그리고 제발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모르는 어떤 무언가가 이미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건 팩트인 것 같습니다. (이걸 안믿는 분들도 저는 이해합니다. ㅠ 저도 솔직히 믿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겁니다. 열손가락 깨물어 안아픈 손가락 없다고, 저에게는 추미애 대표도 소중하고, 전해철 의원도 소중하고, 김경수 의원, 최재성 의원도 소중합니다. 물론 가장 소중한건 문재인 대통령입니다.
이들간에 갈등이 있을 순 있습니다. 저는 문재인 대통령이 첫번째입니다. 아무리 누구라도, 문재인 대통령에 반기를 든다면 그 사람을 욕할겁니다.
하지만 아직 추미애 대표를 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갈등이 스믈스믈 올라오곤 있었지만 다행히 아직 무언가 확실히 폭발한건 없었고, 또 다시 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에게 추미애 대표는 매우 소중한 분입니다. 제가 후원금도 보냈던 분이고, 예전에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합당되면 일어날 일이라고 오유에 예상글을 올린게 있었는데...그게 정치신세계에 소개가 될만큼 파장도 컸었고, 또 추대표에게 자랑삼아 보내드렸더니 저보고 참 예언인이라고 칭찬도 해주시더군요, 정치인에게 그런 칭찬 받아본건 없었습니다. 과거 참여당 시절 유시민 작가님께 칭찬들어본건 있었네요..(별건 아닙니다ㅋㅋ)
아무튼 제가 드리고 싶은 결론은 이겁니다.
추미애 욕하기 싫고, 친문의원들 욕하기 싫고, 모두 칭찬하고 싶습니다.
또 정치하시는 분들끼리 서로 양보하면서 부디 뭐든지 우리가 모르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제발 잘 해결되기만을 바란다는 겁니다.
어떤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어떤 대상을 배척하면서 추종하면서 보내는게 아니라, 철저하게 판단할 이성을 지니고 관망했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무조건 추미애 욕하면 XXX, 친문 욕하면 XXX 이렇게 배척하지 말고, 지지자들로서 모두를 아우를줄 아는 통큰 태도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의 관계를 반면교사로 삼아, 청와대와 여당이 당권분리를 하는 것이 아닌, 당정일치로 가겠다고 했습니다. 그게 맞는 겁니다. 당정분리는 우리나라 정치 현실에 맞지 않습니다. 따라서 청와대가 여당에 관여하더라도 추대표는 양보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더불어 청와대도 추대표의 독자적 권한을 인정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당대표니까요.
아무쪼록 제가 둘다 소중히 생각하는 두측에서, 서로 양보하면서 잘 해결되기만을 바랄뿐입니다.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서로를 베타적으로 치부하고 논쟁으로 싸움질하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2017년 지금의 기회는 너무 소중합니다. 하늘이 내린 기회입니다.
2009년 노통을 잃고나서.. 그 이후로 우리가 해야 될 일도 너무 많고, 내부적으로 싸울 시간도 없어요
부디 부디 ㅠㅠ 제발 ㅠ 지지자의 입장에서 모두다 소중하니 잘 해결되기만을 바랄뿐입니다.
우리끼리 싸우는 일이 없었으면 하면서.. 긴 글을 마칩니다. 동의하시면 추천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