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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재미있는 일도 없고 별 다른 일도 없지만 즐겁게 살아가려고 하고 있
게시물ID : freeboard_80652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미술관소녀
추천 : 0
조회수 : 369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03/15 22:55:13
사실 재미있는 일도 없고 별 다른 일도 없지만 즐겁게 살아가려고 하고 있다.

는 예전 남자친구의 생활 모토였다.

몇 년째 늘 같은 직장에서 같은 월급을 받으며 크게 무리 없고 크게 별다른 일도 없는 쳇바퀴 인생을 몇 년째 살아가면서도,

사실 즐거운 인생이라기보다 미래가 막막한 월급쟁이이지만

내일도 모레도 별 달라질 게 없는 인생이지만


항상 내게 웃음을 보이며 나를 웃겨주려고 노력하고 늘 밝고 즐겁고

남의 고민까지 세세하게 들어주고 위로해주고 

우울해하면 늘 기분 좋게 해주고 아프면 야근 끝나고 새벽에라도 와서 순대국이라도 먹이고 약 먹이고 

아프지말라 어쩌라는 말보다

걱정어린 눈빛으로 내가 나아지기만을 기다렸다가

맥주 마셔서 체한게 풀린 것 같다고 이야기했을때

그제서야 비로소 다행이라는 표정을 지으며

내 얼굴 표정 하나하나 살피고 늘 즐겁게 해주려고 노력하던 모습들.

귀여운 표정이나 행동으로 웃기려고 노력하고

사실 그 사람 인생도 그렇게 즐거운 인생이 아닌데,

남 걱정해줄 정도로 여유로운 사람이 아닌데,

아니 어떤 사람은 오히려, 나보고, 네 위치에서 넌 가진 것도 많으면서 (능력 등등) 뭐가 힘드냐고  하는 사람도 많은데

그사람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지 않고 오히려 나에게 힘을 주었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항상 그렇게 되고 싶었는데, 나는 그사람만큼 밝지도, 긍정적이지도 않아서, 항상 남의 빛에 의존하는 것 같다.

빛을 받으며 나는 힘이 났는데,

그사람은 내가 이기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 내가 닮고 싶은 사람이었다.

사실 재미있는 일도 없고 별 다른 일도 없지만 즐겁게 살아가려고 한다.

이걸 내가 할 수 있을까

요새들어 운세도 자주 보고 불안해하고 울기도 자주 울고

그래도 이제는 내가 남을 보고 웃기보다 스스로 웃어야 하는데,
즐겁지 않아도 늘 밝게 즐겁게
항상 같은 일상이 반복되더라도
그래도 늘 즐겁게, 소소하게 일상을 챙겨야 하는데

그 사람은 늘 어린아이같은 웃음을 가지고 즐겁게 살아가는데
나는 항상 심각하고 염세적이고 걱정이 많다.

바르게 살아간다는 게 꼭 미래에 대해 걱정만 하는게 바르게 살아가는 것의 전부가 아닐진데,

스스로 즐거워지도록 노력해보고자 한다.

웃자. 오늘은 웃자. 울지 말고 웃자.

회사생활의 걱정도,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아직도 사회초년생같고 오히려 사회초년생일때보다 패기는 사라지고 30대 되어서 또 다른 걱정이 자꾸만 생긴다. 이게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설계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우왕좌왕 갈팡질팡... 즐겁게 웃고 싶다.

운세도 이제 그만 보고, 미래에 대해 좋은 운이 나온 것으로 자꾸 위안삼지 말고 스스로를 믿으며 위안삼아보자.

나 그동안 잘해왔잖아.
고생도 했고 뚝심도 있었잖아. 남들이 다 놀아도 넌 공부했잖아.
그게 아니라고 말하고 무리에서 떨어지더라도 네 할 일은 다 했잖아.

해쉬브라운 한 봉지를 손에 들고 집에 간다.

마치 빵 봉지 옆구리에 낀 것 같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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