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소속 여가위원들은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문재인 정부는 각성하고 탁현민 행정관을 즉각 파면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여성을 성적도구로 대놓고 비하한 '여성혐오의 대명사' 탁 행정관이 여론의 숱한 질타와 여성 의원들의 수차례 기자회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가 주요 행사를 챙기고 있고 청와대는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어 자칭 페미니스트 대통령의 성평등 실현의 현주소를 낱낱이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현백 여가부 장관은 (여가위) 업무보고에서 '청와대 관계자에게 (탁 행정관의) 해임 요구를 전달했으나 그 이후 결과에 대해서는 무력했다'고 답했다"며 "(장관은) 탁 행정관 해임에 대해 어떤 계획도 내놓지 못해 여가부 장관으로서 무능함을 자인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탁 행정관에 대한 문재인 정부와 정현백 장관의 안일한 태도와 무력함에 업무보고를 받는 게 무의미하다고 여기게 됐다"며 업무보고 불참 의사를 밝혔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는 즉각 탁 행정관 파면 계획과 의지를 밝히고 여가부 장관도 직을 걸고 의지를 표명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국회 여가위는 이날 오후 2시부터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업무보고와 결산보고를 진행하고자 했으나 한국당 소속 위원들이 탁 행정관 문제를 집중 추궁하면서 40여분 뒤 정회가 됐다. 여가위는 오후 4시 무렵 속개됐지만 한국당 위원들은 불참한 채로 진행됐다.
이와 관련 정 장관은 속개된 회의에서 "무력하다고 표현한 것이 장관이 노력하지 않는 것처럼 느끼게 해서 유감의 뜻을 표명한다"며 "(탁 행정관 사퇴를 위해)노력해왔지만 더 노력하겠다. 그 과정을 통해서 의원들이 원하는 방향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은 "(탁 행정관의) 인사권자가 장관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안다"며 "한국당 위원들의 심정도 공감이 된다. 장관이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탁 행정관에 대해 장관이 의견을 제시하는 등 노력했지만 부족한 점이 있었다는 위원들의 지적을 받아들여 더 노력해달라"면서도 "인사권자가 장관이 아닌데, 권한이 없는 사람에게 책임을 추궁하면서 새정부 들어 처음 이뤄지는 업무보고와 결산에 불참하는 것은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권미혁 의원도 "탁현민 행정관 사건은 유감을 갖고 있으나 새 정부 들어 첫번째 업무보고 자리인데 한국당 위원들이 참석하지 않은 것에 유감을 표시하고 싶다"고 동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