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친구도 없는 외톨이라 너가 전부였는데
혼자있으니까 더욱 보고싶다
미안해
외롭게 해서
하지만 확실한 건 하나 있으서 희망도 없어 다행이라 생각해
넌 날 더 받아주지 않을 거란 거
시간이 지나면 너가 말하던 전 애인들 처럼 아무렇지 않겠지
좋겠다
나도 너처럼 그럴 수 있으면 좋겠다
사랑했다는 말도 다 소용없고 부질없어서
너무 힘들다
힘들다
그리고
너와의 추억을 어찌 정리해야할 지도 전혀 모르겠다
제발 너가 이 글을 봐줬으면 좋겠다
어떻게 안힘들어
왜 안힘들길 바라냐
숨쉬기는 것도 이렇게 힘든데
진짜
슬픔도 내 소중한 감정이라 생각해도
이건 너무하잖아
보란듯 이겨내고 싶은데
아마 안될 거 같아
안될 거 같아
그날 너 말대로 와서 뺨이라도 후려쳤다면
조금이라도 편했을까
조금이라도 더 너를 느끼고 싶다
충동적으로 지갑에 있던 영수증, 티켓 몇장 버린게 전부인데
이제선 그것도 후회된다
행복했다고 느끼고 있다
이제와서
웃기지?
기가 찰 거야
다시 누군가를 좋아한대도
나도 너 처럼, 내가 너한테 한 것처럼
열렬히 사랑할 수 있을까
자신이 없다
나도 마찬가지로 20대를, 한창일 때를 다 보냈지
주머니에 손 넣을 때마다 너랑 잡은 손이었으면하고 생각나
없으니까 이렇게 그립구나
없으니까 이렇게 소중했구나
없으니까 이렇게 널 좋아했구나
그리고 난 자격이 없으니까
너랑 헤어졌구나
마지막으로 한번 꼭 안아볼걸
그래볼걸
서운하게 하지 말걸
그래볼걸
너가 이별에 괴롭다던 사람한테 전화로 하던 말,
그 사람 없이 산 세월이 더 길고, 애초에 그 사람 없이도 잘 살고 있지 않았냐던 네 말
맞아
그렇지
근데 그 이전엔 살아도 사는 게 아니었는 걸
아
그렇구나
역시
나 혼자 너무 행복했었나보다
미안해
나 없이 행복해져
더 이상 미련갖지 않고
오유도 오지 않을거야
익명도 풀어야겠다
마지막 편지라고 생각해줘
안녕
정말 지금껏 내 생에 제일 행복했던 순간들이었어
고마워
고마워요
나도 행복에 겨워 웃을 수 있다는 걸 알려줘서 정말 고마워요
그리고
난 그렇게 해주지 못해서 미안해요
어떻게든 고맙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하고 싶었는데
그마저도 미안한 마음이 든다
안녕
진짜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