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병사들의 명복을 빌며 스물두 살의 꽃다운 아들들아 엄마들의 시린 눈물 모아 너희들이 가는 길 눈물꽃으로 배웅해 줄게. 지상에서 꽃 피우지 못한 너희들의 꿈과 사랑 싸움도 없고 미움도 없는 하늘 세상에서 눈부신 하늘꽃으로 피어나게 두 손 모아 기도할게.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한 걸음만 되돌아가서 너희들을 따스히 안아 줄 것을 너희들의 아픔에 귀 기울일 것을 사랑으로 포근히 안아 줄 것을…. 미안하다…너희들을 거기 두고 우리는 여기서 무심히 웃고 있었구나. 정말 미안하다…너희들을 거기 두고 우린 여기서 편안히 잠들었었구나. 너희들이 힘겨워 두 손 흔들어대는 것을 아무도 보지 못하고 스쳐 지나갔구나. 한 걸음만 더 일찍 다가서서 너희들이 내미는 손 따스히 잡아줄 것을 고달픈 마음 다정히 안아 줄 것을…. 아, 차라리 너희들을 군대에 보내지 말 것을 군대가 없는 세상에서 맘껏 새처럼 자유롭게 날아오르게 할 것을…. 스물두 살의 꽃다운 아들들아 이제 너희들은 한 마리 새가 되어 군대가 없는 세상으로 날아오르고 남은 엄마들의 가슴에 영원히 녹지 않을 차가운 얼음 발자국 하나 새겨 놓았구나. 슬픔은 남은 자들의 몫이지만 그 슬픔에 겨워하는 것마저도 미안하여 안으로 안으로만 눈물을 삼키고 있다. 스물두 살의 꽃다운 나이 그대들의 영혼을 위해 나는 차마 울 수도 없구나. 출처 : 좋은생각, 노은의 ‘이병엄마의 편지’ 중에서 , 도깨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