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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편)좋았던 기억만(1화-프롤로그)
게시물ID : panic_9780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피곤한뒷목
추천 : 6
조회수 : 972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8/01/23 02:2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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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공게 여러분 오늘도 행복한 또는 특별한 하루 보내셨는지요? (저는 휴가중이라 씻지도 않고 뒹굴거렸습니다)
 
얼마전부터 공게에 자작글 남기고 있는 아재입니다.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오유는 제가 대학생부터 했으니 2010년부터했습니다. 근데 제가 워낙 귀차니즘이 극강인 성격이라
 
근 8년이 지나서야 가입하네요. (그 사이게 결혼하고 아기 기르고 아재 다됐네요....아 팔팔한 청춘이여~)
 
가입한 이유는 올해 개인적인 목표가 제 이름으로 책한권 내보기 입니다.
 
물론 필력도 딸리고 엉망이지만 제가 가만히 생각해보니 지금까지는 남들이 하라고 하는 대로 살았던 것 같아서...
 
정말 좋아한 일을 시도도 못햇다는 생각이 들어서 입니다. 글을 어디서 배운것도 아니고 써보지도 않았지만(제가 귀찮니즘 대가입니다;;)
 
인생에서 하고 싶은일 즉 버킷리스트처럼 쓰고 있는데
 
3작품 모이면 부크크 또는 교보 ebook으로 수익 생각 안하고 내려고 합니다. 삶의 흔적을 남긴다고 할까요?(더 좋은 방법있으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월별 적어도 3작품 쓰려고 하는데 이번 제 첫 글들의 주제는 아내 3부작입니다.
 
지금까지 두 글은 아내와의 비틀어진 사랑에서 빗어진 광기를 표현하고 싶었습니다.(한 작품은 남편의 광기에 한 작품은 아내의 광기를 담았습니다)
아내 3부작 마지막 작품은 지금까지 두작품과 다른 주제 다른 방향으로 표현하려고 합니다.
 
앞선 작품은 그냥 그날 기분내키는대로 쓴 미리 구상안하고 즉흥으로 쓴 글이고(즉흥글이라 지금보면 오타투성이 죄송합니다;;) 이것은 몇 년전부터 머리에 맴돌던 스토리를 구현하는 것이라 조금은
체계적일것 같네요.
 
공게에 중편이라니... 진입장벽이 높은 것은 알지만 단 한분이라도 글을 읽어주시면 끝까지 완성해보려 합니다.
그럼 끝으로 읽어주시고 추천해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드리며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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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끔찍한 형벌을 받고 있는 중이다. 영원히 빠져나갈 수 없는...'
 
 
... ... ...
 
 
어두컴컴하고 음침한 복도의 끝. 술집문을 열자.
새어나오는 왁자지껄한 소음과 코에 스며드는 음식 향, 지독한 술냄새 그리고 적당히밴 담배냄새까지.
'몇 분이세요'라고 물어볼듯한 눈빛을 보내는 아르바이트생에게 됐다고 손짓을 하며 안쪽 자리를 두리번 거리는 찰나
 
- 야, 유빈아 여기다.
손을 드는 윤준이의 모습이 보였다. 단정한 정장에 푸른 넥타이. 회사 끝나고 바로 갓 퇴근한 모습이 영락없는 사회 초연생의 모습이다.
 
- 이 새끼 이거 너무한거 아니야. 아무리 유부남이어도 글치 형님들도 바쁜데 일찍와서 자리 잡은거 안보이나? 오랜만에 주먹맛좀 보기 전에
싸게 싸게 빨리 앉져라.
벌써부터 시비질하는 호태. 회색 코트에 번뜩이는 메탈 시계. 분명 카톡 프로필 대문 사진에 걸어놓은 옷차림 그대로다.
 
- 아 새끼들 졸라 뭐라 그러네. 그래 미안하다. 니들이 유부남의 고충을 알기나하냐? 바득 아기재우고 와이프 허락받고 매너타임 지키며 나왔구만.
아 그리고 오다 주었다. 결혼축하한다.
자리에 앉으며 오늘의 주인공, 곧 결혼하는 국봉이에게 쇼핑봉투를 내밀었다.
 
- 뭘 또 오다 주워? 고맙다 자슥.
이미 취기가 오른듯 뿔태안경을 매만지던 국봉이는 내가 내민 쇼핑봉투에 손을 쓱 집어 넣어본다. 선물이 있을 턱이 없다.
 
- 야이 싸가지 없는 새끼야? 감히 비행기를 태워?
- 하하. 이 새끼 이거 아닌척하면서 손 슥 집어 넣는거 봐라.
- 이 또 실없는 장난하네.
- 그래도 이 장난 받아줄게 너희들 밖에 또 있냐? 암튼 오랜만에 이렇게 죽지 않고 살아서 보니 반갑소.
 
나와 윤준, 호태, 국봉이는 고교 동창이다. 고교시절에 우리들은 잘... 나가지는 않았었고 잘 나가는 친구들이 교실 이곳 저곳을 누비며 여자 친구와 연연애 이야기들하고 농을 던질 때 교실 뒤에서 조용히 일본 애니 토론을 하던 전사들이었다. 그래 그 때 연애는 전설속 이야기인줄 알았지. 교실에서 눈을 크게 뜨고 찾아야 찾을 수 있는 그런 그룹. 그게 우리들이었다. 그 연이 이렇게 10년째 이어질 줄은 상상도 못했지만.
 
- 야 그래도 난 국봉이가 우리 중에 두번째로 장가갈 줄은 상상도 못했다. 이 애늙은이 같은 놈도 장가를 가는데 우린 뭐냐 윤준아. 저 머리 새치 희끝한거 보소. 윤준아 우리끼리 한 잔에 한 잔.
호태 이놈은 항상 만날 때 마다 소개팅해 달라고 조르는데, 아 이제는 선인가? 여튼 여자도 꽤 많이 만나 봤을텐데 항상 옆자리가 허전한 친구다. 그루밍족이라 겉모습은 화려한데 이 놈은 필시 말이 문제일 것이다. 말이 너무 많다. 너무.
 
- 어, 난 국봉이가 장가 갈 줄 알았는데. 그래도 국봉이처럼 세상 착한 남자가 어디있나? 난 그보다 유빈이가 아직도 애 아빠인게 안 믿겨진다. 애가 몇 살이지?
윤준은 항상 진지하다. 마음을 털어 놓기 좋은 친구.
 
- 벌써 올해 다갔으니 곧 6살이다. 유치원 보내야지. 진짜 시간 빨리간다. 국봉이 재수씨랑 같이 안왔어? 우리한테도 말로만 하고 제대로 소개해준적 없자나. 소개 언제 해줄꺼냐?
- 여자친구가 부끄러움을 많이 타서 그렇다. 다음번에 진짜 데리고 올께. 자 잠깐만 기다려봐. 사진 좀 찾아볼께.
 
아무렇지 않게 사진을 찾는 것 같지만... 녀석 꽤 신중히 사진을 고르고 있다. 그래 남자에게 예쁜 여자친구 만큼 기세워주는게 또 어디있나? 눈을 돌려보니 아니척하고 모두 숨죽이며 기대하고 있는 모양이다.
 
- 아! 찾았다. 하하... 이 날 퇴근하고 피곤할 때라 사진이 잘 안나왔네.
아무렇지 않은듯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을 내미는 국봉.
- ...
단란한 조카와 이모 사진이 있었다. 일동침묵. 이 녀석도 뿔태안경에 더벅머리 애늙이같은 인상이지만 옆의 그분은 이 녀석을 조카뻘로 보이게 만드는 외모의 소유자였다.
 
공기가 무거워질 찰나 호태가 입을 열려고 하자.
- 와! 귀... 귀엽다. 어떻게하면 이렇게 귀여운 분이랑 연애하냐? 나한테 비결좀 알려줘.
나이스컷. 그래 역시 분위기 띄우는건 윤준이 밖에 없구나. 호태 녀석 분명 쓸데 없는 소리했을텐데.
- 그렇지!! 우리 정숙씨가 얼마나 귀여운데. 나도 깜짝 놀란다니까. 그리고 우리 정숙씨 사실 믿기 어렵겠지만 우리보다 3살 누나다. 84년생.
 
그래 보여 국봉아... 
- ...야 근데!
- 이야~ 누나가 이렇게 예쁜데 어려보이면 사기아니야 사기.
또 호태말 자르는 윤준. 고생 많다. 윤준아. 니가 이렇게 열심히 말하는거 본지가 언제였더라.
 
국봉이는 기분이 좋아졌는지 얼큰히 취한 몸을 이끌고 화장실로 갔다. 그러자
- 야 솔직해지자 솔직히 이쁜건 아니지? 나만 그렇게 생각한거 아니지?
호태가 본심을 말하자 우리는 한바탕 웃었다. 역시 술자리에서 자리 비우면 안되는건 진리다.
- 그래도 사진 보니 잘 어울리고 좋구만. 저 놈도 고딩때부터 30살 아재로 보였으니 딱 맞는 짝 아니겠냐? 우린 언제 짝 찾아 장가드냐. 호태야.
- 유빈아 난 너가 너무 부럽다. 어떻게 그렇게 예쁜 아내를 찾아가지고 심지어 재미교포니까 미국사람이잖아. 와 본국으로 못 돌아가게 어떻게 잡았지? 이 녀석 이거 순진하게 생겨가지고 속은 발랑까진거 아냐!!
 
- 나빼고 무슨이야기 하냐? 혹시 내 욕한거 아니지. 하하.
목소리가 커질 무렵 돌아온 국봉. 테이블을 지키던 우리 3인은 눈빛을 주고 받고 재수씨 칭찬하고 있었다고 둘러대었다.
개인적으로 여행과 술은 장소나 음식보다 함께하는 사람이 더 중요하다고 지론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 이보다 더 즐거운 술자리도 없겠지만.
하지만 그럼에도 마음은 우울하다. 정신나간척하고 이 녀석들에게 비밀을 털어놓아볼까?
이런 생각을 하며 취기가 얼큰해질 무렵 날 툭툭치는 호태.
 
- 야 유빈아 국봉이 연애스토리 들었냐? 겁나 신기한 인연이다. 국봉아 유빈이 못들었으니까 니 연애이야기 한번 더 해줘라.
- 에이 아까 얘기한건데 그게 뭐라고 또...
말은 이렇게 하면서도 국봉이는 이야기 하고 싶은 눈치다. 자랑하고 싶겠지.
 
- 내가 6년전 대학 취업반에 있을 때 부산에서 미팅 한 적이 있었거든. 거기에 왠 작고 아담한 귀여운 누나가 한 분있지 아니겠어. 아 그렇지 그때는 마음이 안가더라고 취업도 해야하고 딱 마음이 간다고는 못하겠고. 그리고 잊고 살다 딱 일년전쯤 회사에서 회식하고 역삼역에서 지하철 기다리는데 가만보니 옆에 어떤 귀여운 아가씨가 뭘 찾는지 안절부절 못하고 있더라고. 근데 슥 와서 나한테 말걸데. 알고봤더니 핸드폰을 잃어버렸는지 나한테 여기서 떨어진 핸드폰을 못봤냐고 하는거야. 그래서 처음에는 '못봤는데요'하고 넘어가려고 했는데 혹시나해서 물어봤지. 혹시 옷이나 가방에 넣고 찾는거 아니냐고. 내가 잘 그러거든. 처음엔 뭔소리가 하고 불쾌해하는것 같더니 가방을 막 뒤지데. 그러더니 거기서 딱 핸드폰을 찾더라니까.
- 야, 그럼 그 분이 여자친구라는 거잖아. 그럼 부산에서 본사람을 거진 5년만에 서울에서 딱 본거네. 보통 인연이 아닌데. 근데 어떻게 알았어? 그 미팅녀인지?
- 나도 처음엔 몰랐지. 그 핸드폰 찾아주고 가만히 열차 기다리는데 암만봐도 얼굴이 낯이 익어 그래서 물어봤지. 그랬더니 정숙씨도 그렇더라니까 내가 낯이 익다고. 그러곤 지하철타고 암말없이 가는데 딱 생각이 난 거야 그래서 정숙씨한테 말하려니까 정숙씨도 아! 하며 날 처다보더라고. 그게 시작이지 그래서 우리가 처음 데이트를...
 
어딜가도 참 세상에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인연은 있는 모양이다. 우리도 그랬을까? 나와 나의 아내. 우리도.
 
국봉이의 연애스토리는 그 후로도 상당히 길게 들어야 했다. 호태 이놈은 왜 쓸데 없는 말을 꺼내가지고. 적당히 맞장구 쳐주기도 힘들다. 그걸보면 끝까지 아무렇지 않게 맞장구 처주는 윤준이는... 아 대단한 놈이다.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국봉이의 러브스토리는 드디어 끝이나고 모두 취기가 달아 올랐는지 말없이 술잔만 비우고 있었다. 술이 술을 먹는다는게 이런거겠지. 말없이 술잔을 기울이는 순간의 편안함이 내 마음에 닿았을까 오늘은 이 녀석들에게 내 비밀 그러니까 ㅁㅊ 소리 한 번 해보고 말리라하는 결심이 굳어졌다.
 
- 나 니들한테 꼭 하고 싶은 이야기있다. 이 이야기하면 정신나간놈 같이 보일까봐 아직 아무한테도 얘기 안한건데 니들이니까 한 번 해보자. 물론 안 믿어도 상관없고.
- 비밀이야기 하는 거냐? 왜 너 혹시 어디가서 사람하나 족치고 어디 묻고 그런거 한놈 아니지?
호태의 쓸데없는 이야기를 귓등으로 넘기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
 
- 시간여행자의 아내란 이야기 영화봤나? 아니면 음 예전 영화 중에 유명한게 뭐있더라... 아 그렇지 나비효과! 이건 우리 고1때 기말고사 끝나고 교실에서 담임이 보여줬자나. 거기보면 주인공이 막 시간 여행하고 과거로 돌아가고 그러잖아.
- 그치 그거 엔딩에서 주인공이 자살하는 그거 말하는 거지? 자기가 사라지면 여자친구도 행복해진다고...
- 내가 시간여행자다.
- 엥, 이거 또 뭔 실없는 소리야. 내 주먹맛이 더 필요하냐?
- 그래 그대사 그거 나비효과에 나온 대사잖아. 그리고 내가 봐도 ㅁㅊ소리니 안믿어도 할 수 없다.
술에 잠식당했는지 국봉이는 꾸벅꾸벅 졸고 호태는 내 정신나간 소리가 재밌게 들리나 보다. 내가 또 실없는 말장난하는 것으로 보이겠지.
 
- 그럼 시간 여행자니까 내가 결혼하는지 않하는지 알 수 있겠네? 나 미래에는 결혼해서 잘 살고 있는거 맞지? 내 짝은 대체 누구야. 미리 한번 찾아가 보게 하하.
- 그건 알 수 없어.
- 시간 여행자라며... 왜?
- 난 과거로만 여행하는 시간 여행자니까. 믿기 힘들겠지만 계속 하루를 거슬러 올라가며 살고 있다.
 
이게 왠 헛소리인가 하고 쳐다 보는 호태
- 오늘이 11월 16일이지? 너희들은 자고 나면 11월 17일이겠지. 하지만 난 눈을 떠 보면 11월 15일이야. 끊임없이 하루를 역행하며 살고 있는 거지. 오늘이 2016년 11월 16일이니 내가 시간여행한지 거진 2년 된 셈이지. 그러니까 2018년까지는 호태 너가 결혼하지 않았으니 그 다음 미래의 일은 나의 능력으로는 알 수 없어.
- 그게 사실이라면 참 비효율적인 시간 여행자구만. 로또번호 안들 써먹을 수도 없고. 푸흐흐. 새끼 재밌었다. 한잔 해 한잔. 야 그럼 니 말이 사실로 치자 그럼 오늘 안 자 버티면 되잖아. 안자고 12시 넘기면 11월 17일 되는 거 아니겠냐고.
- 물론 나도 그렇게 해봤어. 그래 호태 너 말대로 내가 안자고 버티면 11월 17일 뭐 잘하면 20일까지 버틸 수 있겠지. 근데 내가 잠시라도 깜빡조는 순간 눈떠보면 11월 15일로 돌아가 있는거야. 정말 미치는 거지.
- 그럼 넌 오늘 우리가 만날 걸 이미 알고 있었다는 소리네. 우리가 한 이야기도 이미 들었던 이야기일테고. 지겨워서 어떻게 사냐?
- 그래 사실 알고 있었어. 내가 컴퓨터는 아니니 모든 이야기를 다 기억하지 못하지만 대충 오늘 이야기 흐름은 다 기억하고 있었지. 국봉이의 연애스토리도 알고 있고 결혼식날 우리가 이 녀석 웨딩카 꾸미느라 고생할거라는 사실도 알고 있지. 증거 한 번 대볼까? 호태 너 이 술자리 끝나면 너 자취방으로 가지않고 윤준이집으로 갈 생각이지?
- 크 유빈이 이녀석 센스 좋네. 어떻게 내 생각을 읽었어. 그래 나혼자 자기 적적하니 우리 솔로들끼리 한잔 더 하려고 했다. 근데 그건 내가 자취방이 머니 추측한거에 지나지 않자나?
- 그래 물론 그렇지. 근데 너 다음날 일본 출장은 준비 다했고?
 
눈을 번쩍 뜨는 호태
- 어... 어떻게 알았지? 오늘 회사에서 결정난거라 아직 아무한테도 이야기 안했는데?
- 당연히 알지. 왜냐하면 넌 출장갔다오고 나서 일본에서 보고 온 하이큐 극장판 이야기를 지겹게 할 꺼니까. 역시 현지에서 보니 생동감이 다르다나 모라나 그게 들어주려다가...
- 아이 깜짝 놀랐네. 너 내가 하이큐 좋아한다는거 알고 찍은 거네!!
 
나의 대답을 기다리는 호태. 조금 믿는 건가 아니면. 하지만 나의 대답은
- ... 아 딱 걸렸네. 하하하.
- 그럼 그렇지. 유빈! 그래도 재밌구만. 나도 다음 술 자리에서 써먹어야겠어.
 
어차피 호태가 믿어준들 그 호태는 내일의 호태일 것이고 내가 만날 과거의 호태는 이 사실을 알리 없으니까...
부질없는 노력일뿐이다. 헛된 희망.
 
계산을 마치고 술에 절은 새 신랑 국봉이를 두 녀석들이 챙기는 동안 나는 먼저 가게 밖에 나와 구석진 건물 모퉁이 골목길로 향했다. 사람들을 끄는 삐끼들을 보며 담배 한대나 피고 있기로 했다. 어차피 국봉이는 택시타고 보내고 호태는 윤준이를 부여잡고 졸라 윤준이의 자취방으로 향할테지. 다 알고 있는 상황이다. 딱 하나 바뀐게 있다면...
 
- 흠... 니 이야기가 마냥 거짓말은 아닌가 보네. 왜? 2018년의 유빈이는 담배를 피나보지?
 
놀란 내 등뒤에는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는 윤준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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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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