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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생각나는 한국 패키지 게임의 몰락.
게시물ID : gametalk_2451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심심한1인
추천 : 5
조회수 : 1096회
댓글수 : 14개
등록시간 : 2015/03/18 19:07:34
앞서 어떤분께서 왜 한국의 패키지 시장은 망했는가?
란 글에 대해 재밌게 읽어보았습니다.
 
상당히 공감하는 바이며, 여기 몇가지 추가요소에 대해 적어볼까 합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글이므로 기억의 착오에 의해 상당수 잘못된 부분이 있을지도 모릅니다만, 혹시 있다면 지적부탁드립니다.
 
한국 패키지 게임의 몰락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한국 패키지시장의 몰락은 크게 4가지 정도의 요소가 있다고 봅니다.
 
1. 와레즈를 비롯한 복돌 문제
2. 온라인 게임으로의 이동
3. 게임 대여점을 비롯한, 각종 게임 잡지 번들
4. 한국판 아타리쇼크
 
 
이 중 1번과 2번의 경우는 글에서도 밝혔으며 이미 여러번 나온적이 있으나 3번과 4번의 경우 그렇게 많이 나오지 않은 듯하여 첨언하여 언급해보고자 합니다.
 
1. 한국 게임시장의 시작기...
 
실제 저의 경우 약 91년 무렵부터 PC를 접했습니다.
아버지께서 컴퓨터 선생님이셨던 탓에 86년생인 저로서는 굉장히 이른 나이에 PC를 접하게 된 것이죠.
(뭐 그때당시 기억나는 게임은 너구리 정도밖에 없습니다만은..)
 
사실 제가 어렸을 적 상황을 잠시 말씀드리자면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에서)
 
PC게임은 다운 받고 이런 것이 아니라 누군가 어디서 구해오면, 5.3인치 플로피 디스켓을 빌려와서 까는 형태로 게임을 하곤 했습니다.
그러다 1.4인치 디스켓을 쓰기 시작했고 (삼국지 2였나 3였나, 굉장했습니다 5.3인치 디스켓이 무려 10개였나 들어갔으니까요) 
 
111.png
 
그 이후에 윈도우 3.1이 나오고 윈도우로 갈아 타기 시작했습니다.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사실 이 당시에 저는 (초등학교 2-3학년 정도의 어린나이기도 했고) 정품 게임에 대한 개념은 잘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당시에 제가 했던 게임을 대체 어디서 구해왔는지 신기하긴하네요.
대부분의 게임은 아마도 아버지께서 빌려오셨거나, 동네 친구가(역시 어떤 루트로 구한지 모르는)게임들을 빌려와서 까는 형태로 플레이했습니다.
물론 그 당시에 저 역시도 한개나 두개정도의 게임 디스켓을 구매는 하였으나, 정품을 사야한다는 개념 등은 없었고, 그냥 없는 게임이기 때문에 샀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당시에는 크랙의 개념도 없었고(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제가 한 프로그램들은 그냥 복사가 되는 형태였습니다.) 깔면 바로 깔렸던 탓에, 그냥 했던게 대부분입니다. (와레즈가 널리 퍼지게 된 이유에는 분명 이런 배경도 일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현재는 복돌이 짓을 하지 않습니다.))
 
 
2. 한국 게임시장의 부흥
 
시간은 흘러 윈도우가 나오고, 어스토니시아 스토리와 창세기전2의 대박을 비롯하여, 프린세스메이커2, 심시티, 대항해시대3, 삼국지3, 4 등 각종 게임들의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합니다.  
 
이 무렵까지만 해도 한국의 게임산업은 부흥기를 갖고 있었습니다. 앞서밝힌 것과 같이 게임에 대해 정품이나 복돌이의 개념이 없던 저만 하더라도 창세기전 2를 비롯해서 많은 게임들을 샀으며, 실제로 인터넷 등이 발달하지 않은 시기라, 게임을 구하기 위해서는 갖고 있는 사람에게 빌리거나, 혹은 구매를 하는 방법밖에는 없었던 터라 그런 욕구들은 게임시장의 활성화로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 CD게임들이 나오자 신기한 것들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일명 게임 대여점.
 
현재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하지만 예전에는 게임 대여점이란 것이 동네마다 하나씩 있었습니다.
보증금을 1만원 정도 걸어놓고 몇천원씩 주면 일주일씩 게임 CD를 빌려주는 장소였습니다.
 
그 당시에 얼마나 많은 게임들이 나오는지를 알려주는 단적인 예이기도 합니다.
현재의 도서대여점과 같이 매장내부에는 CD게임 패키지들이 엄청나게 있었고, 매달 몇개 이상의 새로운 게임들이 들어올 정도로 한국의 게임시장은 활성화 되어 있었습니다.
 
3. 한국 게임시장 몰락의 시작.
하지만 장르문학 시장이나 만화 시장에서 도서 대여점이 국내 만화나 장르문학 시장의 몰락을 초래한 것과 같이
이런 게임 대여점의 형태도, 게임 시장을 죽이기 시작했습니다.
 
소비자가 게임을 직접적으로 살 필요가 없게 된 것이죠.
그리고 또하나의 사건은, 동네 문방구(?) 콘솔게임 판매점(?)등에서 복사 CD를 팔기 시작한 것이 요인입니다.
 
당시에 복사 CD의 경우 두가지 종류가 있었는데
하나의 CD에 한개의 게임이 들어있는 것과 하나의 CD안에 여러가지 게임을 묶어서 팔던 복사 CD들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5000원에서 15000원 정도로 팔리고 있었고, 대부분의 CD는 그 당시에는 잘 없던 CD-RW를 가진 사람들이 대여점에서 CD를 대여 한 후 복사하는 방식으로 판매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정품 게임을 샀을까요? 심지어 최근과는 다르게 상당수가 게임 저작권에 대한 개념이 없던 시기에 말입니다.
분명 산 사람들도 있겠지만 상당수의 소비자들은 더이상 게임을 사지 않았습니다. 대여를 하거나 복사 CD를 활용하곤 하였죠.
이 시기는 와레즈가 나오기 전의 상황입니다만. 이런 분위기가 통신망의 발달과 함께 복돌이를 부축이기도 했습니다.
 
4. 한국 게임시장 몰락 그 첫번째, 번들게임과 와레즈
 
사실 게임 대여점과 복사집들이 존재함으로 인해 게임시장에 타격을 주긴 했으나, 이게 그렇게 큰 타격까진 아니었습니다.
여전히 한국게임시장은 부흥기였었고, 그 몰락이 시작되긴 하였으나, 이제 조금 타격이 날라왔을 뿐이지요.
 
그런데 PC게임시장이 커지면서 복제게임과 함께 게임시장에 어퍼컷을 날려주는 존재가 있었으니...
 
바로 게임 잡지들과 함께 제공된 번들 제품들입니다.
 
사실 게임 잡지에서 처음부터 정품을 제공하지는 않았습니다.
데모를 주던것이 대부분이었는데, 어느순간부터 게임잡지들이 우후죽순 늘어나게 되더니, 어스토니시아스토리, 뿌요뿌요, 환세취호전 등을 비롯하여 상당히 퀄리티 높은 게임들을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도 하나나 둘이 아니라, 매월 2-3개 이상의 제품들이요. (흔히 말하는 쥬얼 CD라는 개념이 정착되기 시작한 것이 이무렵으로 알고있습니다.)
아마도, 일정이상의 로얄티 등을 주고, 회사와 협력을 하였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이런 게임잡지들로 인해 게임시장에 타격을 준 것은 사실이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당시 게임 패키지가 2만원 ~ 3만원 선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이에 비해 게임잡지의 경우 반값으로 같은 게임시디 (무려 정품)을 얻을 수 있었으니까요.
 
사람들은 더이상 게임 시디를 사지 않게 됩니다.
설상가상으로 1999년~ 2000년을 전후로, 이 시기에 슬슬 광통신망이 구축되기 시작합니다.
이전까지도 제가 썼던 유니텔을 비롯하여,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 등을 통해 인터넷연결을 하였으나,
(그나 저나 초등학생때 몇분씩 걸려가면서 이걸로 야한사진 다운받다가 아버지한테 걸려가지고 고생좀 했었는데.. -지금생각하면 수위가 그리 높지도 않은 수영복사진들.. -)
제목 없음.png
 
 전화선을 이용한지라 통신속도도 늦고 결정적으로 전화비가 무지 나가는 탓에 많은사람이 애용하지는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정액제 광랜의 구축으로 와레즈 등이 활성화 되었고 실제로 저희 또래에서는 몇몇 대형 게임사의 좋은 게임들 외에는 다들 이러한 와레즈 등을 통해 게임을 불법으로 다운받는 것이 당연시 되었습니다.
 
 
5. 한국 게임시장 몰락 그 결정타, 한국판 아타리쇼크
불법 게임 와레즈 사이트들이 패키지 시장에 영향을 주었으나, 사실 이것을 감안하더라도 여전히 그 당시의 한국 게임시장은 호흡기정도까지는 들고 있는 편이었습니다. 여전히 대형 게임 사들의 퀄리티 좋은 제품들은 잘 팔려나갔고, 아직까지 패키지 시장이 그렇게 까지 죽은 편은 아니었으니까요.
 
대표적인 예로 그렇게 욕을 많이먹은 포가튼사가를 비롯하여 삼국지 천명, 임진록등은 상당히 많이 팔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제가 기억하건데, 적어도 저에게 있어서만큼은 패키지게임을 돈주고 사게 되지 않는 결정타가 한방 있었으니..
바로.. 한국판 아타리쇼크 마그나카르타입니다 (마그나카르타라 읽고 버그나카르타라 부른다.. 왜그러셨어요 저한테..)

바로.. 한국판 아타리쇼크 마그나카르타입니다
사실 마그나카르타만 문제가 아니라, 이시기에 나온 PC게임들 중 많은 수가 상당히 저질 게임들이었고, 그 쐐기를 박은것이 마그나 카르타였을 뿐이죠.
저 역시 한정판을 발매당일날 샀던 아이입니다.. .2001년... 제 용돈을 (주단위로 받던 용돈..) 몇주나 모아 창세기전이 나온 그 회사! 소프트맥스의 기대작! 마그나카르타의 발매일 ! 그 날만을 기다려 발매일날 이것을 구입했었습니다.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심지어 박스 뒤에 있는 것들은 작동하지도 않을 뿐더러, 기존의 매뉴얼에서 되는것은 거의없고.
일주일 뒤 종이 쪼가리 몇장으로 된 새로운 매뉴얼 (기존 매뉴얼에서 이거이거 안됨, 이거이거 없어짐, 이것만있음 뭐 이런류의 말도안되는...)을 날리는 것을 끝으로 한국의 pc 패키지 시장은 멸망하였습니다.
 
(지금도 집에는 마그나카르타 화보집이 있습니다..지금은 그때당시에 게임을산게아니라 일러스트집을 샀다고 생각하고 있죠.. 포기하면 편해요) 
 
오죽하면.. 이런 사과문이 날라올 정도였으니 말 다했죠... (사진은 인터넷에서 퍼왔습니다 제가받은건 어딨는지도 모르고 사라져서..)
3.png

뭐 그 이후 상황은 아시는 것과 같습니다.
 
앞서 글에서 나왔던 와레즈는 더욱 성황했고, 게임회사들 역시 PC게임 시장에서 온라인게임으로 옮겨갔으며.
유저들은 더이상 정품게임을 구매하지 않게되었고..
 
결국 한국 PC 패키지 시장은 쫄딱 망했죠.
 
 
요즘들어 정품시장에 대해 인식이 조금씩은 살아나고 있습니다만은.
 
더이상 패키지 시장이 예전처럼 매력적이지는 않기에 투자도 줄고, 더이상은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도 요새는 스팀좀 하다가 최근에는 비타사서 하고있습니다.)
 
그냥 글 적은건 별의미는 없었고,
다른 분들이 글 적은걸 보다 저도 한번 적어보자~ 하고 생각이 나서 글을 적었습니다.
 
아쉬운건 TRPG를 참 좋아했는데.. 가면 갈수록 그런 게임들이 나오지 않아서 서글픕니다.
콘솔로 간간히 나오지만은 요새는 대새가 그래픽위주의 실시간 전투쪽이 많아서그런가 잘 안나오더군요..
 
혹시 추천작 있으면 좀 부탁드립니다.
(현재는 페르소나4 하고 있습니다.. 섬궤 1,2는 물론 사서 이미 3회차까지 돌렸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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