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전세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주택시장에 갓 진입한 30대가 전세로 시작해 소형주택을 구입하는 '주택 사다리'가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감정원이 집계한 연령별 소형주택(60㎡ 이하) 거래량에서는 30대 이하의 구입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2006년 30대의 소형주택 구입은 10만여건이었지만 점점 줄어들어 지난해엔 7만건으로 31% 감소했다. 20대까지 포함하면 2006년 15만건에서 2014년 8만8000건으로 감소세(41%)가 더 뚜렷했다. 반면 같은 기간 50대의 소형주택 구입은 2만8000건에서 4만7000건으로 늘었다. 자녀를 독립시킨 50대 부부가 소형주택으로 이사하는 일이 많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소형주택은 전통적으로 어린 자녀를 둔 30대가 주요 구매층이다. 2006년엔 전체 거래된 소형주택 중 절반 이상을 30대 이하가 샀다. 하지만 지난해엔 그 비중이 40%로 떨어졌다.
30대의 소형주택 구입이 줄어드는 것은 구매 여력이 있는 고소득층은 주택 경기가 나쁘다면서 집을 사지 않고, 저소득층은 집을 살 여력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30대가 사기 쉬운 저가 주택은 집값이 오르면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2억원 이하의 저가 전세가 줄어들면서 돈을 모을 수 있는 기반이 사라지는 것을 우려했다. 30대가 직장에 취업하고 결혼한 후 전세로 살면서 목돈을 모아 소형주택을 사고, 40대 이후에 자녀가 성장하면 중·대형주택으로 옮겨가는 '주택 사다리'가 밑에서부터 무너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