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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소연
게시물ID : readers_97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별그림
추천 : 2
조회수 : 212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11/03 18:42:02
네 안녕하세요
딱히 안녕하지는 않지만, 
어쩌겠어요 인삿말로 '안녕못합니다' 라고 하긴 그렇잖아요

뭐 마실거냐구요? 술은 소주밖에 마셔본적이 없어서 모르겠네요
그냥 아주 술에 쩔어서 혈관 한줄기마다 알콜이 흐를만한 그런거 없나요?
네 그럼 그걸로 주세요

헤어졌냐구요? 그럴리가요 살면서 고백한번 안해본 소심남인데요
근데 이 술이라고는 손도 안댈것 같이 생긴 범생이가 여기는 왜 왔냐고 묻고싶은 표정이네요
농담이에요 그런표정 아니었어요

아무일 없습니다 시계 바퀴마냥 째깍 째깍
그래서 왔어요 이 시계 톱니를 좀 바꿔보려구요

누구는 아무일 없는게 제일 감사할 일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렇겠죠 옆집에 시끄럽게 짖는 개가 안사는것도 감사하고
머리가 좀 아프긴해도 큰병 없이 이렇게 건강하게 지내니 감사하고
먹고싶은거 있으면 먹고싶을때 사먹을 수 있으니까 뭐 감사하고
집에 물 펑펑나오고 전기 잘들어오고 불 잘들어오니 감사하고
해가 동쪽에서 잘 뜨고 있나 걱정할 필요 없이 내일이 오니 감사하고

뭐 또 감사할거 없나요?

당황하시는게 재밌네 그런 반응 보이시니까 내가 여기 주인장 같잖아

뒤에서 보면 그게 감사할일이겠지만
앞에서 보면 그게 나를 더 지치게 만듭디다
내일도 옆집에서는 개가 안짖을거고 내일도 나는 큰병없이 잘 지낼거고 내일도 먹고싶은거 잘 사먹고 불도 잘들어올테고 해는 당연히 동쪽에서 뜨겠죠
그 다음날도, 그 다다음날도, 그 다다다음날도

그렇다고 힘들다는건 아니에요 여기서 힘들다고 한숨이라도 쉬면 저 재수없는 새끼 라고 뒤에서 호박씨 까면서 
제 뒤통수 한대 후려줄 사람이 수두룩 빽빽한데 어떻게 그럴 수 있겠습니까

근데 이게 매일 반복이 되면
중독이 되는게 아니라. 내 발목에 자석이라도 달린마냥 쇠붙이가 되어서 척 달라붙는단 말입니다
하루에 한개씩 조금씩 조금씩 붙어서 처음에는 눈치도 못챌만큼 가볍다가
오늘까지 오게되니 어느새 주체할 수 없이 커져버렸습니다
근데 사람들은 도와달라고 말하면 거대한 쇳덩이들은 보지 못하고 배부른 놈이라고 욕하겠죠

그러니 어쩌겠어요 내가 직접 떼어낼 수 밖에
이제는 이 쇠붙이들을 떼어줄 칼 한자루가 필요할때가 됐습니다

옆집에서 개가 짖든가 큰병에 걸려서 평범함의 소중함을 깨닫던지 아니면 그지가 되서 먹고싶은것도 못먹고 불도 안들어오고
해는 서쪽에서 뜨면 크게 혼란스럽긴 하겠지만. 난 좋아요 그 변화가 나에게 칼 한자루가 되어줄테니까

뭐 이런게 필요해서 와봤습니다
그래서 술은 언제나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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