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다섯 살도 채 되지 않은 사람이 아파트에 침입해 여섯 살도 채 되지 않은 여자아이를 납치한 것은 3월의 추운 저녁이었다. 다음날 아침 패스트푸드 가게 직원의 신고로, 가게 뒤 쓰레기통에서 소녀의 토막 난 시신이 발견되었다. 범죄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자연스럽게 사체에 남겨진 상처들이 그들이 쫓고 있는 연쇄 살인마의 범행 수법과 똑같다는 것을 알아챘다. 이 살인자는 어린아이들을 집에서 납치해 살인하고, 시신을 도시 곳곳에 버렸다. 항상 시신은 발견됐지만, 시신이나 그 근처에서 범인에 관한 어떠한 DNA 단서나 물리적인 단서는 찾을 수 없었다.
경찰은 아이의 부모에게 연락해 나쁜 소식을 전하고, 범인을 꼭 잡겠다는 희망 고문도 잊지 않았다. 몇 주의 수사 끝에, 스물다섯 정도 되는 남자 한 명이 체포되었고, 법정 소송은 평소보다 굉장히 빨리 끝났다. 뉴스에서는 소송에 이용된 조사가 부적절하게 진행되었고, 대중의 원성이 사법당국에 압박을 주었으며, 잘못된 사람을 기소했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뉴스에서는 또한 앞뒤로 희생자 사진을 보도하기도 했다. 대중은 사형을 요구했고, 8월의 어느 따뜻한 오후에 남자는 독극물 주사에 의해 처형되었다.
그다음에 일어나는 일은 항상 흥미롭다. 뉴스의 보도가 수그러든 뒤에 그들은 다른 비극에 집중했다. 몇몇 사람들은 뉴스에 보도된 대로 경찰들이 일을 너무 서둘렀으며, 잘못된 사람이 처형되었을 수도 있다는 의견을 냈다. 가장 최근의 이론은 살인범이 남자가 아니라 여자라는 이야기였다. 진짜 살인범이 누구인지 과연 누가 알겠는가? 처형된 남자일 수도, 유치원 선생일 수도, 온라인 게시판에 이 얘기를 올린 사람일 수도 있다. 진짜 진실이 무엇이든 간에,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바로 결과에 책임을 지고 살아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