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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븅신사바] 봄은 오고 있는가?
게시물ID : humorbest_9794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몸과마음
추천 : 22
조회수 : 3740회
댓글수 : 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4/11/24 07:15:14
원본글 작성시간 : 2014/11/20 04: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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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오고 있는가?

 

 

 

정신 차리자고, 계속 되뇌며 온몸에 전류 흘려보내듯 명령 해 봐도 금세 힘이 빠진다.

숨을 쉴 때마다 입에서 나오는 입김이 나를 조금씩 더 쓸쓸함에 잠식되게 한다.

소름 돋는 기온 탓에 눈에 서리가 끼는지, 시야는 제 멋대로 흐리워져 가 앞을 제대로 볼 수 없다.

그렇게 힘이 빠진 고개를 푹 숙인 채 걷고 있었던 것 같다.

그때 내 앞에 나 아닌 다른 사람의 하체가 돌진한다.

피할 생각도 못하고 그 사람과 부딪히게 된 바람에.

 

“아이고, 죄송합니다.”

 

흐릿했던 두 눈의 초점이 그나마, 조금은 맞춰지게 됐다.

 

<괜찮아요.>

 

말하고 싶었지만 입 밖에 낼 기운조차 없는 것 같았다.

푹 숙이고 있던 고개가 더 숙여졌다.

이런 내가 순간 미워지며, 부끄럽다는 마음에 눈을 꼭 감아버렸다.

 

‘1, 2, 3, 4...5.’

 

초를 세고 눈을 떠,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로 내 눈에 보이는 땅바닥은 좀 전의 회색빛깔이 아닌 주황빛깔로 물들어있었다.

가로등 불이 켜진 것 같다, 왜 놀랐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마음에 고개를 쳐들고 하늘을 봤다.

하늘은 쥐색빛깔로 물들어있었다.

그런 하늘에 매료 되어버린 듯 가만히 하늘만 계속 쳐다봤다.

하늘은 고요했고, 내가 서있는 이 땅은 매우 시끄럽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다시 고개를 낮추어 내려 앞을 보니 어딘가 급히 가는 듯 택시를 잡는 남자, 정원이 별로 없을 것 같은 버스에 홀로 승차하는 여자, 인근 카페와 편의점으로 들어서는 사람들과 이리저리 걷고 달리는 사람들이 내 시야에 들어왔다.

바쁜 그 사람들은 바쁜 그 와중에도 나를 힐끔힐끔 쳐다본다.

 싫은 느낌이다, 현기증이 올 것만 같은 느낌.

앞을 바라보는 내 시야는 송신이 모두 끝난 뒤 TV에서 내보내는 지글지글거리는 그 화면과 흡사하다.

내가 무엇을 보고 있는 건지 모르겠어.

꿈을 꾸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 그냥 꿈이었으면 좋겠다.

어딘가 편히 누워 다신 꿈도 못 꾸는 단잠에 빠지고 싶다.

그리고 잠에서 깨어나면 난 당장 엄마에게 달려가서

 

<엄마 나 완전 이상한 꿈꿨어, 대박. 완전 영화야.>

 

전부 말하고 싶다.

 

<니 또 개꿈 꿨지? 원래 꿈이 반대야. 이상한 거 반대가 괜찮은 거잖아. 오늘 하루 괜찮겠네. 나 좀 있다가 로또 한 장 사러 나가봐야겠다.>

 

엄마는 이렇게 말하겠지, 분명히.

이런 생각을 하고 나니 순간만큼은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았다.

당장 집으로 들어가 이 모든 걸 부정할 수 있게끔 잠에 들고, 깨어나 꿈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다는 뜬구름도 잡게 된다.

꽤 늦은 시간, 평소 같았다면 집에서 편하게 텔레비전을 보거나 핸드폰을 만지고, 컴퓨터를 하고 있었겠지.

근데 지금 이런 내게 집은 너무, 멀고 춥고 무서워.

 

하지만 어떻게든 귀가를 하는 방향으로 밖에 계획할 수가 없다.

일교차가 심해 밤이 되니 공기가 많이 차다.

참, 눈이라도 내리지 않아 다행인 것 같은 날씨다. 역시 평소였다면 눈이 내렸으면 난 분명 좋아 했었을 텐데.

조금만 더 이 좋지 못한 상황에 대해

더 생각해보고 현명한 판단을 내린 후에 들어가야 만 한다.

이 일을 집에 들어가선 뭐라고 말해야할 지, 아니면 그냥 입 다물고 하는 걸까.

지금 쯤 엄마하고 아빠한테서 전화가 많이 왔겠지.

부모님이라면 하실 수 있는 당연한 걱정이 오늘만큼은 너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제일 친한 친구라고 믿었던 민희의 사촌오빠라는 놈과 오늘, 그 일이 있고나선 핸드폰 전원을 꺼버렸다.

민희 그 개 같은 년에게 지금 당장 톡으로 욕 한바가지를 날리고 싶지만 그 놈이 혹시라도

민희와 같이 있을까 걱정이 돼 보내지 않고 있다.

설마 민희 걔도 그 놈과 한 패는 아니었을 런지 하는 괴상한 생각도 들고 있다.

어느새 멍하니 꺼져있는 핸드폰의 액정을 바라보며 다시 나는 걷고 있다.

액정화면에 비치는 내 얼굴.

 

“힉!”

 

그 때 액정화면에 갑자기 한 남자의 얼굴이 내 얼굴 뒤에 나타났다.

그 얼굴을 보자마자 그 오빠가 생각나서, 소스라치게 놀라 경련 비슷한 몸짓까지 해버렸다.

그대로 굳어버린 채 그 남자를 빤히 쳐다봤다. 그런데 그 남자는 그런 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아무렇지도 않게 제 갈 길을 간다.

엄청나게 웃긴 몸짓을 선보여 버렸는데. 그럼에도 미소조차 띠지 않고 저 남자는 제 갈 길을 갔다.

뭔가 차갑고 싸한 느낌-이 들었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내가 서있는 곳이 어느 이름 모를 다리라는 것을 알게 됐다.

주변을 살펴보니 내가 서있는 곳에서 왼쪽을 바라보면 도로가 하나 있는데, 그 도로가 말을 할 수 있다면.

 

<이리 오지마>

 

말하는 듯 난간을 하나 박아놓았다. 도로엔 많은 차들이 지나간다. 승용차, 버스, 택시.

나는 난간을 가만히 바라본다, 난간은 누구나 쉽게 넘을 수 있을 법한 높이 같았다.

버스가 하나 지나간다. 버스에 탄 한 남자가 다리에 홀로 서있는 나를 응시한다.

 

<슝->

 

내 마음을 읽으려 드는 것 같은 눈빛.

 

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어보곤 오른편의 다리 난간에 기대어 다리 밑을 바라본다.

다리 밑, 강물이 흐르고 있다. 검은빛으로 일렁이고 있다. 가만히 바라본다.

핑글핑글- 조금 어지럽다. 다리 난간에 내 이마를 박는다.

가만히 생각한다. 아직 앞 날 창창한 어린 내가

 

<죽으면 땡>

 

생각하고 있다. 무슨 죄라도 지은 것처럼.

생각한다. 생각을 하고 또 한다. 근데 아무리 생각을 해도 말이 안된다.

난 어떤 죄를 지었는가?

죄 같은 거, 난 짓지 않았다. 죄?

내가 아니라 그 새끼가 지었지.

죽어야 마땅한 사람은 그 새끼야. 넌 그냥 가만히 있어 미친년아.

 

분하고, 증오심이 차오르는 느낌.

 

허풍을 조금 보태서, 지금껏 남부럽지 않았던 삶을 그 새끼와의 첫 만남 이후 모두 잃은 것 같은 느낌이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이런 일이 생기지 않을 순 없었는지, 이런 일을 방지할 순 없었는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들에 대한 생각을 계속 되새김질하게 된다.

수없는 생각들이 내 머릿속을 스치는 동안에, 역시 시간은 같이 흐른다.

 

밤은 점점 깊어져만 가고, 공기는 점점 차가워져만 가고.

내 옆에선 차가 쌩쌩 달리고 있고, 이 다리 밑의 검고 깊은 강은 졸졸 흐르고 있어.

 

다시 한번 돌이킬 수 없는 생각을 해버릴 것 같다는 예감에 다리 난간에 박고 있던 내 머리를 쳐들었다. 그리고 온 힘을 다해 달렸다.

 

그냥 이렇게 달리다 증발 되어버리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

 

얼마나 달린걸까?

난 평소에 운동을 하지도, 잘하지도, 좋아하지도 않는 편이다.

그래서 체력도 많이 별로. 많이 달리지 않았지만 정말 많이 달린 느낌.

가쁜 숨이 멈추질 않는다.

가쁜 숨을 내쉬며 뒤를 돌아보고 천천히 내가 달려온 길을 되짚어보았다.

일단 저 다리를 벗어났다. 그리고 다리를 벗어나면 나오는 횡단보도가 하나 있었던 것 같다.

길이가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위험하게 무단횡단을 한 것 같다.

그 횡단보도를 지나면 보이는 지구대를 지나고 우체국을 지나서.

무단횡단을 한번 더 했다.

 

“하하-”

 

웃음이 터진다. 지금 이 상황에도 웃음을 터뜨릴 수 있다는 게, 그냥 이제 미쳐가나 보다.

그렇게 횡단보도를 또 지나 지금은 어느 공원으로 들어가는 계단 앞. 망설임 없이 공원으로 들어가는 계단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계단을 천천히 오르다보니, 일전에 보았던 여우계단이라는 영화가 떠오른다.

 

<여우야, 여우야 내 소원을 들어줘.>

 

이러한 영화 속 대사가 생각나는데, 그 대사를 되뇌면서 계단을 오를까 잠시 생각했다는 거 자체가 너무 손발이 오그라들 것만 같다.

 

계단을 거의 다 올랐을 쯤, 계단 끝에 마치 나 주우라는 듯이 놓여져 있는 라이터 하나를 발견했다.

마침 추웠는데 어떤 고마우신 분이람, 줍고 켜보니 불이 켜졌다.

화력이 조금 약한 것 같다는 느낌.

그래도 추운 날씨에 불을 보니 반가운 마음이 든다.

가만히 켜놓고 계속 뚫어지게 쳐다본다, 멍해지는 느낌.

 

“앗! 뜨”

 

라이터의 부싯돌이 뜨거워져서 순간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그 얼얼한 손가락을 귀에 대곤, 뭔가에 불을 붙여보고 싶은 생각을 했다.

문득 담배가 생각난다. 아빠가 피우시는 담배.

어렸을 땐 연기가 구름 같다고 그 연기를 냄새가 나도 참으면서 아빠한테 계속 뿜어 달라고 졸라대며 참 좋아했었다. 건강에 안 좋은 줄도 모르고.

근데 어른들은 힘들고 스트레스 받을 때, 담배를 피우면 많이 나아진다고들 하더라.

나도 담배를 피우면, 마음에 조금 위안이 될 수 있을까?

하지만 난 담배를 살 수 없는 미성년자인데.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포기하려는데 바닥에 수많은 담배꽁초가 보인다.

 

내 이성이 말한다.

“뭐야, 더럽게! 거지야? 다른 거지도 아니고 담배거지? 미성년자가? ‘미성년자 담배거지‘?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게.”

 

내 감정이 말한다.

“스트레스 받을 땐 역시 주워서 피우는 담배지. 거지라고? 오늘 딱 하루만 거지될게.”

 

그렇게, 결국 난 내 감정에 취해 제일 멀쩡해 보이는 담배꽁초를 5개 주웠다.

이제 여기에 불을 붙이고, 피우기만 하면 될 것 같다.

혹시라도 공원에 운동하러 오시는 어르신들이 보기라도 하신다면 분명히 혼쭐이 날 테니 사람들이 잘 오지 않는 듯 보이는 한 정자에 가 앉았다.

그리고 아빠처럼 담배를 입에 물었다. 쓴 냄새가 난다.

이게 뭐라고 조금 긴장이 된다. 주변을 다시 한번 살펴본 뒤, 심호흡을 한번 하고 불을 붙였다.

 

<칙-칙->

 

담배에 불이 붙어 연기가 난다. 그리고 연기가 내 목구멍에 들어온 순간. 기침이 심하게 났다.

콜록, 콜록.

담배연기가 눈에도 스며들어 눈이 많이 쓰라리다.

 

“야, ‘미성년자 담배거지’! 담배맛이 어때? 힘들고 지친 마음이 가라앉나?”

 

담배가 나를 혼내듯이 연신 하얗게 연기를 토해낸다. 난 얼른 담배를 짓밟아버렸다.

하나의 의문이 생겨버리고 만다.

 

<힘들 때 왜 담배를 피우는 걸까?>

 

덕분에 복잡한 머릿속이 더 복잡해졌다.

정자 주변은 뿌옇게 변해있고, 이 시간에도 운동하는 어른들은 계시고.

옷에선 담배냄새가 나고, 머리카락에서도 냄새가 나.

부끄러운 마음에 고개를 숙인다. 이런 상태로 집에 들어가기는 무리다. 큰일이다.

어떡하지? 고민하고 있는데. 주변이 아까보다 조금 밝아진 듯한 느낌이 들어 고개를 드니.

 

"...와."

 

눈이 온다.

새하얀 눈이, 그것도 굵은 함박눈이 펑펑 내려와.

눈이 오지 않았으면 했던 아까의 생각과는 달리 막상 눈이 깜빡이도 켜지 않고 어느 샌가 내리고 있으니까,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고, 좋다. 아름다워.

 

근데, 추워.

몸이 떨려온다. 입 밖으론 입김이 마치 용의 숨결처럼 퍼져 나와.

아무래도 더 이상은 안되겠단 생각에, 엄마에게 전화를 해보려 핸드폰의 전원을 킨다.

조금 긴장이 되어, 숨을 고르게 된다.

핸드폰의 전원이 켜지고 어떤 문구 하나가 뜬다.

 

‘부재중 통화 13통‘

 

부재중 통화가 많이 와있다. 그런데 솔직히 내가 예상한 수보다는 적었다.

실망은 조금 했지만, 한 편으론 지금 집에 들어가도 덜 혼나지 않을까하는 안도감이 든다.

 

울엄마 7통.

울아빠 4통.

민준오빠 2통.

메시지 1건.

 

민준오빠.

 

이 이름을 보니 심장이 내려앉는 느낌이 들어. 메시지도 이 새끼가 보냈겠지. 개새끼.

 

핸드폰을 다시

끌까?

 

그냥 볼까?

볼까말까.

 

봐야겠다.

 

이제 와서, 무슨 할 말이 있는 건지. 뭐라고 지껄여놨는지 너무 궁금해.

핸드폰의 메시지 함을 눌렀다.

 

민준오빠

 

사랑하니까괜찮은거야

난너사랑해서그런거야

너도나사랑하는거맞지

근데우리이런거말...

 

미친 새끼.

사랑하니까 괜찮은 거야? 미친 새끼...

너무 화가 난다. 손이 너무 떨린다.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숨을 골라보고. 다시 문자를 확인했다.

 

민준오빠

 

사랑하니까괜찮은거야

난너사랑해서그런거야

너도나사랑하는거맞지

근데우리이런거말하면

절대안돼가족한테도절

대말하지말고특히민희

한테말하면넌진짜내손

에죽는다오빠가못할짓

을했다는건아니지만솔

직히너도좋았잖아너가

좋아하는모습내가다찍

어놨어그러니까너이제

빼도박도못해알았지이

건오빠혼자서만볼께단

니가아무한테도말하지

않는다면오빠가이거혼

자만보고내가니성폭행

했다뭐했다지랄하는소

리같은거들리면아예내

가더많이많이더소문내

줄테니까그리알고근데

나지금도보고있는데너

정말이쁘게나왔어ㅋㅋ

 

#

 

조용히 정자에 앉아있는 나.

차곡차곡 땅에 쌓이는 함박눈을 바라보며 몸을 떨어댄다.

 나는 생각한다.

 

‘다 끝났네 뭐, 다 끝났어. 이제 난 몸 팔고 다니는 여자애 밖에 안 되는 거야.

혼자 본다고? 개소리하네. 틀림없이 이제 저건 야동사이트 같은 데에 올라가서... 그 뒤엔 상상도 하기 싫어. 씨발...‘

 

“히히, 히히히히힉”

 

미친 듯이 쏟아지는 눈을 피해 정자에 앉아있는 나.

미친 듯이 쏟아지는 눈처럼, 미친 듯이 웃음을 터뜨리며 미친 듯이 벌벌 떨고 있어.

웃음은 곧.

 

“흑, 흑.”

 

한참을 미친 듯이 울고, 웃고. 더 이상 눈물도 나오지 않을 때 쯤,

 

주머니에서 진동이 온다. 핸드폰을 끄지 않고 있었더니 전화가 온 모양이다.

 

전화 왔습니다

울엄마

 

“엄마 미안. 나 오늘 못 들어 가.“

 

아까 왔던 길을 걸어걸어왔더니, 다시 아까 그 이름도 모르는 다리로 왔다.

그냥, 오고 싶어서. 춥고 지친 몸을 이끌고 여기까지 다시 왔다. 

왼쪽 난간이 있는 도로에는 차들이 쌩쌩 달리고 있고, 내가 서있는 이 다리 밑에는 검게 일렁이는 강물이 흐르고 있고.

하늘에선 굵은 함박눈이 펑펑 내려와.

 

“참, 더럽게 고요한 밤이네.”

 

#

 

“221번 환자님.”

 

어라, 웬일이래. 오늘은 번호표를 뽑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내 번호를 부른다.

주변을 잠시 살펴보니 환자들이 얼마 없는 것 같다. 난 이런 날이 좋다.

이 병원은 환자가 많은 날마다 좀 시끄러워진다. 별난 환자들이 많기 때문.

그래도 그것보단 진료를 일찍 받고 갈 수 있다는 게 좋다. 그리고 여기서 커피 한 잔 뽑아 마시면서 밖에서 담배 한 대 피우고.

 

“어라, 희연씨 오랜만이에요. 그동안 왜 안 오시고?”

“아, 죄송해요. 사실 약을 좀 빼먹고 안 먹고 해서, 다시 챙겨먹느라고.”

“그래요? 얼마나 빼먹었는데요?”

“그, 사실 그냥. 약 끊어보려고. 말씀드리려 왔어요.”

“응? 왜? 남자친구라도 생겼어요?”

“그런 건 아니에요. 그냥. 여기까지 와보니까. 자존심이 상하네요. 그런 이유예요.”

 

강간범

 

안녕희연아잘지내?

꽤오랜만에문자하네

염치없지만나12월30

일에결혼한다.와줬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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