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진 예로부터 대기업의 무한 신봉자 이셨습니다.
"대기업은 고장도 안나!"
"고장나도 서비스는 최고지!"
이 두마디에 집에도 사무실에도 진열된
삼성 pc(심지어 집에 있는건 일체형)를 볼때마다 홀로 부들부들하던 나날.
최근 사무용 pc 한대가 더 필요할거 같다며 삼성전자에 마실 나가신다는
아버지 곁에 꼭 붙어 동행했습니다.
노트북 하나 마련하신다고 아버지가 둘러보시며
이거 숫자는 무슨 의미냐 물으시길래
아부지 cpu는 사람으로 치면 머린데요 여기 헤르쯔 숫자가 높을 수록 똑똑한 거에요.
듀얼코어는 뇌가 두개고 쿼드코어는 뇌가 네개인 거랑 마찬가지구요
근데 뇌가 아무리 똑똑해도 ram이 낮으면 동시에 여러 작업을 못하거든요.
그래서 사무용은 최소2기가, 쾌적하게 쓰시려면 4기가가 좋아요.
하드는 ssd라는게 붙어 있는게 빠른거에요. 근데 64기가짜리는 못 써먹어요.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어도 방이 좁으면 일을 많이 못하잖아요?
최소 128기가는 돼야 넉넉하게 쓰실거에요.
이렇게 설명 드리고 있으니 직원분이 설명하러 왔다가 그냥 가시더라구요.
성능 천천히 설명드리면서 결정적으로,
아부지 그런데 이런 오프라인 매장에서 컴퓨터 사시면 안 돼요.
이거 같은 모델인데 여기는 120만원이죠?
하고 바로 핸드폰으로 다나와 검색해서 최저가 90만원 짜릴 보여드리며
이것 봐요, 같은 노트북인데 가격이 30만원이나 차이나죠?
그리고 같은 성능인데 이 브랜드는 70만원이에요.
삼성만 아니면 거의 절반 값에 같은 성능 쓸 수 있어요.
근데 놀라워라, 노트북이 아니라 데스크탑을 쓰면 35만원에 이 노트북보다
더 좋은 성능을 맞출 수 있어요!
라고 말씀드리니 아버지께선 "삼성 못써먹겠구만! 이 도둑놈의 x끼들!"
하시며 다음 사무용 컴퓨터는 저에게 조립 맡기시겠다며
돌아오는 길에 같이 소고기 먹고 후눈한 결말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