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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로 인해 언짢으셨던 분들께 사과의 말씀 드립니다.
게시물ID : readers_1900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한국어한국어
추천 : 7
조회수 : 53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3/24 02:11:55
 글의 성격이 책게가 가장 알맞아 보여 책게에 글을 올립니다. 
책게와 맞지 않다면 지우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그동안 오유에서 맞춤법 및 외국어 사용에 대한 댓글을 달던 한국어한국어입니다. 

 저는 한국어, 한글단체 등과는 아무 관계 없는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오히려 일 관계로 하루에 한국어보다 영어를 더 많이 쓰죠. 제가 처음 한국어한국어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단순한 맞춤법입니다. 되와 돼, 안과 않, 낫다와 낳다등 인터넷을 하다보면 쉽게 발견하는 맞춤법을 알려 드리려고 계정을 만들고 시작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만들고보니 맞춤법보다는 오히려 무분별한 외국어 사용이 더 눈에 띄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본래의 목적인 맞춤법보다는 무분별한 외국어 사용에 더 집중을 하고 보게 되어 오늘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혹시 '쪽'이라는 단어를 아시는 분이 계신가요? 여러가지 의미가 있는 말 이지만, 제가 말씀드리는 쪽은 책과 관계가 있는 단어입니다. 영어로 말을 하면 page죠. 하지만 이제는 누구도 쪽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페이지라고 하죠. 이렇게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점점 우리의 생활 속에서 사라져가는 한국어가 얼마나 될까요. 와이프, 글로벌, 박스, 블루, 피지컬, 워딩, 굿즈, 데일리룩, 와인, 사이즈, 이슈, 루트, 레시피...... 모두 다 한국말로 표현이 가능 한 것들입니다. 

 많은 대기업들이 영어 이니셜을 기업 이름으로 쓰고 있고, 그 어느 곳보다 더 한국어에 조심해야 할 언론사들조차 언론사의 이름도 외국어에 보도 내용 중에도 무분별한 외국어를 섞어 쓰고 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설령 영어를 유창하게 잘 하더라도 자부심을 가지고 한국어로 말을 해야 할 공무원들조차 한국어, 한글은 부차적 표현 수단이고 영어를 주된 표현으로 쓰고 있습니다. 경찰제복을 보면 등에 '경찰'이라는 한글이 아니라 'Police'라는 영어가 씌여져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된데에는 사실 정부의 책임이 가장 큽니다. 정부는 모국어인 한국어 교육은 등한시하면서 영어몰입교육을 주장하고, 국립국어원은 외국어와 외래어 순화는 커녕, 짜장면과 자장면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자국어 사용조차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대충대충 처리하는 등 뭘 하는 곳인지 알 수 없는 곳이 되어 버렸습니다. 세계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데 저는 이 현실을 무시하고 무조건 한국어를 써야 한다는 순혈주의를 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날마다 쏟아지는 새로운 단어들을 모두 다 한국어로 바꾸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은 알지만, 최소한 있는 우리의 말은 지켜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이런 상황은 단순히 단어의 치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말의 어법까지 바꾸고 있습니다. 우리 말의 특징 중 하나는 생략과 직접표현입니다. 영어는 대부분의 경우 문장에서 반드시 주어를 쓰고 간접 표현이 발달 해 있으나, 우리 말의 특징은 듣는 사람이 내용을 알 경우 주어 또는 다른 품사의 생략이 가능하며 대부분의 경우 직접적으로 표현을 합니다. 그러나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표현의 대세는 아래와 같습니다. 

 1. 주어를 생략한 직접표현이 가능한 문장을 목적어를 주어로 바꾸어 간접표현
 2. 본인의 느낌, 체험 등의 명확한 사실에 대해서도 '~같다'라는 추측의 표현을 사용
 3. 무분별한 극존칭과 듣는 사람, 동물, 사물을 가리지 않는 존칭 사용. 
 4. 동물, 사물의 의인화
 5. 많은 문장들이 무리하게 '되다', '있다' 등으로 끝이 남. 

 언어는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와도 같습니다. 끊임 없이 영향을 주고 받으며 변화를 하죠. 이걸 움직이지 못 하게 묶어 둘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해야 하지는 않을까요?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창제하신 이유는 우리의 말이 중국의 말과 달라 우리 말을 중국 말로 쓰기 어렵고, 보통 사람들이 생각을 중국 말로 쓰기는 더 어렵기 때문이며, 일제시대 우리의 말과 글을 없애려는 일제의 만행에 우리의 선조들은 우리의 말과 글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거셨습니다. 그런데, 이제 우리는 누가 시키지 않는데도 우리 스스로 우리의 말과 글을 버리고 있습니다. 

 중국처럼 포레스트 검프를 아감정전으로 바꾸지는 못 하더라도 트랜스포머를 변형금강으로 바꾸는 정도는 생각 해 봐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일본인들은 영어 발음을 못 한다고 무시하기 전에, 영어를 못 해도 불편이 없는 사회와 번역체계를 생각 해 봐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몇 몇 가게에서 직원들이 영어 이름이 있는 명찰을 달고 있는데, 원래 이름이 영어 이름인건지 아니면 영업용인건지, 영업용이라면 일본식, 아랍식, 스페인식 등 많은 이름 중에 왜 다들 영어식 이름만 달고 있는지에 대해서 한 번쯤은 생각을 해 봤으면 합니다. 

 그동안 제 댓글로 기분이 언짢으셨던 분들께 사과의 말씀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오유를 보면서 참 공감이 갔던 글 하나를 달고 갑니다.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docu&no=2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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