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내 곁으로 지나간다.
아니, 벌써 고개 하나를 넘긴다.
그 많은 설레임과 기다림도 이젠 멀리 가 버린
나의 첫 사랑의 그녀처럼
먼 기억으로 넘어간다
새로운 화두를 찾기 위해 나는 여행을 떠난다
나의 애마를 끌고 동해안을 따라 가니 끝없이 망망대해가 펼쳐진다
그 길엔 크고 크고 작은 포구들이 해안선을 따라 포진해 있다.
동해안 우리나라 국도의 끝자락인 고성 화진포항으부터 남쪽으로 가면
이름만 들어도 너무나 유명한 항와 해수욕장이 늘어섰다.
그 가운데 하나인 감포항이다
풍경 좋은 곳이 나오면 차를 세우고 어느 가수의 노랫말처럼
모든 괴로움과 응어리진 가슴을 열어
푸르디 푸른 파도에 던져버리기만 하면 된다.
내 삶은 발자국이었습니다
어떤 발자국을 남길까요
바닷길을 이어받은 31번 국도는 경주 동쪽 끝자락을 지나가는데
감포항에서 문무대왕릉에 이르는 구간은
또한 삼한통일을 이룬 문무대왕의 흔적을 만나볼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저 멀리
신라 30대 문무대왕 넋 서린 대왕암이 보인다
200m 앞바다에 용의 모습처럼 길게 늘어선,
길이 20m쯤 되는 섬인데,
‘죽어서도 동해 바다의 용이 되어 신라를 지키겠다’는
왕의 유언에 따라 이곳에 장례를 지냈다고 전해온다.
때 마침
오징어가 노릿 노릿 익어가고 있었다
참! 좋다~~~
감포읍에선 얼마 전 대본리에서 북쪽으로 해안을 따라 걷거나,
내륙 쪽의 볼거리들을 아울러 둘러볼 수 있는 탐방로 ‘감포 깍지길’을 개설했다.
해안길·자전거길·읍내골목길·바닷길 등 8개 구간으로 짜였다.
문무왕수중릉에서 나정해안~전촌항~감포항 거쳐 연동 어촌체험장에 이르는
해안 깍지길(18.8㎞) 1구간에는 수려한 바위절벽 경치와 울창한 소나무숲,
전설 얽힌 노거수·바위굴 들이 즐비하여 눈이 즐겁다
길가는 나그네는 출출해진 배를 달래려고
해안길 도로변에 많이 들어선,
바다 전망이 좋은 펜션·모텔을 개조한
민박형 식당에서
물회를 시켜서 먹어본다
동해안 소담스러운 마을에는 어부
새들이 공존 공생하여 더불어 살아가는 곳이다
낚시꾼들이 동해의 싱싱함을 낚고 있다
온통 푸름으로 푸르게 살았던 젊은 날이
소리없이 빠져 나간 빈자리를 은빛이 채운다
갈대는 어드덧 황혼을 향해 기웃 기웃거린다
태양은 하루를
바닷가 수평선에서
장미빛 네온샤인을 내리면
나체로 옷을 벗는다
추위를 잊게 만드는 제철 진미 기행이다
겨울이 되면 동해안 감포항은 또 다른 맛으로 태어난다.
추운 겨울, 움츠러든 몸과 마음을 깨우는 데 대게와회만큰 좋은 게 또 어디 있을까.
이곳 동해안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겨울 별미
입 안 가득히 퍼지는 대게 맛을 즐기면 동해안 풍경은 덤으로 따라온다
즐거운 날, 행복한 날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