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라는거 그거 뭐 있겠습니까
울고 웃고 슬프고 기쁘고 아프고 취하다가
그런 나 여기있소 하고 몇자 끄적이다보면
한폭의 명화는 못되더라도 어디 걸쳐 볼만한 그림쯤 하나 나올텐데
어찌 그리 아픈 손짓으로 그려나가십니까
끄적이는것 마저 슬프고 서러워 내 어디섰는지도 모르면
그런 글 무어라 쓰고 계시옵니까
서러워 죽겠더마 글을 쓰어 무어하며 그림은 그려 무어합디까
거 세상틀이 각지고 각져 그 틀 무서워 붓 한필 쥐었는데
그 붓마저 틀에 각져있다면 그 붓 왜 쥐고있겠습니까
그러니 울지 마시오
붓 쥐고 그리 서러이 울면
붓은 얼마나 서러이 울겠습디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