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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참비 관련 글을 읽고
게시물ID : gomin_139115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비개인날오후
추천 : 1
조회수 : 26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3/24 23:00:41
2002년 1월 난 한 동아리의 회장으로 선출되었다.

내가 좋아서 들어간 동아리였지만 원체 쑥맥이었고
지금도 그렇지만 사회성이 워낙 발달이 안되었던 터라
상식적으로 회장에 선출될 턱이 없었으나 
군말없이 일잘하는 후배였고
부담스러운 자리를 싫어하는 동기들 덕에 회장에 선출되었다.

회장으로서 처음 한 행사는 동아리 엠티였다. 
동아리 엠티를 준비하면서 내가 가장 힘들었던건 
일정을 정하는 일이었다.
이때는 된다 저때는 안된다 말들이 많았고 
상황봐서 간다는 말은 훨씬 더 많았다.
난 그 많은 날중에 사람들이 그래도 될 수 도 있다고 하는 날에
장소를 예약했고 약속을 공지했다.
적어도 10명은 오리라 생각했다. 
꼭 오겠다는 선배들, 갈수 있다던 동기들, 되도록 가겠다던 졸업한 형들

당일날 먼저도착한 1명과 나는 10명정도의 장을 봤고
그 순간까지도 사람들은 나에게 오겠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사람은 오지 않았고 최종적으론 4명이서 출발을 하게되었다.

장소대여비 15만원과 장보는 값 10만원 등등의 비용이 내 주머니에서 나갔고
처음으로 겪어본 회비 빵꾸에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그래도 정해지 회비 2만원씩만을 걷었고 고맙게도 같이간 사람들이 얼마간 더 내주었다.

내가 그순간 가장 속상했던건 내가 돈을 메꿨다는게 아니었다.
사람들이 온다고 하고 오지 않았던 거였고
약속을 지키지 않은 그들이 원망스럽기도 했다.

1년여의 회장직을 맡으면서 더 많은 모임에서 난 더 많은 돈을 지출해야했고
과외를 4개나 하면서도 등록금을 채 모으지 못했었다.

동아리 회장 1년을 하면서 내가 가장 신경쓴 부분은 사람이었다.
돈은 그 다음이었다. 내가 돈을 벌어서이기도 하지만 사람만 모으면 그다음은 계속 사람이 모였고
많은 사람은 많은 화제와 할거리를 제공했고
단체를 이끌어 나가는데 문제가 없게 해주었다.
물론 내가 이걸 미리 깨달았다면 그리 많은 돈을 낭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음해에 동아리는 역대최대 인원을 후배로 받았고 그 이후로도 그랬다.
주변에서는 나에게 칭찬을 해줬다. 

지금 활달한 내 성격을 만들어준 그 때가 참 고맙고 
말치례라는 것이 뭔지 알게해준 그 시절이 또 고맙다.

내가 그 시절을 되돌아 보면 크게 느낀게 있다면
행사비용에 구멍이 났다면 그건 안온사람들에게 문제가 있는게 아니라
그걸 모으는 사람과 단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동아리 후배들이 졸업한 선배들에게 전화를 할때 조금만 살갑게 굴어도 
선배들은 기꺼이 나와 지갑을 열고 새로 들어온 신입생들은 그걸 보면 그런 선배가 되겠다고 다짐한다

동아리 모임에 공통된 모두가 즐거워할 목표가 있다면 사람들은 절로 모인다.

후배들에게 내가 항상 동아리는 사람과 설립 목적과 활동이 있으면 된다고 이야기했다.

친구들 사이에서도 그렇다 사람이 목적이고 같이 하고자 하는게 있으면
사람은 절로 모이고 회비가 부족해도 부족분을 내고자 하는 사람이 절로 생긴다

생각없이 하던데로 준비하고 회비를 요구하고 준비하는 사람만 즐거운 행사를 한다면
누가 가고 싶을까? 

누군가를 끌어들이고 싶다면 오지않았을때의 불편함보다는 왔을때의 편안함이 더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불참비란 온다던 사람이 오지 않아서 미안함에 주는 무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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