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친구에게 섭식장애에 대해 상담을 했더니
"너가 운동하기 싫어서 그런거 아니냐"
고 했습니다. 순간적으로 울컥였습니다
제 몸무게가 100kg가 넘는것도 사실이고
얘가 보여준 사이트에 나온 '섭식장애' 는
더이상 빠지지 않아도 될 사람들이 걸리는 장애거나
혹은 운동하기 싫어서 줄기차게 토해내는 사람들이
걸리는 질병이라고 나와있었습니다
하지만 커피 한잔(아이스 아메)를 들이키니
머릿속이 시원해졌습니다.
섭식장애는 운동하기 싫어서 걸리는 질병이 아닙니다
친구가 모르고 한 말이기에 이해하고 다시 알려주었습니다
섭식장애에 걸리는 개인적인 견해를 따진 이유로는
1) 지나친 운동과 억압적인 식습관으로 생긴 폐해
- 120kg 에서 약 20kg 가까이 감량했습니다. 근육도 늘었고
지방도 줄었지요. 이런 제가 뭐가 아쉬어서 운동하기 싫어
구토를 하나요. 틀립니다. 일반인들이 보기엔 구토하면 먹을게
게워지니, 실컷 먹은뒤에 구토해서 살빠져보이려는 얄팍한 행동이라고
하겠지만 섭식장애는 상당히 복합적인 요소들이 작용합니다
1차원적인 시각으로 보는 것을 지양해주세요
2) 주변에 대한 눈치를 극심하게 살핌
- 이게 가장 큰 원인입니다. 먹어도 누가 뭐라 안하고
운동 적당히 해도 괜찮고, 살 그다지 빠져 보이지 않아도
누군가에게 실망할 것이라는 인식을 받지 않는다면
먹고나서 구토할 이유가 없습니다. 먹은 뒤에 누군가에게
'너 살쪄보여' 이 말을 듣는 것은 죄악처럼 느껴집니다
구토를 함으로써 '난 괜찮아. 살 안쪘어' 라고 호소하는 겁니다
3) 식욕조절이 안됨
- 정신적인 것과 연관된 것은 이겁니다. 식욕조절이 안됩니다
하도 억압하다 보니, 정신적으로 뇌가 과부하가 걸린 것인지
식욕조절이 안됩니다. 800kcal 만 먹으면 될 것을,
2000kcal 를 먹게 되고, 구토로 1200kcal 정도를 토해냅니다
애초에 적게 먹으면 되는데, 머릿속에선 많이 먹고
조금씩 구토해내자는 방식으로 바뀌게 됩니다.
구토를 하고 나서는 생각해보면 적게 먹을껄 이라고 생각하고
그 다음에 적게 먹지만, 그게 마음대로 안되는게 문제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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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다양한 이유가 더 있겠습니다만
기본 3가지를 적어봅니다.
운동하기 싫어서 구토 한다는 것은 거짓말입니다
오히려 운동을 해도 살이 안빠져 보일 것이라는,
운동을 해도 효과가 없어 보일 것이라는 주변에 대한
강박적인 눈치살핌이 큰 원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참고로 오늘 하루는 섭식장애를 멈췄습니다
내일도 버틸 수 있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