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28일, 대학교 3학년. 나의 꿈은 천문학자 였다. 대학에서 천문학을 공부하고, 밤하늘을 보며 꿈을 꾸던 나에게 취미가 있다면, 바로 라이딩이었다! 자전거를 무지하게 사랑했다. 자전거로 국내 여행을 수차례 했고, 열정도 패기도 있었다.
영어를 잘하지도, 외국을 나가본 적도 없었지만 페니어 두개를 양손에 매고 유럽행 비행기에 오른다. 나는..잘 할수 있을까~?
여행의 루트는 대략 위와 같다. 총 이동거리 3000 km. 로마 인 - 파리 아웃.
#모든 구간을 자전거로 이동했는가~?
그렇지 않다. 물론 자전거 여행이라, 가능한 구간은 모두 자전거를 이용했다. 하지만 자전거로 이동이 불가능한 지역도 수두룩 하고 무리를 해서 다음 여행에 지장을 줄만한 코스라면 과감하게 기차를 이용하기도 했다. 실질적인 자전거 여행의 루트는 뮌헨부터 파리까지! 로마에서 잘츠구간은 알프스라는...^^거대한 장애물 때문에 과감하게 기차를 이용. 이탈리아 구간은 자전거를 대여하여 도시만 관광을 했다.'
#자전거 운반은~?
자전거 운반이 이야기의 시작이다. 나의 자전거로 유럽을 돌아야한다는 의무감(?)때문에 자전거를 운반하기로 결정! 했지만 운반비가 ^^후덜덜... 나의 항공에 자전거까지 추가로 운반하려면 편도 20만원, 왕복 40만원이란 금액이 든다. 아시아나, 제주도 갈때는 기껏해야 만원만 내면 됐는데 ㅠ.ㅠ 유럽은 장난이 아니다. 떄문에 뮌헨으로 택배 붙이기로 결정. 자전거를 꽁꽁 포장해 뮌헨으로 보내며~ 여행이 시작되었다.
정원이 아름다웠던~ 숙소! 오른쪽ㄱ에 보이는 차고 앞에서 자전거를 열심히 조립했다 ^^
뮌헨 숙소에 도착했다. 정원이 아름다웠던 숙소~ 따뜻한 햇살과 지저귀는 새소리가 편안함을 준다. 이것이 독일의 일상이구나~하는 느낌. 낮잠 문화가 있어 낮잠시간에 주택가에선 크게 수다도 떨지 않는다. 해먹에 누워도 보고 잔디에 앉아 햇살도 받으며 독일 뮌헨의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볼까 했는데...
여행엔 언제나 돌발상황이 일어나기 마련이지만 자전거와 함께한다면...감당하기 벅찰정도로 돌발상황이 휘몰아 칠 수도 있다 ^^ 하하. 한국에서 유럽으로 자전거 운반에 대해 고민하던 중 이 숙소를 예약했다. 다행이 친절하신 사장님 덕에, 한국에서 이 숙소로 자전거를 부칠 수 있었다 ^^정말 좋은 세상이다. 택배를 부치면 서울에서 독일 뮌헨까지 배달해 주는 세상이니 말이다. 23만원이 들긴 했지만...또르르..
그런데 시작부터 일이 터지고 만다. 세관에 자전거가 잡혔다!!! 자전거 프레임과 기타 부속을 한박스에, 그리고 바퀴만 따로 한박스를 만들어 총 두박스를 보냈는데, 하필이면 바퀴를 넣은 박스만 세관에 잡혔다는것. 하 ..고등학교때 독일어를 1년간 배웠지만..기억나는거라곤 '구텐 탁!!!!!!!!!' 밖에 없는데; 숙소 사장님도, 세관 직원도 이유를 모르고 일단 가야한단다...찾으러 ㅠ.ㅠ 그렇게 나의 뮌헨 첫 여행은 바퀴를 찾으러 떠나는 여행이다.
하 보이는가. 바퀴를 찾기 전과 찾은 후의 차이를...엄청난 스트뤠쓰!!!!!!!
바퀴를 찾으러 가는 길은 참 평화로웠다~ 조용한 동네(구석진..), 편리한 교통, 친절한 사람들. 터덜 터덜 걷다보니 동네 주민인 마냥 마음이 편안해 졌다. 하지만...세관으로 가는 길은 점차 미궁으로 향한다. 내가 탄 연차는 내 목적지의 반밖에 가지 않는 열차였고, 기차 노선 공사중이라 중간내 내려 버스로 갈아타야 한단다. 그리곤 다시 기차를 타고 가다가 세관으로 향하는 버스로 갈아타야 한다는..이게뭐야??????? 기차- 버스- 기차-버스...? 복잡해 복잡해.. 이때의 이야기를 하자면 날이 새도록 하소연을 할 수 있으니 통과!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세관은 공장들 사이에 멀뚱이 서있는 작은 건물이었다.
나 : "제 바퀴가 걸렸다고 해서 왔는데요~"(소심한 영어로..)
세관 직원 : "이름이 뭔가요?"
나 : " 조승현이요"
세관 직원 : "뭐가 들었죠..?"
나 : "자전거 바퀴요~"
세관 직원 : "가져 가세요~"
나 : "???!?!???!!!!!!!???????"
뭐지!?!? 그냥 준다! 그냥 가져가라고 준다!!
적어도 설명은 해줘야 하는거 아니냐!? 왜 걸린거냐!???????
나 : "잉!? 제 바퀴가 왜 세관에 걸렸나요!?"
세관 직원 : 저희도 몰라요. 운이 없는거에요.
나 : !?!?!?!?!?!?!?!?!?!
그랬다. 난 운이 없었다. 돈을 지불하지 않고 그냥 찾아왔으니 기분이 좋긴 한데,,,그렇다고 행복한것도 아닌 애매한 기분..뭐지!? 온 하루를 자전거 바퀴를 찾아 헤매는데 썼는데, 내 운이 없어서 였다니. 뭐 어찌됬건 바퀴를 찾아와 뚱땅 뚱땅 조립을 하기 시작!. 판을 벌려 놓고 조립하니 사장님이 나와 기웃대신다. 언제나 미소 만발이신 여사장. 자전거 여행에 다한 이야기를 건네시며 친근하게 다가오신다.
"어쩜 ~ 이렇게 잘생긴 청년이 여행도 멋지게 한데~젊은 패기로 자전거여행을 하는게 너무 보기 좋네요..^^"
하하 감사한 사장님...^^잘생겼다는 말은 사장님에게 처음 들었 ....^^눙물이...
하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서 터졌다. 디스크브레이크에 디스크가 닿아 바퀴가 돌아가지 않는다, 뒷바퀴를 프레임이 휘어서 바퀴를 결합할 수도 없다! 운송 과정에서 휜게 분명 하다 ㅠ.ㅠ. 정만 난감한 상황. 바이크 트래블러가 자전거를 조립하지 못하는 이상한 상황. 난처하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하다. 나름 정비라면 자신 있는데 디스크나 플렉싱은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 샵에 갈 수 밖에.
물어물어 간곳엔 다행히 영어를 하시는 기술자분이 계신다. 천천히 잘 설명해 주시며 고쳐주시는데 어린 시절 아버지를 보는 느낌이랄까. 정말 슈퍼맨이 따로 없었다. 계획에 없던 십유로의 지출이지만 난감한 상황을 벗어난데 만족할 따름이다. 귀 피어싱에 담배를 꽂아놓고 작업을 하시는 기술자 아저씨. 나도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그런 기술을 가지고 싶을 뿐이다.
자전거 여행을 하며 자전거가 고장나면 물론 내힘으로 고쳐야 하지만, 샵에가게된다면 꼭 고치는 과정을 보자! 친절하게 설명해 줄 뿐더러, 정비 기술을 하나씩 배워갈 수 있는 팁이 된다!
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자전거! 이 광경을 보고 어찌 흥분을 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제 출발이다!! 가슴이 두근 두근. 그닥 비싸지도, 대단하지도 않은 자전거지만 아무렴 그게 뭐가 중요할까. 내 심장을 뛰게하는데. 다음 일정은~ 당시 지동원과 구자철이 속해있던 구단의 근거지인 아우크스부르크!! 혹시..만날 수 있지 않을까~~~~~? 다음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