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정기국회에 맞춰 꺼내든 의제는 ‘방송장악 저지’와 ‘핵무장’이었다. 문재인정부가 공영방송을 장악하려 한다며 장외투쟁까지 시도했고, 국회로 돌아온 뒤에도 연일 이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13일 소셜미디어에 “깡패 행태, 조폭 정권”이라며 격한 비난을 쏟아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의 언론인 출신 의원들이 “더 이상 못 참겠다” 뉘앙스의 보도자료를 내놓으며 반격에 나섰다. “적반하장도 유분수” “소가 웃을 일”이라면서 지난 두 차례 보수정권에서 벌어졌던 방송 길들이기의 실태를 낱낱이 파헤치겠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이 주장하고 있는 ‘방송장악 국정조사’를 실시해 제대로 따져보자는 것이다.
이런 입장을 밝히고 나선 민주당 의원은 모두 10명이다. 박병석 박영선 노웅래 민병두 신경민 박광온 서형수 김성수 김영호 김종민 의원이 공동명의로 보도자료를 냈다. 제목은 ‘자유한국당의 이른바 방송장악 국정조사 요구에 대한 언론인 출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입장’이라고 붙였다.
이들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 9년 동안 방송은 정권 입맛에 철저하게 길들여졌다”면서 “이 과정을 지켜본 우리는 국회의원 신분을 떠나 언론에 몸담은 개인으로 선배로 동료로 참담함은 말로 다 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당의 방송장악 국정조사 요구에 대해 “적방하장도 유분수지 속된 말로 소가 웃을 일”이라며 “하지만 우리가 지난 정권 내내 강력히 요구했던 일이기도 하니 한번 철저하게 파헤쳐보자”고 했다.
또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저지른 방송장악의 실태를 만천하에 낱낱이 드러내는 일, 이것이야말로 공영 방송 정상화의 진정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모두 철저하게 규명해 책임자 처벌하고 영원히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론 출신 민주당 의원 10명 보도자료 전문
이명박·박근혜 정권 지난 9년 동안 방송은 권력의 통제 속에 정권 입맛에 철저하게 길들여졌다. 진실을 보도하는 언론사는 이른바 '좌파 언론'으로 낙인찍혔고, 수많은 언론인들이 부당한 해고와 징계 등으로 현장에서 쫓겨났다.
당시 청와대와 집권여당인 자유 한국당은 KBS,MBC 양대 공영방송을 자신들의 손아귀에 넣은 채 정권의 하수인으로 부렸고 낙하산 사장과 경영진들은 언론인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양심마저 저버렸다. 그 결과 공영방송은 국민들 속에서 더 이상 설 자리를 잃고 말았다.
이 과정을 지켜본 우리는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을 떠나 언론에 몸 담았던 한 개인으로서, 선배로서, 동료로서 그 참담함은 말로 다하기 어려웠다.
이런데도 자유한국당은 자신들이 해온 짓은 철저히 모른 척 한 채 방송장악 운운하며 국정조사를 거론하고 있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속된 말로 소가 웃을 일이다. 하지만 우리가 지난 정권 내내 강력히 요구했던 일이기도 하니 한번 철저하게 파헤쳐보자.
지난달 MBC의 카메라 기자들에 대한 '블랙리스트' 파문은 물론 이정현 홍보수석이 KBS 세월호 보도에 개입한 의혹를 담은 녹취록, 고 김영한 비망록에 적혀있는 청와대의 KBS 이사장과 사장 선임 개입 등 지난 정권의 방송 장악 증거와 정황은 이미 차고 넘친다.
최근에는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이 방송사를 압박해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 예술인들의 방송 출연을 막았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모두가 철저하게 규명해 책임자를 처벌하고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도록 언론사에 영원히 기록으로 남겨야 할 일들이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저지른 방송 장악의 실태를 만천하에 낱낱이 드러내는 일, 이것이야말로 공영 방송 정상화의 진정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2017년 9월 13일
언론인 출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일동
(박병석, 박영선, 노웅래 ,민병두, 신경민, 박광온, 서형수 ,김성수 ,김영호. 김종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