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니코마키, 널 위한 상처라면, 이 모든게 너를 소중히 하기위함인 상처라면, ]
첫번째 상처는 집안의 일. 두번째 상처는 아이돌로서의 몰락. 기분 참 더럽네 라며 중얼거였다. 눈을 감은걸 겨우 뜨며 신경질적으로 달력을 바라보았다. 붉은 잉크로 무언가 써져있는 날짜 위 바로 그 날짜는 바로 오늘이였다. 분명 2개월 전까지만 했었더라도 이 날짜에는 분명 마키와 6개월째 라고 하트를 써놓으며 적어놨을텐데. 그 글씨는 붉은 잉크로 찢어질듯이 벅벅 그어져있었다.
ㅡ마키와의 6개월 동안의 짧은 연애, 나 자신의 꼴에 사랑같은걸 느껴보겠다고 부자와 서민, 이런 갭을 무릅쓰고도 마키에게 나정말로 너 좋아하는거 같아. 라며 고백했었던 그때의 당당했던 나는 어디갔을까. 그때당시에는 단순히 좋아 라고 말할수 있겠지만. 사귄지 채 얼마가 되지 않아 나 자신 야자와 니코는 알아차릴수 있었다.
" 나는, 사랑해서 하는 사랑이 아니라, 외로워서 하는 사랑을 하고있는거구나, "
라며 이런 나 자신에게 크게 실망했다, 마키는 적어도 사람을 속이는데는 너무나 바보같이 잘하지 못한다. 그런 마키는 나에게 수많은 애정과 시간 물질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수많은것을 나에게 주며 노력했을텐데. 나는 그저 마키라는 한없이 약하고 바보같은 그 아이를 끌어안기는 커녕 나의 외로움이라는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하여 그 아이와 교제했던것이다. 그 사실을 잊고싶어서 정말 열심히 무언가도 해봤고, 다른 이성과 동성과도 친하게 지내봤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의 외로움은 여전히 계속 채워지지 않았다.
ㅡ입술을 매만졌다. 나 자신 야자와 니코의 매마른 마음같이 바싹 말라있었다. 공허함이 자취하는 방안 가득히 채우고 있었다. 단 6개월간만 정리됐었던 이 방에는 아직도 붉은 머리카락이 자신의 새하얀 침대 위에서 나뒹굴고 있었다. 나도 참 한심한 사람이네.
" 나는 지금, 뭘 하고있는거야? "
아이돌로서 나아가지도 그리 좋은 성적을 내지도 못하고 있다. 그저 이렇게 일어나서 헤어진 옛 연인생각이나 하고있다. 한심한 사람이라며 조금씩 속에서 차오르는 자기혐오와 눈물을 다시 목뒤로 집어넣지 못한채 모든 눈물. 그리고 여태까지 참아왔던 나 자신에 대한 한심함과 비판을 목으로 크게 내질렀다. 쇳소리가 들릴정도로 크게 소리쳤다. 그리고는 털썩 주저앉았다. 현관쪽에서 노크소리가 다급하게 들렸지만 그저- 아니. 그냥 열고싶지 않았다. 그 누구라도 그 아이가 아니면 지금 내 상황을 이해해주지 못할게 뻔하니까. 배고프다고 목마르다고 호소하는 나 자신의 신체의 고통을 가볍게 무시했다. 그 아이가 그때 받은 상처에 비교하면 이런건 아무것도 아냐. 나는 죽어서도 부족한거야 라며 침대에 얼굴을 파묻고는 정말 서럽게 몸이 탈수증세를 호소할정도로 울고있었다. 몇일간 아무것도 먹지도 그리고 마시지도 못한 나 자신의 몸에는 자기관리와는 거리가 멀어져있었고. 영양실조- 비슷한게 와있었던것 같았다. 하지만. 아무리 무언가 먹지 않아도 눈물은 계속 나왔다.죽어버리는건 아닐까 라고 생각될정도로 목놓아 울었다.그리고 중요한 사실 하나를 왜 그때서 알지를 몰랐을까.그리고 자신의 목으로 자기 혐오와 겨우 눈물을 다 뱉어낼 즈음, 니코는 한가지를 알게되었다.
" 이 외로움은. 네가 없어서야. 너만이 이 외로움을, 내 외로움을 채워줄수 있는거야.. "
지금와서 아무리 중얼거리고 뭐라한들 무엇하나 바뀌지 않는다.니코의 몸은 심각하게 망가져 있었고 지금까지 쓰러지지 않은게 용하다 싶을정도였다.갑자기 방을 가득 채우는 울음소리가 툭 하고 끊기더니. 니코는 눈을 조금씩 감았다. 너무나 공허해서 그리고 나 자신이 정말로 미워서 그리고 마키를 너무나도 보고싶어서-지금이라도 마키의 집에 달려가고 싶지만 몸은 아무말도 들어주지 않았다. 힘이 빠져왔고. 니코가 마지막으로 그당시에 기억하는것은 무언가 문이 박차고 들어오는 소리와 니코의 시야 앞을 가린 붉은 머리카락. 니코는 그것만 간신히 보고는 눈을 감았다.
ㅡ코를 찌르는 알코올 향기에 조심스레 눈을 떴다.흰색의 침대가 병원인가 라고 생각할정도로 차가웠다.하지만 알코올 향기에 아주 희미하게 익숙한 향수의 향이 났다. 마키가 언제나 뿌리고 다니는 그 향수의 향기는 적어도 나는 절대로 잊을수 없었으니까.다시 토해낼거같은 눈물을 삼키고는 쉰 목소리로 겨우 입을 연다.
" 마.. 키, "
일어나 겨우 핸드폰을 들어 시간을 보니 새벽 두시즈음.짙은 어둠이 내려앉은 이 방에는 나 홀로 있었고 어딘가 익숙한 가구배치와 내가 준 인형으로 여기가 마키의 집이란거를 확신하게 할수 있었다. 그리고 기뻤다. 마키가 정말로 나를 이렇게 좋아해줬구나라며 겨우 밝은 생각을 했을때. 상당히 날카로운 무언가가 니코의 마음을 정곡으로 찔러버리는 질문을 자신에게 던져버렸다.
' 넌, 여기있으면 안되는 사람이잖아, 마키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
내가 정말로 마키를 사랑하는건 아까 알았어. 그저 교만이였을 뿐이야. 모든 여건이 갖추어지고 행복해지니 내 행복의 근원을 몰랐던거라고.하지만 그때는 나도 대학교에 다니고 있었고. 지금은? 마키는 니시키노 병원의 인턴으로서 훌륭하게 의사로 자라나고 있는데. 지금 나자신은 대체 뭘하고 있는걸까? 힘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뻐근한 다리가 통증을 호소했지만 이랑곳하지 않고 방문을 살짝 열었다. 밝게 켜져있는 불에 눈이 아파 살짝 눈을 감았다 뜨자 그 넓은 거실에는 한명도 없이 그저 탁자 하나만이 있었고 마키는 어딘가 나간건가 라며 생각한 순간.무언가의 소리가 화장실로 부터 들려왔다.
" ..흑, 흐윽.왜. 왜.. 이렇게. "
마키의 목소리
너의 목소리
그리고 울음소리
이 모든게 교차했을때 니코는 주저앉아버렸다. 힘없이 자빠져버린 몸을 겨우 세워 방을 불을 겨우 키며 방을 둘러본 순간 방의 침대, 쿠션, 그리고 내가준 인형에도 축축한 무언가 눈물자국이 보였다.수많은 술병등이 보였고- 이 알코올 향기는 거실로 나가자 마자 머리가 깨질듯이 강해져왔다. 왜, 왜 너는. 이런걸로 의존하면서 겨우 버티면서 이렇게 약한주제에. 날 잡지도. 이유를 묻지도 않은게니. 대체 왜. 너는 표면적으로만 강한척 하는거야.
" ..마키, 거기 있는거 알고있어. "
" ... "
화장실의 문을 가볍게 두드린다. 하지만 역시 돌아오는건 침묵, 콩 하고는 가벼운 소리가 났다, 니코가 자신의 이마를 화장실 문에다 살짝 대고 말을 이어간다.
" 니코니-가 왜, 마키한테서 떠난줄 알아? "
" 질렸으니까, 싫었으니까 그랬겠지. "
돌아오는 마키의 목소리는 자신의 마음에 하나하나 아픈구석을 찌르고 있었다. 하지만 무언가 따스하게 녹아내리는 기분이였다. 마키의 목소리는- 분명히 싸늘했지만 어딘가 울음기가 묻어났다.
" 그러면, 마키는? "
" ... "
" 백보 양보해서 좋아한다면, 나를 병원으로 데려가서 간호했을거고. "
" 내 속마음도 모르면서 그렇게 말하지 마. "
" 내가 누구때문에 이렇게 됐는데. 네 속마음도 모르고 있을줄 알아? "
니코는 화장실 문을 세게 열었다. 서있으면서 훌쩍이는 마키가 정말로 너무나 가녀리고 약해보여서. 자신도 모르게 마키를 꽉 껴안았다.
" ..이거 놔, 니코. "
" 적어도 이말은 하고 놓을거야. "
" 우리둘이 안되는건 알고있잖아, 서로 좋아해도, ..여자인거고.. "
" 상관없어. 니코의 외로움은 마키만, 정말로 좋아하는 마키만이 채워줄수 있어. 어떻게 네 장래를 생각 안하고 이러냐고, 진짜 실망스럽지? 하지만, 마키는 언제나 약하고, 이러고 있으니까. 사실은 마키도 내가 달려와서 잡아주길 바라고 있었잖아. "
그 말이 마키의 속마음을 정확히 파헤친듯 마키는 살짝 움찔거렸다. 그리고 침묵이 이어진다.
" 마키쨩, 마키쨩은 언제나 약하면서, 그렇게 강한척 할필요 없어, 언제나 슬프거나, 힘들거나, 이럴때는 나한테 기대줘. "
" ..다시 한번더 나를 이렇게 만들면, 정말로 용서 안할거야. "
마키의 대답은 짧게 나왔고. 그리고 마키는 니코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덮었다. 그리고 서로를 바라보면서 한번더 키스했다, 두번째 키스는 아주 오랫동안 서로를 좋아한다는걸 가득히 느끼며 지속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