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지금은 사라진 네이버 기사 댓글러의 댓글을 발췌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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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를 갓 제대하고 세상물정을 잘 모르던 시기에
마침 친구 소개로 만나 서로 필이 통해 사귀게 된 여친.
그녀는 나의 수려한 외모와 빛나는 패션감각에 끌렸고
난 그녀의 고급스러운 럭셔리 두뇌에 끌려
그렇게 자석처럼 우리는 서로를 끌어당기게 되었다.
그리하여 만난지 이틀만에 서로 사귀기로 결정을 하였고
그렇게 우리는 행복한 만남을 지속해 오고 있었다.
그녀의 외모는 비록 수려하진 않았지만 내 빛나는 외모가
그녀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웠고
초등학교때 덧셈을 배운이후로 산수를 놔버려서 뺄셈을 아직하지 못하는
내 무식을 지방명문사립전문대의 럭셔리 두뇌를 가진 그녀가 잘 매꿔주고있었다.
뺄셈을 하지 못하는 나에게 넌 뺄셈을 못하니까 무조건 주는데로 받으라고
삶의 지혜를 가르쳐 주었던 그녀...
친구 결혼식날 밀리터리 카고바지를 입고온 그녀에게 옷이 이게 뭐냐며
한쪽 다리는 접어올리는 센스를 보이라고 그것이 패션이라고 가르쳐주었던 나..
이렇게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될존재가 되어가고있었다.
그렇게 1년을 사귄 우리 커플..
드디어 난 여친의 부모님을 만나기로 하였다.
이날을 위해 준비해두었던 백설기같은 하얀정장과 백구두 그리고 패션의 절정
흰생 중절모..
역시나 넋을 잃고 바라보시는 그녀의 부모님을 보며 난 어느정도 점수를 땃다고
생각하며 살짝 웃음 지을수있었다.
그녀의 부모님과 갈비집에서 맜있게 식사를 마치고 후식으로 뭘 드실거냐고
여쭤보았다.
"음...난 커피요."
그녀의 부모님이 커피를 마신다는 말을 듣고 자판기에 가서 커피를 뽑아다 드렸다.
그때 문득 몇일전 그녀의 말이 내 머리속에 떠올랐다.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고있던 그녀가 나에게
럭셔리 두뇌를 뽐내며 건넨 한마디..
"커피는 입으로 마시는게 아니라 코로 마시는거야..."
그전날 밤샘 업무를 하라고 상사가 짜증나게 하는바람에 몰래 도망나와
밤새 겜방에서 서든을 즐겼던 난 너무 피곤한 나머지 그녀의 뒷얘기를 듣지 못했다.
그녀의 부모님께서는 나의 외형적인 부분에서는 큰 만족을 하셨지만 머리가 좋지 않다는
점이 좀 못마땅하신듯 보였다..
좀전에 밥을 먹고있는 중간에 그녀 어머님께서 나에게
"근데 군대는 언제 갔다왔지?? 지금 자네가 26살인가?? 그럼 몇년전이었던게야~?"
라며 뺄셈을 못하는 날 은근히 자극시켰을때..그때 나의 치부를 건드리는 그때..
그순간을 내가 잊어먹지 않고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난 여기서 나의 무식함의 반전을 가해야 했다.
난 조용히 커피잔을 들고는 커피를 드시는 여친의 부모님을 보면서 말했다.
"저 어머님.아버님...외람된 말씀인지는 모르겠으나..커피는 그렇게 입으로 마시는게
아닙니다.."
난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가지고있던 커피를 코로 가져갔고
종이컵에 들은 커피를 코로 들이붓기 시작하였다.
마치 지옥불과 같은 느낌이었다.
이 사탄과의 싸움에서 싸워이겨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그 고통스런 순간을
견뎌내고있었다.
내 사랑의 위대한 힘을 보여주고싶었고 커피따위에게 승복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커피는 모두 나의 콧속으로 들어갔고
난 콧구멍으로 커피를 질질 흘리며 부모님께 득의양양하게 말했다.
"커피는 코로 마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음날..
여친의 전화번호가 바뀌었다.
무엇이 그녀를 나에게서 떠나보내게 한것일까?
아마도 그녀는 럭셔리 두뇌로 진화한 나의 총명함을 보고는 자신이 나에게
이제는 아무것도 해줄수 없음을 느끼고 고뇌했을지라..그리고 그런 균형이
깨져버린 상태에서 그녀의 비참함은 여자로써 감당하기 힘든고통이었으리라..
그리고 그것이 그녀가 택한 이별의 이유였으리라 라고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