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글을 오유에 쓰게 될 줄은 몰랐는데...
일단 서론을 시작하자면...
저희 어머니 말씀하시길,
어머니의 외할머니께서 신기가 좀... 보통사람보다 좀... 많이 있으셨다고 합니다.
외할머니께서 당신 돌아가시는 날 까지 스스로 보시고 예쁘게 차려입으셨다는 일화는 뭐...
아무튼.
외가쪽 식구중에, 어머니만. 그 외할머니의 그 것을 이어받은 듯 하십니다.
어머니 말씀으로는, 제 외증조할머니에 비할바는 아니라고 하십니다만...
제가 초딩 때, 맨날 "다녀오겠습니다" 하면 "그래 차 조심하고" 라고 하시던 어머니께서
하필 그 날은 "그래 자전거 조심해라." 라고 하셨던 그 날은.
제가 동네 고등학생 형의 자전거에 치여 팔이 부러졌던 날이었죠...
그리고 저는... 음...
어머니나, 외증조할머니 같은 정도는 아니지만.
... 어떤 가능성이 0.1초쯤 되는 영상처럼 번뜩이는?
어? 이거 이럴 것 같은데?
하는 수준의..
맞으면 맞는거고 아님 말고 수준의...
그냥 뭐 있는거나 없는거나 다름없는 뭐 그런 느낌적인 느낌을 가끔 받고는 합니다.
다른 사람들하고 똑같죠 뭐...
보통 사람보다 허깨비를 잘 보는거 빼곤...
허깨비는 뭐... 이렇습니다.
대 낮에, 저 앞에 인도를 걸어가던 사람이
갑자기 왼쪽으로 휙 꺾어 들어가길래
"ㅇㅅㅇ? 저기 골목길 같은게 있었나?"
하고 가는 길에 확인해보면
거긴 그냥 건물벽...
어느 특정 공간에서 특정 허깨비를 자주 본다거나...
(아가씨, 아줌마, 아저씨 같은 느낌을 확 받지, 명확하게 보인다거나 그렇진 않음...)
서론은 여기까지구요...
본론은...
제가 3달 전부터 변호사 사무실에 취직을 해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 건물 음...
지금까지 허깨비를 한번도 못봤어요.
이렇게 깔끔한 공간은 처음인 정도랄까...
없는게 이상한 수준이랄까...
근데 며칠 전부터.
아니나 다를까, 저희 사무실 앞을 기웃거리는...
파란 조끼를 입은 까무잡잡한 피부의 아저씨 형상이 자꾸 시야 밖에서 아른거립니다.
허깨비를 보면 그 허깨비 고유의 느낌 같은게 있습니다.
예전에 병원에서 봤던 여자형상은, 진짜 말도 안될 정도로 무서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는데
(예전에 맹견에 한번 물린 적 있습니다. 그 맹견앞에 섰을 때 아무 것도 못하고 움직이지도 못했던 그런 종류의 공포...)
그건 진짜 잊혀지질 않더라구요...
아무튼.
이 아저씨 허깨비는 뭐랄까...
자꾸 배고파보여요.
빵이랑 우유가 절로 생각나는 이미지...
제가 공사장 알바할 때 그런 꼴로 빵이랑 우유를 자주 먹었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요 ㅋㅋㅋ
아무튼 아까도 문득 아른거리길래
퇴근할 때, 그 허깨비 잘 나오는 문 앞 자리에다가 과자랑 우유 한잔 따라서 놔둘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제가 출근시간 잴 빠르고 퇴근시간 잴 느리니까요.
그러다 문득
혹시나 무슨 부스럼 만드는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어서 여기 글을 써 봅니다.
괜한 짓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