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65) 전 대통령이 최측근 보좌진이었던 정호성(48)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과 법정에서 대면했다. 이날 정 전 비서관은 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 증인으로 섰지만 증언을 전면 거부했다. 정 전 비서관이 재판이 끝날 무렵 “대통령께서는 사심 없이 24시간 국정에만 올인하신 분”이라며 재판부에 읍소하자, 박 전 대통령은 휴지로 눈가를 훔쳤다.
증언을 거부하던 정 전 비서관은 재판 말미 발언권을 얻어 3분여 간 재판부에 의견을 소명했다. 그는 “대통령께서는 가족도 없으시고 사심 없이 24시간 국정에만 올인하신 분”이라며 “대통령님에 대해 너무나 왜곡되고 잘못 알려진 것들이 많이 있는 것 같고 그게 눈에 보여서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님께서 어떻게라도 잘해보려고 내용 뿐 아니라 문장 뉘앙스까지 수정하고 스스로 챙기셨던 것”이라며 “최 씨의 의견도 들어보면 어떻겠느냐는 취지의 말씀도 했지만 이는 문건을 전달하라는 구체적인 지시가 아니었고 어떻게든 잘해보려는 국정 책임자의 노심초사였다”고 했다. 최 씨에게 청와대 대외비 문건을 전달한 사실은 있지만, 문건을 유출해 사익을 추구하려는 고의성이 없었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정 전 비서관의 발언 도중, 박 전 대통령은 휴지로 눈가를 훔쳤다. 박 전 대통령 옆 변호인 석에 앉아있던 유영하 변호사는 훌쩍였다. 유 변호사는 정 전 비서관이 발언을 마친 뒤에도 한참동안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