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2/18 서울 나가수콘서트 후기
게시물ID : nagasu_984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inΩ
추천 : 19
조회수 : 2319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2/02/21 22:39:15
안녕하세요 오유 나가수게시판 여러분들..

조금 뒤늦게나마 2월 18일에 있었던 후기를 써서 올려드립니다.
못가셨던 분들 글로나마 어떠했는지 감상해주셨으면 합니다.^^




내 음악관을 바꾸게 만든 나가수... 여기에 참가했던 가수들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서 기대되는 마음을 품고 서울로 상경하게 되었다.
서울 잠실실내체육관~! 이미 17일 어제 그리고 18일 오늘 한차례 공연이 이어진 뒤였다. 그리고 내가 보러온 오후 8시차 공연은 서울공연의 대대적인 피날레를 장식하는 공연이었다.


나가수에 나왔던 경연곡을 무척 좋아하는 만큼 그 멋진 경연곡들을 직접 들을 수 있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실제로 YB의 초심유지 인증 콘서트와 김경호스러운 김경호 콘서트에서도 그들이 나가수에서 들려주었던 경연곡들을 라이브로 할 때에는 방송때의 모습들이 매칭되면서 더욱 몰입해서 감상할 수 있었다. 이번 기회는 그야말로 내겐 꿈같은 시간과도 같을 것이다.

콘서트 장에 들어서는 순간, '나는 가수다'가 고유 폰트로 적혀진 전광판을 보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정말로 나가수 콘서트구나 싶었다. 기다리는 시간조차 기대감과 흥분감으로 즐거웠다. 기다림은 길지 않았다.

이윽고 기억에 오래오래 남을 콘서트가 시작되었다.




1. 자우림

불이 꺼지고, 커다란 와이드 화면엔 가수들의 일대기가 간략하게 정리된 가수 소개영상이 흘러나왔다. 청아하면서도 호소력이 짙은 목소리, 김윤아의 보컬이 흘러나온다. 자우림이었다. 명예졸업까지 밴드답게 소개영상에선 그동안의 경연곡들도 다양하게 소개되었다. 영상이 꺼지면서 자우림 세 글자만 남으면서 자우림이 등장하였다. 이 낯익은 전주는 그래, 처음 등장하면서 강렬한 포스를 남기면서 1위를 차지했던 '고래사냥'이었다.

경연당시 무편집 영상에선 깃발도 대동되었는데, 아쉽게도 깃발 퍼포먼스까지 나오지는 않았고 도중 관객들과 함께 부르는 부분은 첫 순서라 그런지 관객들의 호응이 영 시원치가 않았다. 그러나 김윤아의 카리스마 있는 목소리로 경연장을 가득 메웠다. '고래사냥'이 끝나고 멤버 소개를 하였다. 소개를 하면서 나가수가 자신들에겐 큰 의미있는 프로그램이라면서 특히 선,후배들과 같은 무대에 설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았다고 했다. 다음곡은 본인들의 곡인 '팬이야'였다. 

나도 나가수 중평에서 듣고 더더욱 즐겨듣게 된 노래인데, 라이브로 들어보니 더욱 자우림의 색깔이 짙어진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어떤 곡이든 자우림의 색깔로 해석해낼 수 있다는게 그들의 장점인 만큼, 오리지널 곡은 더욱더 말할 필요도 없었다. 그렇게 '팬이야'가 끝나고, 다음 곡이 바로 시작되었다.

내가 그렇게 기대하고 기대했던 '가시나무'였다.

음원으로도, 영상으로도 수십번을 보았지만 라이브는 역시나 파괴력이 남달랐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몰입해서 들었다. 마치 모든 관객들이 압도된 듯 숨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방송으로 볼때도 숨죽이고 몰입했는데 그 넓은 체육관이 정적으로 젖는 것을 경험하니 역시 이 곡이 가지는 파워가 내가 생각한 이상이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곡을 마치고 자우림은 인사하고 물러갔다.




2. 테이

진행은 정성호가 맡았다. 임재범 모창으로 정재범이란 별명을 얻으며 최근엔 김경호의 매니저로써 활약했던, 어찌보면 누구보다도 나가수를 연구했던 개그맨이 아닌가싶다. 다음 가수 소개영상이 나오는데 첫 노래가 나오면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사랑은 향기를 남기고' .. 그의 이름 두 글자가 화면에 남으면서 곡이 시작되었다.

참 감미롭다.. 그러나 감미로운 목소리만으로는 이 곡을 소화해낼 수 없다. 노래방에서 이 노래에 도전해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얼마나 부르기 힘든가를. 라이브로 들어보는 '사랑은 향기를 남기고'는 정말 이 곡은 테이를 위해 있는 곡이라는 것을 실감케했다. 

테이의 입담시간이 가장 길었다. 그 이유도 재미난 것이, 공연순서도 실은 짬 순서라면서 막내인 자신이 분위기를 띄워야 된다는 다소 귀여운(?) 이유였다. 입담이 길지만 전혀 지루하거나 하지 않았다. 진행을 참 잘했다. 3층 관객들도 고루고루 챙겨주면서 호응을 유도하고 농담도 곁들이는 듯 자우림때 약간은 어수선했던 분위기를 조금씩 정리해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역시 하이라이트는 모창 메들리였다. 박효신, 이승환, 신승훈에 이어 임재범까지... 첫 곡때보다 사람들의 호응이 더 열렬했다. 메들리를 마치고 테이가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자신의 곡보다 더 호응이 좋더라'라며 웃었다. 모창 하나하나가 끝날때마다 나왔던 관객들의 반응이 '사랑은 향기를 남기고'보다 더 뜨거웠으니 그럴만도 했다. 그런데 정말 특징잡아서 잘 했다. 특히 임재범의 모창같은 경우는 표정과 동작묘사까지 흉내내어 더욱 재미를 더했다.

메들리가 끝나고 마지막 곡을 시작했다. 첫 등장때부터 입은 테이의 빨간 옷.. 그것은 바로 비운의 곡 '내생에 봄날은..'을 예고했던 것이다. 세간의 평가가 별로 좋지 않았던 곡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곡의 라이브를 듣고 나서 난 이 곡을 재평가하게 되었다.

정말 싄났다. 방송에서 보았던 그 어수선함이 아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 곡은 경연용곡이 아니고, 정말로 이런 놀고 즐기는 자리에 적합한 곡이었다. 선동이니 뭐니 하면서 욕도 많이 먹고 본인에게도 상처를 남긴 곡이기도 하겠지만 곡이 시작되기 전에 테이가 이렇게 말했다. "이게 실제로 들어보면 더 신나는 곡이거든요' 그런데 그 말이 맞았다. 특히 1절끝나고 다같이 뛰어! 하는 부분은 거의 모든 관객들이 일어나서 호응했다. 나도 나가수를 보면서 선동삘나는 무대를 별로 좋아하진 않았는데 경험을 해보니 청중평가단들을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신나는데 기억에 남지 않을 수가 없다..  분위기를 잡아야 하는 막내의 소임답게 마무리까지 멋있게 하고 테이는 물러났다.





3. JK김동욱

'따뜻한 중저음의 목소리'라는 정성호의 소개와 함께 소개영상이 이어졌다. 그렇다, 조율신의 차례인 것이다. 등장과 함께 시작한 곡은 아니쥬럽으로 화제를 모았던 '비상'이었다. 당시 옥주현의 등장과 함께 참가했던 지라 화제성은 떨어졌지만 '비상'또한 편곡도 JK김동욱스럽게 잘 편곡된 경연곡중 하나다. 역시나 하이라이트는 막바지 I need your love 를 계속해서 노래할때였다. 코러스까지 추가해서 더욱 화려하게 들려주니 눈과 귀를 뗄 수가 없었다.

곡이 끝나고 입을 여는데 평소 목소리도 어찌나 중후한지.. 그야말로 공연장을 따뜻하게 덮히는 듯한 목소리였다. 목소리에 뭐랄까 순수함이 묻어나는 듯했다.

다음 곡은 여인의 향기에 쓰였던 OST '버킷리스트'였다. 난 잘 모르는 곡이었는데 지금도 귓가에 계속 맴돌정도로 좋은 곡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미련한 사랑'을 불러주길 원했으나 잘 모르는 노래를 이번 라이브를 통해 알게되고 좋아하게 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 곡이 이어졌다.
'조율'!!!

나가갤 공식(?) 7대 레전드 경연곡으로 손꼽히는 곡 중에 하나로 음원판매량도 나가수 역대급인 곡이다. 물론 치명적인 가사실수로 인해 자진하차를 하게 되는 불명예스런 곡이기도 하지만, JK김동욱을 순식간에 조율신으로 불리우게 할 정도로 파워가 강한 곡이다. 그런 곡의 명성답게 관객 모두가 흥겨워하며 호응했다. 특히 인상깊었던건 주변에 앉았던 할아버지도 계속 박수치며 호응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좋아하게 만드는 이 곡의 힘에 다시한번 감탄했다. 역시나 곡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절정부분이 아닐까. 실제로 합창단도 대동해서 멋진 하모니를 보여주는데 뒷부분이 방송에서 보여줬던 것과는 조금 다르게 편곡했다. 그런데 훨씬 드라마틱하고 감동적이었다. '가시나무'와는 다른 의미로 압도당했던 무대였다. 





4. 김조한

로큰롤 베어, 김조한!! 김조한은 이미 한 번 라이브 무대를 본 적이 있었기에 더욱 기대되었다. 그냥 지역행사에 특별게스트로 초청되었는데, 운좋게도 아주 앞앞자리에서 김조한의 라이브를 들을 수 있던 기회가 있었다. 거기서 'You raise me up'과 경연곡 'I believe'를 들었었는데 그 때 김조한의 파워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었다. 그렇기에 더욱 더 기대를 품게 되었다. 등장과 함께 시작한 첫 곡은 '사랑에 빠지고 싶다'.. 

노래가 너무 좋았다. 제대로 들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멜로디와 가사가 너무 애절했다. 왜 이렇게 좋은 노래를 지금까지 몰랐을까 싶었을 정도로.. 김조한 특유의 바이브레이션은 간혹 지나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는데, 이 곡은 그런 바이브레이션이 잘 어울린 곡이었다. 첫 곡만으로도 김조한의 존재감을 제대로 보여준 듯 했다.

곡이 끝나고 이야기를 하는데 김조한은 나가수에 다른 가수들보다도 더 큰 애착을 갖고 있는 듯 했다. 자신이 경연했던 곡들을 하나둘 언급하면서 얘기하는데 곡에 대한 깊은 애정이 느껴졌다. 그렇게 다음곡은 자연스럽게 'I believe'로 이어졌다.

실은 이 곡을 처음 방송에서 접했을땐 이 곡이 왜 1위지? 라는 의문감을 감추기 힘들었다. 생각만큼 임팩트가 강하지 않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번 라이브를 듣고나면 그 의문이 자연스레 해소된다. 김조한의 가창력도 돋보이면서 원곡을 색다른 방향으로 생각한 흥겨운 편곡이 빛을 발하는 곡이다. 쉽게 말해서, 1위 할만한 곡이었다.

신나는 무대가 끝나고 정성호가 무대에 올라와 인터뷰를 시도했다. 방금 불렀던 'I believe'를 다시 소개하는데 자랑스럽게 1위를 차지했던 곡이라고 설명하는게 어찌나 귀엽던지.. 그리고 김조한의 나가수애정이 돋보이는 인터뷰내용은 자신도 나가수의 애청자,팬이라고 소개하면서 나가수모임회 하나 만들어야겠다면서 농담하는게 그의 짙은 애착이 드러나는 부분이었다.

마지막 곡은 더욱 흥겨운 노래였다. everybody stand up!! 관객 모두 일어선 채로 시작한 곡, '천생연분'이었다. 호응도 조사 경연에서도 반응이 좋았었는데 실제로 들어보니 정말 흥겨웠다. 특히나 김조한의 비트박스 실력을 직접 감상할 수가 있어서 좋았다. 사람도 좋고 실력도 좋은 김조한!! 아주 흡족한 무대였다.






5. 신효범

효범 신, 신효범!! 신효범의 무대도 무척 기대되었다. 지금까지의 출연자중 가장 고음처리를 잘 하는 가수였다고 생각하는 터라 그걸 직접 들어보고도 싶었다. 소개영상이 이어지고, 신효범의 히트곡인 '난 널 사랑해'가 울러퍼졌다. 

역시 고음처리의 대가였다. 후렴구부분은 관객모두가 열심히 따라불렀다. 곡이 끝나고 소개를 하는데 특히 신효범은 자신감에 찬 목소리가 인상깊었다. 실력에 대한 자신감이 묻어나는 느낌이 들었다. 다음 곡은 재즈가 멋지게 첨가된 '세월가면' 이었다.

신효범의 기교가 엿보이는 곡이었다. 이 곡이 6위를 받았던 이유는 말그대로 1번이었기 때문이었을거다.. 재즈풍의 간주가 멋드러지고 리듬자체도 흥겨워서 호응하기 좋았던 곡이었다. 곡이 끝나고 정성호가 올라와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매니저 얘기가 나와서 신효범의 매니저인 박휘순 얘기가 나왔는데 신효범이 정말 때려주고 싶었을 정도라고 그랬다. 하지만 절대 미워할 수 없는 미소를 짓는다고도 얘기했다. 안 어울리는 것 같으면서도 어울리는 사이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다음 곡 소개하면서 자신의 목표이자 라이벌을 인순이로 꼽았는데 신효범이라면 충분히 그럴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순이를 거론함과 동시에 다음곡은 자연스럽게 '이별연습'으로 이어졌다.

무대도 좋고, 음원도 좋았던 '이별연습'이라 기대가 컸었는데 역시 신효범답게 라이브도 완벽히 소화해내었다. 그 고음파트를 직접 들어보니 과연 1위할만한 곡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편곡도 기가 막히게 되었고. 왠지 이번 전국순회로 팬이 더 많이 생겨날것같은 예감이 든다.





6. 조규찬

자우림의 가시나무, JK김동욱의 조율, 인순이의 아버지 등 이 콘서트에 기대했던 것이 가수뿐만 아닌 그 가수의 명곡을 기대하는 마음이 컸는데, 유일하게 조규찬만큼은 그의 노래보다는 그 사람 자체가 기대되는 가수였다. 그의 탈락이 무척이나 아쉬웠던 팬의 입장으로서 그의 라이브와 입담을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설렜다. 

소개영상이 이어지고 흘러나오는 첫 곡은 '이별이란 없는거야' 였다.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노래라 숨죽이고 감상했다. 당시 경연때는 야외의 느낌이 났었기때문에 실내에서의 느낌은 어떨지 궁금하기도 했다. 역시나 다를까, 조규찬의 음색과 가창력을 둘 다 느낄 수 있는 곡이다. 실내경연이었다면 절대 5위는 하지 않았을 곡이라 생각된다.

곡이 끝나고 자기 소개를 하는데 이 어찌나 안타까운지. 방금 불렀던 '이별이란 없는거야'를 소개하는데, 마지막에 Never say goodbye를 여러번 외친다고 그러는데, 그 잔잔한 슬픔이 역으로 웃음을 주었다. 기대한만큼 그의 멘트는 은근히 웃음을 주는 멘트가 많았다. 조규찬 본인도 1라운드 정도만 버틸것이다라고 내심 예상은 했었으나 정말로 현실로 닥치니 기분이 이상했다고 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른 곡을 편곡해둔 것이 있었는데 그걸 들려주겠다고 했다. 유재하의 '우울한 편지'.. 갑자기 큰 기대가 들면서 긴장감도 들었다.

아..!! 조규찬, 아쉽다. 곡이 끝난 순간, 정말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던 순간이었다. 이런 멋진 편곡을 방송에서 보여주지 못하고 탈락의 고배라니, 아.. 진심으로 시즌 2에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 밤이 지나면'을 7위로 평가했던 청중평가단이 원망되는 순간이었다. 이 '우울한 편지'가 방송에서 나왔다면 얼마나 반응이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재미난 입담이 이어진 후 마지막 곡  Damien Rice의 'The Blower's daughter'란 팝송을 들려주는데, 기타 하나와 그의 목소리만으로 공연장을 촉촉히 적시었다. 얘기는 재미나게, 음악은 진지하게. 조규찬이란 사람을 기대한 나에겐 굉장히 큰 선물이었다.






7. 인순이

 
오늘 콘서트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만한 가수다. 정성호도 '더 이상 말이 필요없는 디바' 라고 소개를 했는데,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소개영상이 끝나면서 나온 곡은 '아버지'였다. 압도적인 전주와 나레이션이 시작되고 사람들은 숨죽여 감상했다. 방송으로 봤을때도 감동적이었는데 라이브로 들어보니 입이 다물어지질 않았다. 마지막 소절이 끝나고 흐느끼는 것까지 거의 완벽하게 재현했다. 가끔 청중평가단이 눈물짓는 모습을 보며 이해가 안된다는 사람들을 몇 번 봤었는데 그 차이가 바로 방송과 라이브의 차이인 듯 했다. 내 앞에 있던 어떤 중년남성분은 노래가 끝나자 눈물을 닦더라. 

감동에 젖어있을 틈도 없이 다음 곡이 시작되었다. 아.. 눈물바다로 만들려 작정을 했구나. '서른 즈음에' 였다.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별로라고 평했던 도중의 나레이션 부분.. 난 눈물이 났다. 노래를 위한 장치가 아닌 인순이가 그냥 자기의 인생을 얘기해주듯 나른나른 말해주는데 그 감정전달이 너무나 와닿았다. 갑자기 내가 서른이 되었을 즈음이 생각나게 하는 그런 노래? 서른이 될 사람도, 서른이었던 사람도 모두 공감가게 하는 그런 곡인 것 같다. 곡이 끝나도 난 박수치는 것도 잊은채 한참을 감상에 젖어있었다.

그렇게 폭풍같은 두 곡이 끝나고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살짝 가라앉았던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화기애애하게 만드는 게 역시 노련한 프로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장년층의 팬이 두터운 만큼 이야기도 희망과 용기를 주는 그런 얘기를 해주었다. 마치 가수와 관객이 아닌 선생님과 학생들 사이처럼. 인순이도 나가수에 대한 얘기를 좀 했는데 이렇게 들어줄 준비가 되어있는 관객들이 있는 무대에서 노래를 안 한다면 죽을때까지 후회할 것 같았다며 출연하길 잘했다고 했다. 비록 명예졸업은 실패했지만 인순이의 존재감은 나가수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었다.

진행자인 정성호가 아닌 인순이가 마무리멘트까지 모두 했는데, 마지막 곡은 '친구여' 였다.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아주 좋은 선곡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인순이 파트보다 랩파트가 많아서 조금 걱정되긴 했지만, 마지막 절정부분에선 인순이의 파워를 느끼게끔 멋진 성량을 보여줘서 흡족했다. 

이렇게 끝나기엔 좀 아쉽다. 역시나 마지막 앵콜곡으로도 신나는 노래를 택했는데,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난 괜찮아'!!

개인적으론 '오늘같은 밤이면'이 좀더 마무리로 좋지 않았을까 생각했는데, '난 괜찮아'도 충분했다고 생각했다. 일어서라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관객들이 거의 다 일어서서 호응했다. 특히 도중에 색소폰과 주고받는 장면이 압권이었다. 역시 디바라는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가수다. 그렇게 마지막 앵콜곡이 끝나고 콘서트는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아..... 나가수덕인 나에겐 너무나 잊지못할 선물같은 콘서트였다. 7인7색 아주 종합선물세트를 받은 기분이다. 조금 매니아적인 감상으로 가자면 가시나무vs조율vs아버지 라는 꿈의 무대를 보기도 했고(경연은 아니었지만) 테이의 마지막 무대를 재평가하는 시간이었고, 조규찬의 다음 경연곡을 들어보기도 하는 아주 값진 시간이었다. 너무 행복했다.

나가수 시즌 2를 기다리며, 이 행복했던 시간을 두고두고 떠올릴 것이다.





시즌 2까지 오유여러분들 함께 기다려요! ㅎㅎ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