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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lovestory_7297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밥밥밥밥
추천 : 1
조회수 : 49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4/01 17:46:00
열기가 가시지 않은 어느 한여름 밤, 개미는 땀샘도 없는 주제에 땀을 뻘뻘 흘리며 겨우내 먹을 식량을 모으고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베짱이는 개미를 비웃으며 노래를 불렀다. 베짱이는 베짱베짱 노래를 부른다.
암컷을 유혹하는 베짱이의 노래에 일개미는 종족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알 수 없는 설레임을 느꼈다. 아니, 그 곳에서 일하고 있는 모든 일개미들은 베짱이의 노랫가락에 빠져들어 하던 일도 멈춘 채 멍하니 서 있을 뿐이었다.
어느새 베짱이의 노래가 멈췄다. 한 일개미가 그에게 말을 걸었다....
"이봐요, 베짱이씨. 당신의 노래는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거요?"
베짱이는 기고만장해서 말했다.
"내 날개를 비벼서 부르는 노래이지요. 당신네들은 절대로 부를 수 조차 없을거요. "
노래를 부르고 싶었던 개미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그렇다면 그 날개를 우리에게 팔지 않겠소? 보상은 두둑히 해주겠소. "
베짱이가 당황하기 시작했다.
"팔다니요? 이 날개는 함부로 팔 것이 아니오. "
일개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베짱이에게 덤벼들었다. 고통스런 비명을 지르는 베짱이 따윈 아랑곳하지 않고 그의 날개를 잡아뜯기 시작했다. 주위는 고요해지고,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매미만이 조용히 맴맴 울 뿐이었다.
여름이 끝나고 날이 점점 싸늘해져갔다. 날개가 없어 암컷과 짝짓기를 하기는 커녕 살아남기조차 벅찼던 베짱이는 먹을 것을 구하지 못해 서성이고 있었다. 그러던 중, 문득 날개의 보상을 두둑히 해준다던 일개미들이 생각 났다. 그는 개미굴의 문을 두드렸다.
"개미여. 내 날개의 보상을 받으러 왔소. 먹을 것을 좀 줄 수 있겠소?"
하지만 개미들은 오히려 화를 내며 말했다.
"네 녀석이 날개에서 노래가 나온다던 거짓말쟁이로구나! 이런 쓸모없는 물건은 다시 돌려주마! 썩 꺼져라. "
개미는 다 부스러져가는 날개를 베짱이에게 던져주었다. 베짱이는 아무말 없이 가루가 되어 날아가는 날개를 바라보다가 그 자리에서 죽었다. 개미들은 그렇게 겨울 식량을 더 축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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