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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wedlock_984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막장루피
추천 : 4
조회수 : 36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8/18 07:3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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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여보에게

네가 없는 우리집은 싸늘하다. 침실엔 너의 온기가 없다. 내가 게임하고 있을때면 안겨오는 너의 온기 가득한 포옹이 없다. 전에는 들리지 않았던 냉장고 소리, 창에서 흘러 들어오는 차가 지나가는 소리, 심지어 내 자신의 숨소리까지 거슬린다. 네가 없는 우리집은 시끄러운 소음과 싸늘한 냉기로 가득하다. 

멀리 출장가는 거니까 네가 돌아오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거다. 게임할때 방해하면 그렇게 짜증나던데.. 네가 없으니까 그 게임도 하기 싫다. 네가 잔소리하는 맥주도 별로 맛이 없다. 정말 이상하다. 

나사가 하나 빠진 것 처럼 자꾸 뭔가를 잊어 먹는다. 집키를 안에 두고 현관문을 잠근다던가, 요리하다가 괜히 손가락을 베인다. 무언가를 할때 두번 세번 되뇌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잊어 버리니까. 

있을때 잘하라던데 이상하게 네가 있으면 다른 걸 하게 된다. 난 분명히 알고 있다. 이제는 네가 없으면 살 수 없다는 걸. 그런데도 네가 돌아오면 난 너를 바라보는 것 대신에 다른 걸 한다.

내가 너에게 이글을 보여주는 날은 네가 더이상 출장을 가지 않게 되는 날일꺼다. 혹은 평생 보여주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 보여주면 눈물 지을 너를 생각하니 안 보여주는 게 나을 것 같다. 

오늘이 첫날인데... 창밖에 차가 지나가는 소리는 여전히 시끄럽고 침실은 싸늘하다. 참, 웃음 소리도 없다.

아프지 말고 안전하게 다녀오세요. 기다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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