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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새벽녘 밤을 밝히는 시 - 여든 세 번째 이야기
게시물ID : humorbest_98493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33
조회수 : 3204회
댓글수 : 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4/12/06 15:33:55
원본글 작성시간 : 2014/12/01 17:24:01
출처 : http://blog.daum.net/_blog/BlogTypeView.do?blogid=0ILuZ&articleno=1498151&categoryId=98160&regdt=20100704195316
BGM 출처 : http://bgmstore.net/view/p34sd



1.gif

이채, 비 오는 날, 당신도 혼자인가요




비 오는 날, 당신도 혼자인가요

나도 혼자예요

하늘에서 땅으로

그토록 멀고 먼 여정에도

삶을 이루고 강으로 흘러가는

유리창의 빗방울도 혼자인걸요

 

어쩌면 당신과 내가

저 비를 닮은 듯해도

비처럼 흐를 수 없는 건

버릴 것을 다 버리지 못한 탓일까요

무거운 가슴으로 빗물이 고이고

외로움은 연잎의 차 한잔을 마시고 있네

 

바람처럼 불다가

빗물처럼 젖고

나뭇잎처럼 흔들리다가

낙엽처럼 저물어가는

어차피 인생이란 그런 것, 그러기에

태어날 때 울기부터 한걸요

 

창밖엔 비가 내리고

그리움은 젖은 노래를 부르고 있네

비 오는 날, 당신도 혼자인가요

나도 혼자예요

우린 처음부터 혼자인걸요

마지막까지 쓸쓸한







2.gif

김광련, 몰랐습니다




한 사람을 차지한다는 것이

우주 속으로

들어가는 일인 줄 몰랐습니다

 

세상 그 어떤 것도

그대를 사랑하는 일만큼

어려운 일은 없는 것 같습니다

 

시시때때로 불어오는 저 바람도

그냥 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매 순간 변해가는 그 모든 것들

다 그대로부터 전해 오는 것이었습니다

 

그저 사랑하는 마음

하나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비운 만큼 채워진다는 그 말

이렇게 힘겨울 줄 몰랐습니다

 

한 사람을 차지한다는 것이

우주를 통째로 내 것으로

만드는 일인 줄 진정 몰랐습니다






3.gif

박만엽, 가슴에 묻어본 적이 있는가




자기가

진정으로 애타게

사랑하던 것을

잃어본 적이 있는가

 

터질 것 같은

가슴을 움켜쥐고

슬픔에 북받쳐 진종일

울어본 적이 있는가

 

죽은 자의 영혼은

하늘에 묻어버리고

그 육체적 고통은

땅에 묻어버리면 되지만

 

살아남은 자의

뼛속으로 스며드는 그리움을

삭이기 위해 밤낮으로 헤매다가

가슴에 묻어본 적이 있는가






4.gif

김춘경, 그렇게 아파도 좋습니다




혼자 길을 걷다 제자리에 서 봤어요

초록의 눈부신 세상에 현기증이 나더군요

후들거리는 다리에 온 힘을 주고

다시 하늘 한 번 쳐다보니

뱅그르르 한 바퀴 도는 새털구름 사이로

지난 밤 꿈에서 봤던 그대가 보였어요

쓸쓸해 보였답니다

손 흔들며 하얗게 미소짓는 그대

그런 그대를 보니 마음이 아프네요

그래도 좋습니다

그렇게라도 그대를 볼 수 있다는 게






5.gif

이문재, 자유롭지만 고독하게




자유롭지만 고독하게

자유롭지만 조금 고독하게

 

어릿광대처럼 자유롭지만

망명 정치범처럼 고독하게

 

토요일 밤처럼 자유롭지만

휴가 마지막 날처럼 고독하게

 

여럿이 있을 때 조금 고독하게

혼자 있을 때 정말 자유롭게

 

혼자 자유로와도 죄스럽지 않고

여럿 속에서 고독해도 조금 자유롭게

 

자유롭지만 조금 고독하게

그리하여 자유에 지지 않게

 

고독하지만 조금 자유롭게

그리하여 고독에 지지 않게

 

나에 대하여

너에 대하여

자유롭지만 고독하게

그리하여 우리들에게

자유롭지만 조금 고독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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