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에 피는 애기동백
범어사 대성암 올라가는 길에서
섬에서 온 처녀처럼 소심하게 핀 애기동백을 보다.
키 큰 홍송을 배필로 만난 새악시처럼 수줍게 고개 돌린 모습이 너무 이쁘다.
동백섬에서 본 동백보다 모양도 색도 꽃으로서 볼품없어 보인다. 그러나
옅은 붉음일 지라도 꽃 보기 힘든 겨울에 핀 너가 반갑기도 대견하기도 기특하기도 하다.
화려한 거짓말보다 촌스러운 진심이 필요한 요즘 세상에...
달달한 비가 내리고 있다.
하늘을 향해 혀을 내밀어 본다.
정말 달다.
그나저나
바람 부는데
비 내리는데
곧 겨울인데
철모르고 마냥 웃고 있는
이 애기를 우야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