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월 북한을 방문한 양병희 남북함께살기운동 이사장이 북측으로부터 의료상황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양 이사장, 좌측에서 3번째)
ⓒ2004 영안교회
<오마이뉴스>가 '남북함께살기운동(이사장 양병희)', '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김용준)'와 함께 하는 '북한에 왕진가방 보내기' 캠페인에 북한 동포를 돕는 사랑의 손길이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15일 현재 '북한에 왕진가방 보내기' 캠페인에 594명이 참여했으며 2400만원의 성금이 모아졌다. 캠페인에는 교회와 교인들의 참여가 두드러졌으며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와 독자회원들의 참여도 이어지고 있다. 새벽별교회(30만원)와 교인인 고세종씨 등 가족 4명이 각각 2만∼3만원을 냈으며 '북한어린이 조광호(3만원)', '통일세대 권이랑(3만원)'씨의 참여도 눈길을 끌었다.
이상아(여·32·회사원)씨는 지난 1월 친일인명사전 돕기에 팔 걷고 나섰던 <오마이뉴스> 독자회원으로 왕진가방 보내기에도 참여했다. 이씨는 16일 "대학원 수업에서 인요한(미국명·존린튼·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외국인진료소 소장) 선생님이 북한 동포를 외면하는 남한 사람들을 꾸짖는 소리를 들었다"며 "남북이 서로 싸우더라도 사람은 살려놓고 싸워야 하는 게 아니냐"며 동포애와 민족애를 강조했다.
김영숙(여·53·정금교회 집사)씨는 "교인들이 집에서 반찬을 가져오기도 하고, 여름에는 국수를 먹기도 해서 교회의 식비 예산을 아껴 모았는데 마침 왕진가방 보내기 캠페인이 진행돼 참여하게 됐다"며 "우리 교회는 작아서 큰 힘을 보태지 못했지만 교회와 국민들이 북한 동포를 돕는 일에 앞장섰으면 좋겠다"고 동참의 기쁨을 표시했다.
"체제와 이념 뛰어넘어 도와야", "진보·보수 이념갈등 종식시키자"
▲ 길자연 목사는 고통 받는 북한 동포를 외면하는 것은 기독교인의 바른 모습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2003 권우성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회장이자 '기독교북한선교회' 총재를 맡고 있는 길자연(64·왕성교회 담임목사) 목사는 15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북한동포를 돕는 일에 기독교인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길 목사는 "진보진영은 인권운동과 사회활동을 한 장점이 있고 보수진영은 경제를 일으킨 장점이 있다"며 "이 좋은 점들을 살리는 게 중요하며 북한 동포들을 돕는데도 서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진보와 보수진영의 이념갈등은 종식되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길 목사는 특히 "북한 정권을 무너뜨린다든가 하는 일은 우리 할 일이 아니며 하나님이 때가 되면 통일을 이루게 해 주실 것"이라며 "그 이전에 굶어죽거나 병들어 죽어가는 어린아이와 주민들을 의약품과 의류 등을 지원하는 일이 북한선교회가 할 일이다"며 북한동포를 돕는 일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15일 전화인터뷰 내용이다.
- 북한에 왕진가방 보내기 캠페인에 동참하게 된 동기에 대해 듣고 싶다. "북한과 우리는 한민족이기 때문에 이념과 체제 모든 것을 초월해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달하기 위해 참여했다. 특히 북한의 어려운 실상을 그대로 볼 수 없어 동참했다."
- 북한정권에 반감을 가진 사람들은 북한동포를 돕는 일 또한 매우 반대하고 있다. "국민들은 북한을 생각할 때 김정일 정권부터 떠올린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할 일이 아니다. 지난 4∼5년 동안 북한주민 400만∼500만 명이 굶어죽거나 병들어 죽은 것으로 알고 있다. 1세기 전만 해도 우리는 한 민족이었다. 체제에 따라 남북의 차이가 있다고 해서 동포의 어려움을 보고도 모른 체 하는 것은 예수를 믿는 사람들의 바른 모습이 아니다. 체제와 이념을 초월해 어려운 상황에 처한 어린아이와 동포를 돕는 일에 나서야 한다."
- 한기총 내부에서 북한을 지원하는 일에 우려하는 시각은 없는가. "전혀 없다. 지난 용천참사 당시에도 2억5천만원을 모아 북한에 보냈다. 그리고 작·금년에는 45억원 가량의 의약품을 보냈다. 한기총을 보수·우익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데 우리는 보수·우익이 아니라 기독교복음 전파와 한국교회를 위해 봉사하는 단체다. 한기총은 특정 정당이나 정치적 이익에 부여하는 단체도 아니며 북한 동포를 돕는 일에 언제나 협력하고 도울 자세를 갖고 있다."
- 진보진영과 입장 차이가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발전적 제안이 있다면 해달라. "그 동안 우리 사회가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갈등을 일으킨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학생운동을 했던 분들이 양지로 나오면서 보수층 인사들이 위축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제 이념갈등은 종식해야 한다. 이념이 다르다고 서로를 공격하기 보다 협력할 필요가 있다. 진보진영 사람들은 인권운동과 사회활동을 한 장점이 있고 보수진영 사람들은 경제를 일으켰던 장점이 있다. 이 좋은 점들을 살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북한을 돕는데도 서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면에서 <오마이뉴스>가 '기독교북한선교회'가 서로 협력하게 된 데 대해 감사드린다."
- 북한의 변화 가능성 및 남북통일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는지 듣고 싶다. "북한이 경제와 사회구조의 취약점을 잘 알고 북한동포들을 잘 살게 한다면 무력이 아닌 평화통일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남북한은 평화통일을 위해 서로 교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 남북교류 및 통일을 위해 한국기독교가 해야할 과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적십자를 통하거나 아니면 개인적으로 돕는 등 북한을 돕는데 있어 기독교가 70%, 천주교가 20%, 불교가 10% 정도 차지했던 것으로 안다. 기독교인들은 체제와 이념이 다르다고 해서 북한을 적대시하지 말고 여러 가지 문제로 신음하는 동포들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보듬는 자세가 필요하다."
- 기독교북한선교회의 북한 선교활동 방향과 계획에 대해 듣고 싶다. "정치와 이데올로기를 떠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북한 주민들을 물심양면으로 도와 왔고 계속 돕는 일을 할 계획이다. 북한 정권을 무너뜨린다든가 하는 일은 우리 할 일이 아니며 하나님이 때가 되면 통일을 이루게 해 주실 것이다. 그 이전에 굶어죽거나 병들어 죽어 가는 어린아이와 주민들을 의약품과 의류 등을 지원하는 일이 북한선교회가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