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아가 한번도 못봤네. 엊그제 아저씨 아이들은 돌잔치 했단다. 실을 선택했으면 했는데 큰앤 판사봉 연필 작은애는 청진기 판사봉인가 선택했어. 실망했지 둘다 실을 들기를 바랬거든 아저씨 엄마가 참 많이 아프거든 손주 한번 안아주고 닦아주고 하고 싶으실텐데 한번도 그러질 못하니 얼마나 옆에서 보기에 맘이 아픈지 몰라. 그래서 다 필요없어 안아픈게 최고야라고 생각한단다. 그래서 네가 아프게 태어났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정말 미안하고 맘아펐단다. 니 애비가 우리 아가들 첫 사진보고 좋은소리를 안해서 나도 너 태어나면 말로써 복수하리라 했거든. 근데 네가 아프데 이런 절대 그러길 바라지 않았는데. 그러다 얼마전에 니가 건강해 보이는 사진을 봤어. 인큐에서 나온 줄 알았어. 정말 건강해 보였어. 곧 보겠구나 했어. 근데 방금 아저씨 씨 마눌님에게 오늘 네가 하늘나라로 갔다는 소식을 들었어. 목이 메여서 말을 못했어. 니 엄마에게 머라해야 할지도 모르겠어. 여기에 적는데 지금 이게 잘하는 짓인지도 모르겠고 눈물이나. 지금 비도 와. 정말 너의 부모에게 하늘이 운다는 말이 글자 그대로 겠구나. 내일 화장한다는데 안 뜨거우라고 비가 오는건지. 왜 그렇게 해맑게 건강한 모습을 보여줬니 생각도 못했어. 아가 아저씨가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어.너에게도 니 엄마에게도. 다음엔 아프지말고 다시 니 엄마에게 와서 실을 들고 웃어주렴. 꼭 그랬으면 좋겠다. 안 아팠으면 좋겠다. 정말 안 아프고 건강만 했으면 좋겠다. 미안해 아가 한번도 보러가지 못해서 정말 미안해. 그 곳에선 아프지 말고 힘차게 뛰놀기 바랄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