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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로 세상과 부딪치다(유럽여행기)#복장편- 햇빛이 너무 뜨거워!!
게시물ID : bicycle2_315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중풍산부인과
추천 : 9
조회수 : 1118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5/04/04 16:46:01
뙤약볕이 내리쬐는 한 여름...! 자전거 여행이라하면 어떤 복장이 떠오르나요~?

요런거...?
자전거져지_레트로_싸이클져지_4.jpg


혹은 이런,,딱 달라 붙는 5부 쫄바지와, 반팔..그리고 멋드러진 헬멧을 상상하시나요~?


 하지만...난 태어나서 단 한번도 이런 복장을 한적이 없다.
어려서 부터 유난히 검은 피부였던 나. 남들은 건강해 보인다고 하지만, 전쟁 영화를 보며 베트공도 참 건강해 보인다며 나와 베트공을 번갈아 쳐다보던 친구놈과 싸우기도 여러번. 깜땡이란 별명을 달고 살았던 나는 피부가 검게 그을리는게 너무 싫었다. 이렇게 말하면 어떻게 더 검어지냐고 말할 주위 사람들이지만...그들의 나의 무한한 흑인 포텐셜을 알지 못한다.



 때문에 자전거 여행을 할때는 반팔, 반바지 복장을 해본적이 없다. 온도가 40도에 육박하는 날이어도 늘 긴팔 긴바지에 마스크와 고글까지. 모자도 헬멧 대신 캡이다. 

CAM00906.jpg
이렇게 완전 무장... 
복장.jpg
 라이딩을 할때는 정말 몸에 햇 빛 한점 들어올 곳 없이 꽁꽁 싸매고 탄다. 사실 한국에서야 많은 사람들이 피부가 타는걸 싫어하기 때문에 종종 이런 복장을 하곤 한다. 찌는 듯한 더위에도 피부를 햇볕에 내어놓는 법이 없다. 하지만 유럽에서 이런 복장은 정말 이상한 복장이다그들은 태우지 못해 안달인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미라처럼 다니고 있으니...하하 난 어딜가나 한눈에 주목 받고, 어디서나 신기한 눈총을 받는다. 


7.23일 스위스 상트갈렌-빈터투어 코스.

 라이딩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왠지 기운이 없다. 35도에 육박하는 온도. 몸 안에 소금을 쥐어 짜든 찌는 더위가 계속 된다. 어제의 무리한 업힐도 한 몫 하는 듯 하다. 그래도 오늘 빈터투어까지 가야하기에 무거운 발을 페달위로 옮긴다. 하. 오늘 코스에도 언덕이 있다. 언덕은 언제나 나를 한숨을 짓게 한다. 어제의 피로가 풀리지 않은 상태에 업힐이라... 끝없이 보이는 언덕은 길가다 흑형과 눈을 마주친것 마냥 눈동자를 땅으로 향하게 한다. 


'내가 다시 위를 쳐다보면 평지로 변해있어줘 땅아...!'


 먹힐리 없는 주문이지만, 매번 희망을 가지고 하는 이유는 현실을 부정하고 싶기 때문일까. 그럼에도 난 기어코 페달질을 시작한다. 사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맞는게, 시작하기전엔 '저걸 어찌 올라' 하면서도 막상 오르기 시작하면 금새 줄어드는 경사에 힘이 나기도 한다. 

 그 때, 저 멀리 보이는 한 가족. 자전거 네대가 가파른 언덕을 영차 영차 오르고 있다.

CAM00942.jpg

 앞서가는 세 아이와 맨 뒤에서 아이들을 응원하는 아버지. 순간 마음이 철컹. 나의 새로운 로망이 탄생했다. '내가 아빠가 되면, 아이들과 함께 자전거 여행을 떠나야지 ' 저렇게 행복해 보일 수가 없다. 이 가파른 언덕을 어찌 저리 잘올라가는지 아이들이 신기할 따름이다. 아이들은 역시 지칠줄 모른다.

 저 모습이 너무 보기좋아 속도를 붙여 따라가본다. 그들이 쉬기위해 페달에서 발을 떼어 놓을때 나도 함께 떼어놓고 옆에 섰다. 가볍게 인사하고 아이들에게 반갑게 손을 흔들어 보았다. 흠칫 놀라는 아이...뭐짓...ㅠ.ㅠ 내가 뭔 잘못이라도...


 그때 아이가 아빠에게 묻는다

아이- "아빠 저 사람은 이렇게 더운데 왜 마스크를 써??, 옷도 다 긴팔이야!"
아빠 - "글쎄..아마 여기 공기가 안좋다고 생각하나봐~"
아이 - "진짜 덥겠다!!!"
나 - "아니야~까매지는게 싫어서 마스크랑 긴팔을 입은거야!"

 그랬다. 그들의 입장에서 이 더위에 마스크를 쓰는 일은 이해하기 어려웠을 법 하다. 것도 청정국가인 스위스에서..공기의 질을 걱정하며 마스크를 썼을리가 ㅠ.ㅠ 백인들은 이해못하는 이 슬픔. 어쨌거나, 아버지와 아들들이 함께 언덕을 오르는 모습은 꽤나 이색적이고 부러웠다.

 자신은 잘 안 타는 편이라며, 썬크림 바르길 게을리하거나 자랑하듯 피부를 내놓고 다닌다면^^
조심하자~  지구의 오존층은 꽤나 많이 뚤려있고, 햇빛엔 장사 없다는 사실을~~



그럼에도 스위스의 자연은...최고 ^^
CAM01417.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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