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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적 낭비에 대한 고찰
게시물ID : sisa_98591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둥글이8
추천 : 0
조회수 : 443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9/27 00: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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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적 낭비에 대한 고찰]

1609년 갈릴레오가 최초로 망원경을 발명해 토성에 띠가 있음을 발견한 이후로 인류는 점점 더 먼 우주를 살피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구 대기에 의한 화상 떨림 현상’으로 인해서 아무리 좋은 망원경을 만들었다 하더라도 지구상에서는 ‘보다 깊은 우주’를 꿰뚫어 보는데 근본적인 한계가 있었다.

1946년 천문학자 '라인만 스피치'는 이를 극복할 ‘우주 망원경’을 제안했다. 망원경을 지구 밖으로 쏘아서 운영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어렵사리 1969년 부터 시작된 우주망원경 프로젝트는 예산문제로 한 때 중단되었다.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초대형 프로젝트 였으니 냉전시기에 군비 충당하기에도 바쁜 미 정부에는 부담이 컸을 것이다. 하지만 스피처는 유럽우주국으로부터의 추가 지원을 받아 다시 프로젝트를 진행되도록 미정부를 움직였고, 당시까지의 최첨단 광학-우주 공학기술로 만들어진 망원경은 1990년 4월 24일 디스커버리호에 실려서 우주로 발사되었다.

최초로 우주가 팽창하고 있음을 발견한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의 이름을 딴 이 ‘허블우주망원경’은 지구 상공 610km에 안착 되어 96분 주기로 지구를 돌면서 인간보다 100억배 뛰어난 그 매서운 눈으로 우주를 주시했다. 기대 수명 15년을 훨씬 넘겨 27년째 우주의 파수꾼 역할을 학 있는 허블은 지금까지 100만장의 사진을 찍어 보냈는데, 그 중 하나의 사진이 바로 이 [허블 딥필드]라는 이름의 사진이다.

이 사진을 찍기까지의 과정 자체가 참으로 큰 모험?이기도 했지만, 이 사진은 인류의 세계관을 바꿔놓기도 했다.

허블 망원경을 운영하던 천체물리학자들은 검게 보이는 우주 공간이 실로 텅 비어있는 지에 대한 의문을 가졌다. 하지만 공허하게 보이는 우주공간에 망원경의 초점을 맞춰야 하는데는 엄청난 기회비용의 문제가 있었다. 어두운 부분을 찍으려면 그만큼 노출 시간이 길어져야 했는데, 최소 10일 동안은 다른 작업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게 뭐 대수일까 여겨지지만, 허블망원경 프로젝트가 현재까지 10조가 투입 되었음의 사실에서 볼 때, 10일 넘게 공허한 우주를 향해 ‘멍 때리고’ 있는 비용은 100억 넘게 들어가는 프로젝트였다.

하지만 기획은 실행 되었다. 허블은 큰곰자리의 아주 어둡고 작은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이는 2‘.5정도로 천구의 2,800만분의 1의 크기였다. 다시 말해서 하늘을 2800만개의 구획으로 아주 자잘하게 쪼갰을 때, 그 1개의 크기를 허블망원경은 주시했다. 그것은 단지 세밀한 집중만이 아닌 영원에 다다르는 관조이기도 했다.

‘영원에 다다르는 관조’란 이런 뜻이다. 가령 멀리 보여지는 천체 일 수록 그것은 더 깊은 과거를 담고 있다. 가령 우리의 태양 빛은 ‘지금’ 빛나는 것이 아니라, 태양 표면에서 발생한 빛이 30만 km의 빛의 속도로 8분 20초를 달려 우리의 망막에 도착한 것이다. 즉 8분 20초 전의 태양빛을 우리는 보고 있다는 말이다. 태양 다음으로 가까운 빛나는 별인 센터우르스 자리의 프록시마 별은 4.2광년 떨어져 있는데, 이는 4.2년 전에 별이 불타던 흔적을 우리에 전해준다. 우리 은하와 가장 가까운(은하철도 999의 메텔이 살고 있는) 안드로메다은하까지는 200만 광년인데, 이는 안드로메다은하 사진이 사실은 우리가 아직 원숭이로 살고 있을 때 은하의 빛이 이제 도착해 사진으로 찍혔 다는 것을 뜻한다. 이렇다보니 어느 천체 물리학자는 우리가 고개 들어 접하는 밤하늘을 ‘시간의 복도를 보는 듯하다’고 까지 표현을 했던 것이다. 멀리 볼 수록 과거의 사건을 접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허블우주망원경이 그 바늘 끝보다 좁은 그 칠흙 같이 어둡고 먼 공간을 주시한 임무는 다른 표현으로 100억 광년 전의 영원의 시간을 관조하는 일이기도 했던 것이다.

그렇게 1995년 12월 18일부터 12월 28일까지 11일간의 노출 기간 동안 300장의 사진이 찍혔고 이 사진을 합성해 ‘허블 딥 필드’라는 (첨부) 사진이 만들어졌다.

이 사진에 천문학자들은 경악했다. 공허한 공간으로 여겨졌던 밤하늘의 어두운 공간에 은하들이 수천 수만개가 빼곡이 들어차 있었던 것이다. 여기에 전체 천구의 크기(280만배)을 곱하면 우리 사는 우주에 이러한 은하가 최소 수천억개가 된다는 산술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우주에는 수천억개의 은하가 있다’는 얘기를 하는 것은 단순히 ‘우주적 광대함’을 표현하기위한 수사가 아니라, 1995년 허블우주망원경이 이 사진을 보내 온 후의 지극히 단순한 산술적 계산의 결과인 것이다.

또 하나의 우주망원경이 발사 될 예정이다. 정육각형 반사경 18개를 하나로 모아 6.5미터의 거대한 반사경을 갖는 이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프로젝트는 이미 1995년부터 진행되고 있었다고 하는데, 2018년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인류는 허블보다 수십 배 더 깊은 우주를 관찰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2018년 이후 과학 교과서에는 우리가 사는 우주에 대해 ‘수천억개의 은하...’들이 아닌, ‘수천경의 은하...’등의 생소한 표현이 등장할 수 있다.

* 참고로 우리 지구가 속한 태양계는 우리 은하의 작은 일부에 불과하다. 40년 전에 우주로 발사된 보이저 호는 현재 태양계의 외곽에 도착했을 따름이고, 현재와 같은 속도로 부지런히 120만년이 지나야 우리 은하 외곽에 도착할 수 있을 뿐이다.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빠른 우주선으로 100만년을 넘게 내달려도 그 끝에 닿지 않는 은하의 크기라니. 하여간 ‘허블 딥 필드’에 찍힌 반짝이는 빛들은 모두 각각의 ‘은하’인데, 저 한 장의 사진에 얼마나 광대한 공간과 시간이 농축되어 있는지 상상에 맡긴다.

이러한 우주적 상상력이 부재한 이들이 조잡하게 자기 발 끝만 바라보며 살다가 김진태 같은 사람이 되곤 하니 정말로 안타까운 우주적 낭비가 아닐 수 없다.
... ㅆㅂ 이글 썼다고 또 김진태 한테 고소당하지 않을까 걱정 돼 별헤는 밤이 되겠네 ㅠ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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