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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플래쉬 - 지옥, 열반 그리고 거울
게시물ID : movie_4212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anInGray
추천 : 6
조회수 : 85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4/05 06:22:44
Fist.jpg

주인공에 국한해서 보자면
영화는 마지막 콘서트 장면 하나를 위해 나머지 영화의 모든 부분이 준비된 듯 합니다.
마지막 콘서트 장면 그곳은 바로 주인공에게는 말 그대로 생지옥입니다.
자신의 모든 것이 와르르 무너지며 치욕만이
자신을 칼과 창처럼 찔러대는 그런 곳이죠.
보다가 정말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나가버리고 싶었습니다.
도망치면 안돼... 끝까지 봐야한다라고 나 자신을 다잡아야 할 정도였죠.
내가 주인공이었다면 아버지와 함께 나가버리고는
평생동안 그로인해 고통받았을 겁니다.
그 안에 있는 주인공의 고통은 말도 못했겠죠.
 
하지만 주인공은 다시 그 지옥 속으로 도로 뛰어들어갑니다.
용기였는지 아니면 분노였는지 모르겠습니다 둘 다 였을 수도 있구요.
"당신들이 날 어떻게 보건 간에 난 내가 가지고 있는 걸 모두 보여주겠다. 모두 다 써버리겠다" 라고
거꾸로 지옥속에서 모든 이들을 [끌고 가기] 시작합니다.
 
 
관객들의 평가 건
플래쳐의 독기 서린 욕설이건
이미 저지른 엉망진창의 연주건
그런 콘서트 장에서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어느 정도의 실력이건
이미 준비된 연주 리스트건
 
모든 것이 아무런 의미도 없어지고 [모든 것이 사라졌습니다](색즉시공)
 
그냥 드럼을 치는 자신 밖에는 없죠.
 
자신의 치욕과 더 나아가 그 밑에 있는 두려움을 무너뜨리고 자신의 모든 걸 다해서 드럼을 칩니다.
마지막, 주변의 연주도 없이 홀로 드럼을 치는 주인공.
주인공에게는 이미 아무것도 들리지 않고 주변의 모든 사람들도 사라졌을 겁니다.
그 부분의 영상과 소리가 말해주더군요.
우리가 흔히들 말하는 무아지경이라는 것이겠죠.
관객인 저 또한 느끼고 있던
모든 불편한 감정들이 사라지고 가슴속에서 뭉클함이, 에너지가  피어오릅니다.(공즉시색)
그 에너지에 플래쳐도 끌려갑니다. 자신이 그토록 원했던 것이 나타났거든요.
 
주인공도 원하고
플래쳐도 원하고
영화를 보러온 우리 관객들도 원하는
그 강렬한 카타르시스가 바로 그곳에 있습니다.
인간 모두가 [육체가 죽을 때 까지] 찾아 헤메는 [그것]이 그 장면에 있습니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손에 피가 나도록 드럼을 치던 주인공입니다.
손에 피가 나도록 드럼을 치다 얼음에 손을 담그는 장면.....
그것이 없었으면
아무리 재능이 있고 아무리 실력이 좋았다 하더라도
주인공은 마지막에 도망쳤을 겁니다.
[極극]에 이르는 자만이 그곳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결말과 그 이후도 그렇긴 하지만
플래쳐 자체가 보는 사람을 [시험]하는 캐릭터입니다.
 
[영화는 아무런 명확한 설명이 없습니다.]
 
주인공이 왜 그 생지옥 속으로 되돌아 가는지
플래쳐가 진짜로 주인공을 엿먹이는 건지
아니면 위에 말한 것 처럼
폭군의 탈을 쓰고 제자를 벼랑 끝으로 몰고가
그 내면을 모두 표출시키게 하려는 것인지
교수직을 잘리고 까페에서 주인공에게 한 말이 진실인지
아니면 주인공을 끌어들이기 위한 거짓인지.....
 
명확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無]
그러니 그 안에 갇히지 않고
자유로워진 자신이 말하고 생각하고 느끼기 시작합니다.
이 장면들을 볼때
여러분들에게 순간적으로 든 생각, 감정, 판단들이
바로 여러분 자신입니다.
 
 
 
왜곡된 신념을 가지고 학생을 다그치는 스승
자기 제자였던 학생을 아예 그 바닥에서 매장시켜 버릴려고 하는 스승
걍 플래쳐가 너무 나쁜놈이었죠
 
 
마지막에 플랫쳐가 함정을 파고 앤드류를 엿 먹이는 듯한 건...
그것도 성장시키기 위한 시련을 주려던 걸로 생각됩니다.
 
 
 
 
 
여러분이 어떻게 보고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생각하는가... 
바로 여러분 스스로가 드러나 버리죠.
 
플래쳐는 바로 [거울]입니다.
여러분 스스로를 들여다 볼 거울이요.
그리고 이 영화 전체가 여러분 자신을 들여다 볼 거울입니다.
 
여러분이 플래쳐를 바라보는 시각은
바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입니다.
그리고 세상을 그렇게 바라본다는 것은
[세상을 그렇게 만든다는 것과 같습니다.]
 
한가지 중요한 것은
누구의 시각이든지 잘했다, 잘못했다
맞다 틀리다... 이건 없습니다.
그저 이런 생각, 저런 생각과 느낌들이 [있다는 것].
이게 [전부] 입니다.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이 j.k 시몬스에게 돌아간 것은
 J.K 시몬스 역시 손에 피가 나도록 드럼을 치는 영화속 주인공 처럼
 혼신의 힘을 다했기 때문일 겁니다.
 J.K 시몬스는 [사라지고] 플래쳐가 되었겠지요.
 그래서 "최고"에 도달한 것이겠지요.)
 
(이 영화의 감독에게 찬사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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