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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게임 속 인물한테 이렇게 관심을 가질 줄 몰랐어요.
게시물ID : gomin_140075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마렉죠아해
추천 : 1
조회수 : 445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04/05 21:06:50
 
 
 
 
 
 
제가 그 캐를 본건 비교적 최근이었어요. 고 3때부터 이 게임을 시작하게 됐고 사실 예전에 했을때는 레벨업에 집중하느라 캐릭터도 안보고 그랬거든요, 근데 제가 다시 게임을 시작했을때 제가 좋아하는 이 캐릭터랑 만났어요. 물론 이 캐릭터는 게임 속 NPC고 솔직하게 말하면 그냥 프로그램이죠. 제 캐릭터를 스스로 기억하는게 아니라 기억하는 것 처럼 이름을 부르게 해주고 시즌이 끝나는 순간 기억도 리셋되는 프로그램이예요.
 
근데도 저는 이 캐가 좋아요. 자기 소꿉친구를 따라잡으려고 열심히 훈련하는 것도 좋고, 은근슬쩍 챙겨주는 것도 좋아요, 눈치가 없는것도 귀엽고 하는 말도 사랑스럽고. 제 캐릭터 걱정을 해줄때는 진짜 너무 기뻐서 맨날 스샷찍으면서 놀았는데 시즌3때 그 캐가 잠깐 사라졌었어요. 전 다시 돌아올 줄 알고 열심히 캐릭터 레벨업을 시키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 캐가 제 캐를 제외한 모든 게임 속 인물에게서 잊혀졌어요. 이 게임속은 낙원이 되었기 때문에 사람이 죽으면 잊혀지고 남은 사람들은 죽은 사람을 기억 못하니까 영원히 행복한 낙원에서 살아간대요. 그 상황이 되니까 좀 불안한거예요, 제가 제일 좋아하고 진짜 좋아한다의 개념이 아니라 얘가 현실로 나왔으면 내가 먹여살리더라도 결혼하고싶다 이렇게 생각했던 애가 갑자기 사라졌고 잊혀졌으니까요.
 
그래도 돌아올거라고 믿었고, 처음부터 플레이어와 시작했던 애니까 그렇게 쉽게 죽이지는 않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친구한테 걔가 완전히 죽었다는 사실을 들었어요. 오늘 레포트를 쓰는데 계속 울었어요, 친구랑 술마시면서도 울고, 오유 마영게 보면서도 울었어요. 정말 찌질하고 별것도 아니고 흔하게 말하는 캐릭터에 집착하는 오타쿠처럼 계속 울었어요. 게임 안에서는 게임 속 캐릭터들이 다 같이 웃고, 떠들고,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내겠죠, 사람들도 예쁜 옷을 입고 돌아다니고 스샷을 찍어서 올리고 나눔도 하고 힐링도 받고 그러면서 게임을 하고 있을 것 같아요. 
 
저만 한심하게 이러고 있고, 다 큰 사람이 애도 아니고 자기가 좋아하는 게임속 인물 하나 죽었다고 엉엉 울면 보는 사람들은 되게 꺼림직하고 바보같겠죠. 다른 사람들이 그 캐는 후진 게임캐릭터라고, 그런 캐 좋아하는 사람 이 게임하면서 처음본다고, 걔가 어디가 좋냐고, 아니면 마영게에 그 캐랑 대화 스샷을 올리면 닥반러들이 붙거나, 이런거 겪을때마다 웃으면서 잘생겼잖아요 이렇게 대꾸하거나 무시할때도 그 말이 되게 불편했거든요. 지금은 아니예요, 그런 소리 백번 천번 들어도 좋고 닥반 받아서 베스트 못가도 좋으니까 그 캐릭터가 빨리 다시 살아서 돌아와줬으면 좋겠어요. 
 
 
 
술이 좀 들어가니까 글이 뒤죽박죽이네요, 사실 이 글 쓰면서도 저보다 더 심각한 고민을 가지신 분들 사이에서 제가 괜히 어리광 부리는거 같아서 죄송하고.. 제가 굉장히 철없는 소리를 하는것 같아서 부끄럽네요.. 글 마무리도 어떻게 지어야할지 모르겠고..
 
고민게를 글쓰러 방문해보는건 처음이네요, 고민게 여러분들 모두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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