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돌아가신지도 6년이 다되어 갑니다.
엄마는 안계시고 오빠는 워낙 제사에 관심이 없는터라
거의 대부분 설, 추석, 기제사를 저 혼자 지내왔는데요.
아직 학생이라 제기를 마련할 형편까진 안돼서
그냥 깨끗한 접시를 사용하고,
원래 제사를 안지내던터라
여기저기서 주워들은걸로 대충 형식만 갖춰서 지냅니다만
남자친구가 말이 많네요.
저번 기제사때 나물을 두종류만 올렸다고 말했더니
버럭하더라구요.
어찌나 서러워 펑펑 울었던지.
이번에 어쩌다 같이 지내게돼서 함께 장을 보러갔는데
'이건 안해?' '저건 안해?' '우리집은 하는데'
돈줄테니 이것저것 더 하라는 겁니다.
아니 돈을 떠나서 항상 혼자 해온상에
조금씩 조금씩 할 수도 없는 음식을
본인은 혼자 지내본적 단 한번도 없으면서
맨날 돈줄테니 돈줄테니
이런식으로 말하는게
제가 못된건지는 몰라도 짜증나네요.
(물론 저희 아빠 생각해서 하는 말이겠지만요.)
항상 아빠한테 죄송한 마음으로
약소하지만 나름 정성스레 준비해왔던 상인데
뭔가 초라해진다고 해야하나요?
그런 기분이 자꾸 드네요.
혼자 지내는 제사에 대체 음식을 얼마나 해야하나요?
저는 평소에 나물2~3가지, 전종류 4~5가지, 생선, 과일2~3가지
정도 올립니다.
내일 제사지낼때 또 이얘기 저얘기할까봐 겁부터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