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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이야기는 지인들이 겪은 무서운 이야기입니다.
1. 양재현 기획자 : 가끔 혼자 있을 때, 산발을 한 머리에 검은 옷을 입은 50대 아줌마와 눈이 마주칠 때가 있어. 놀라서 눈을 깜박이고 나면, 사라지곤 하는데 아주 환장하겠단 말이지. 가끔 잠을 못 자거나, 오랜 시간 동안 작업을 할 때면 나타나곤 하는데 썩 반가운 존재는 아니야. 그래서 특별하게 바쁘지 않으면 주로 혼자서 작업을 안 하려고 해.
2. 용카르트 교수님 : 본래 김해에 있는 우리학교가 있던 터가 공동묘지였다. 문제는 그곳에 음기가 너무 강해서 마을이 꽤 시끄러웠다. 근처에 사는 멀쩡한 사람이 미치는 경우가 많았고, 유난히 나무에 목을 매달아 자살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내가 어릴 적이었다. 추석 전이라서 벌초를 하려고 입구로 들어섰는데, 김해에서 꽤 유명한 유지의 딸이 그곳에서 목을 매달아 자살을 한 것이었다. 눈도 감지 않고 혀를 쭈욱 빼는 모습이 정말 무서웠다. 그걸 본 뒤로 한 동안 꽤 힘들었다. 한 가지 미스터리 한 것은, 그 나무가 꽤 높아서 암벽등반 선수처럼 나무를 타고 올라가야 가능했거든? 남자도 오르기 힘든데 말이다. 어쨌든 이후에도 요상한 일이 많이 일어나서 풍수사를 데리고 왔는데, 터가 강한 곳일수록 젊은이들이 발로 밟아줘야 좋다고 해서 학교를 세웠다고 하더라.
3. 힙찔이 윤씨 : 제가 친구들이랑 술을 좀 깨려고요. 새벽 두시 쯤에 낙성대 공원 근처를 걸었거든요? 근데 붉은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강감찬 동상이 있는 공원 주위를 ‘빙빙’ 돌고 있는 거 에요. 마치 공포영화에 나오는 귀신처럼 보이기도 하고 희귀하기도 해서 친구들에게 “저거 봐봐, 저 빨간 옷 입은 여자 말이야, 귀신 아니냐?”라고 했는데, 친구들 반응이 “어디에?”, “뭐가?”라고만 대답하는 거 에요. 친구들은 붉은 원피스를 입은 여자를 못 보고, 저만 본 것이죠. 정말 오싹했어요.
4. 디자이너 앤 : 5년간 혼자 살다가 회사를 옮기는 바람에 가족들과 함께 살게 되었어. 집에서 잔업을 하다가 나도 모르게 담배를 꺼낸 뒤 불을 붙였다? 그리고 주특기인 도너츠를 만들어서 ‘뿅뿅뿅’ 했지. 그런데 기분이 이상해서 고개를 돌렸더니 엄마가 나를 째려보고 있네? “너 담배 폈니?”
5. 음향감독 박피디님 : 가끔 다른 녹음실에서 어쩔 수 없이 작업을 해요. 예전에 하필이면 신촌에 귀신 나오기로 유명한 J녹음실에 일이 잡힌 거야? 당시에는 일거리들이 몰아쳐서 새벽까지 작업을 또 해야 되는 거 에요. 성우 한 명이랑 더빙을 하고 있는데, 저는 텍스트랑 성우가 말하고 있는 내용이랑 맞는지 확인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성우 쪽 녹음실이 굉장히 부산스러운 거야? 기분이 이상해서 녹음실을 ‘딱’하고 봤더니, 하얀 소복을 입은 여자가 성우 뒤에서 미친 듯이 춤을 추고 있는 거 에요. 너무 놀라고 무서웠지만 차마 성우에게 그 말을 못 하겠더라고요. 어떻게든 일을 다 끝내긴 했는데, 그 뒤로는 절대 그곳에서 작업을 하지 않습니다.
6. 부산 기장댁 이모 : 어릴 적에 남의 집에서 식모살이하고 집에 갈 때면 꼭 이상한 스님 하나를 만난데이. 분명 옷이랑 머리는 스님인데, 생긴 게 여우가 사람 가죽을 억지로 쓴 것 같은기라? 눈이 여우처럼 쭉 찢어져가지고, 얼굴도 부자연스럽고 희한하게 생겼다, 아이가? 이상한 노래를 부르는데 어찌나 간사하게 들리는지, 소름이 돋는다. 걸음걸이도 궁뎅이에 꼬리를 감췄는지, 실룩거리는데 같은 동네 살던 언니야가 “저거, 여우새끼가 틀림 없데이...”라면서 내 손을 꼭 잡고 걸어가는 것이 아이겠나?
7. 네일아티스트 자은님 : 미용학원 다닐 때, 말이에요. 아는 언니가 밤늦게까지 미용연습을 하고 집에 가는데, ‘폐가’라고 소문이 난 곳에서 이상한 소리를 들은 거 에요. 어떤 남자가 저음으로 “후, 후, 후...”거리는데 야밤에 얼마나 무서웠겠어요? 그래서 집에 빨리 가고 싶은 마음에 빠른 걸음으로 골목길을 걷는데, 이번에는 걷는 속도에 맞춰서 “후후후후후....” 빠르게 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겠어요? 언니는 소스라치게 놀라서 힘껏 집을 향해 뛰어 갔데요. 혹시라도 집에 찾아 올까봐, 문단속도 하고 잠을 못 이뤘데요. 그리고 다음 날에 잠도 못자고 비몽사몽인 상태로 아르바이트를 갔데요. 그런데 오후 즘에 가게 텔레비전에서 미성년자를 성폭행하고 살해까지 한 범죄자가 잡혔다는 소식이 나오는 거 에요.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이 그걸 보다가, 나중에는 놀라서 주저앉고 말았데요. 그 범죄자가 숨어 있던 곳이 언니네 동네에 ‘폐가’라고 소문이 난 곳이었던 거 에요. ‘후, 후, 후...’ 소리가 나던 곳 말이죠.
8. 삼방동 호랑이 : 김해 삼방동 하천에 진짜 귀신이 있다니까? 검은 옷 입은 여자가 다리 위로 걷는 사람들한테 말을 걸기도 하고, 욕도 하기도 하고 온갖 관심 끌려고 별 짓을 다 한단 말이지. 그런 귀신일수록 아는 척 하면 인생 끝나는 거야. 평생 귀신한테 시달리다가 골로 가는 거라고.
9. 유부남 염씨 : 밤늦게까지 야근하고 파김치가 돼서 피곤해 죽겠는데, 마누라가 샤워를 하고 나오...(패쓰)
10. 진지남 태혁 : 어릴 적에 같은 아파트에 사는 친구가 있었어요. 워낙 친하게 지내다 보니, 걔네 엄마랑 우리 엄마도 친하게 되었죠. 관심사도 비슷하고, 성격도 잘 맞아서 자주 서로의 집에 왕래가 잦았어요.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요. 다른 날과 다르지 않게 그 친구의 엄마가 놀러왔어요. 한참을 우리 엄마와 이야기를 하다가, 밖에 야채를 파는 아저씨가 와서 엄마가 급히 나가는 것이었어요. 저는 그러거나 말거나 방 안에서 ‘블럭’으로 뭔가를 한참 만들고 있었죠. 그런데 거실에서 엄마가 저를 부르는 거 아니겠어요? “태혁아, 태혁아” 저는 속으로 ‘어? 엄마는 좀 전에 나가지 않았나?’라는 생각에 대답을 하며 거실로 나갔어요. 그런데 친구의 엄마가 우리 엄마의 목소리를 흉내를 내고 있는 거 에요? 저는 너무 놀랐어요. 특히 눈을 크게 뜨며 뱀처럼 표정을 지으며 제 이름을 부르는데, 무서워서 울음을 터트렸죠. 아이가 놀라서 기겁을 하는데도 아줌마는 멈추지 않고 계속 겁을 주는 거 에요. “태혁아, 태혁아”. 제가 우는 소리가 나자, 엄마가 다급히 올라와서 왜 우냐면서 달랬죠. 그제야 아줌마는 “너무 귀여워서 이름을 부르니깐, 우네?”라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는 거 에요. 아직도 그때만 생각하면 소름이 끼쳐요. 저희 어머니가 평소에는 표준어를 쓰다가 저랑 있을 대는 대구 사투리를 쓰시는데요.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말투와 목소리 톤이 얼마나 똑같은지...
PS : 여름에는 무서운 이야기를 공유하는 것이 제 맛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여러분이 알고 계신 짧은 이야기는 없으신지요? 있으시다면 들려 주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