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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투더코아의 詐欺 列傳]64.순리열전(循吏列傳)
게시물ID : history_2029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투더코아
추천 : 1
조회수 : 81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4/07 08:28:42

투더코아의 詐欺 列傳.

http://www.podbbang.com/ch/6526  <ㅡㅡ 팟캐스트를 들으시려면 이곳을 클릭하세요~ ^^

blog.daum.net/carilla


*순리열전(循吏列傳)

 

관리란 예나 지금이나 나라의 녹을 먹고 사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관리들은 자기의 본분에 따라 청렴하고 결백하며 근면성실하고 돈후해야만 한다.

 

그러나 관리라는 자리는 본질적으로 권력이 따르는 자리이기에

관직에 있는 사람의 욕망이 작용하면 부패하기 마련이며

개인의 이익에 눈이 돌아가면 국정과 공무는 자연 소홀해 질수밖에 없다.

 

법률을 준수하고 도리를 따르는 관리는 자신의 공로를 자랑하거나 자신의 재능을 자랑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해서 백성들의 칭송을 받는것도 아니면서 또한 잘못을 저지르는 일도 없다.

이제부터 역사속의 순리들 이야기를 알아보도록 하겠다.


이번 편에는 관리로서 타의 모범이 될만한 몇몇 인물들을 소개하는 차례이다.

다른 편과 달리 이번회에는 글의 앞머리에 태사공 사마천이 자신의 생각을 논술한 부분이 있다.

 

먼저 사마천의 논평을 감상하면서 이번회를 시작하려 한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나 태사공은 이렇게 생각한다.

 

법령이란 백성들을 교도하기 위해 있는것이며 형벌이란 간악을 금지하기 위해 있는것이다.

문과 무가 구비되어 있지 않으면 선량한 백성들은 두려움을 품게되고

일신이 잘 수양된 자가 관에 있으면 결코 관이 어지러워지는 일이 없게된다.

 

관에 봉직하여 도리를 따르는것이 백성을 잘 다스리는 요건이다.

하필이면 위엄을 세우는것이 어찌 치도의 요체 이겠는가?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욕영농사공녀 안소수기화호?(欲令農士工女 安所讎其貨乎?)

 

손숙오(孫叔敖)는 초나라의 은사였다.

초나라의 재상 우구 가 초장왕에게 자기 대신으로 손숙오를 추천했다.

석달이 지나 손숙오가 초나라의 재상이 되었다.

 

그가 재상이 되어 백성들을 교도하기 시작하자 상하가 화합하고 세속은 아름다워지고

정치는 느슨한듯 하면서도 금지하는 일은 잘 지켜졌다.

관리중에는 간악한 자가 없었고 도적은 사라졌다.

 

가을과 겨울에는 백성들에게 산에 들어가 대와 나무를 벌채하게 했고

봄과 여름에는 불어난 강물을 이용해 그것들을 운반하게 하였다.

백성들은 각자가 편리함을 누리면서 생활을 즐겼다.

 

초장왕은 화폐가 너무 작고 가볍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크고 무거운 화폐를 새로 주조하게 했다.

그랬더니 백성들은 그것을 불편하게 여겨서 각자의 생업을 버리고 떠나버렸다.

 

시장의 관리가 이 일을 재상 손숙오에게 고했다.

"언제부터 그런 일이 생겼는가?"

"석달쯤 되었습니다."

"물러가 있으라.

내가 다시 왕명을 얻어내 보겠다."

 

손숙오는 며칠후 참조하여 초장왕에게 말했다.

"전날 화폐를 개주한것은 종래의 화폐가 작고 가볍다고 생각하셨기 떄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시장의 관리가 와서

ㅡ시장은 어지럽고 백성은 자기처소에 안주하지 못하고 점포의 위치도 안정되지 못하다ㅡ

고 보고하였습니다.

그러니 청컨대 화폐를 종전처럼 되돌리는것이 좋을듯 합니다."

 

초장왕은 재상 손숙오의 말을 듣고 그리 하도록 허락했다.

정령이 내린지 사흘만에 시장은 종전처럼 활기를 되찾았다.

 

초나라 사람들은 비거를 좋아했다.

그런데 왕은 수레가 낮으면 말이 끌기가 불편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수레를 높게 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손숙오가 듣고 왕에게 아뢰었다.

"영을 자주 내리면 백성들은 어찌할바를 몰라 불안해 합니다.

왕께서 수레의 턱을 한사코 높이려 하신다면 차라리 각 고을마다 여문의 문턱을 높이게 하십시오.

수레를 타는자들은 거의가 군자들이니

군자들이 수레에서 자주 내리는 불편을 면하기 위해서라도 자연히 수레의 턱이 높아질것입니다."

 

왕이 옳게 생각하고 그리하도록 했더니 반년이 되지않아 백성들의 수레가 자연히 높아졌다.

이는 가르치지 않아도 본받게 만드는 방법이었다.

가까이 있는자들은 보는대로 본받았고 멀리 있는 자들은 들은대로 배우는것이었다.

 

손숙오는 세차례나 재상의 자리에 올랐으나 기뻐하지 않았다.

그것은 자기의 재능이 마땅히 그 자리에 오르게 한것이라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또 세번씩이나 재상의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었으나 후회하지도 않았다.

그것은 자기의 죄가 아니라는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자산(子産)은 정나라 대부였다.

 

정소군은 자기가 총애하던 서지를 재상으로 삼았다.

그랬더니 나라는 어지러워지고 상하가 화친하지 못하고 부자간에도 불화 하였다.

이에 대궁자기가 자산을 정소군에게 강력히 추천했다.

자산이 재상이 되어 한해가 지나자 아이들은 다시는 못된 장난을 하지않게 되었고

반백의 노인들에게 무거운 짐을 지지 않도록 하였으며

어린 아이들이 밭을 갈지 않게 되었다.

 

이듬해에는 시장에서 가격을 에누리 하지 않았고

3년이 지나자 밤이 되어도 문을 잠그지 않게 되었고

길에 물건이 떨어져 있어도 줍는자가 없었다.

 

4년이 지나자 논밭에다 농기구를 그냥 두어도 없어지지 않았고

5년이 지나자 전쟁이 없어 척적이 쓸모없게 되었고

시키지 않아도 상복을 입는 기간이 잘 지켜졌다.

 

자산은 정나라를 다스린지26년 만에 죽었다.

장정들은 소리내어 울었고 노인들은 어린아이처럼 울었다.

ㅡ자산이 우리를 버리고 갔구나.

백성들은 장차 누굴 믿고 살것인가?ㅡ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공의휴(公儀休)는 노나라의 박사였다.

뛰어난 재능과 높은 학식으로 노나라의 재상이 되었다.

 

법을 준수하고 도리에 따라 함부로 고치는 바가 없었더니 백관들이 스스로 올바르게 되었다.

국가의 녹을 먹는 자는 백성들을 상대로 이익을 다투지 못하게 하고

많은 봉록을 받는자들은 뇌물을 받지 못하게 했다.

 

어떤 사람이 재상 공의휴에게 생선 몇마리를 선물했다.

그러나 공의휴는 한사코 그것을 받지 않았다.

 

한 빈객이 물었다.

"재상께서 생선을 좋아하시기에 몇마리 보낸것을

그까짓게 무어라고 굳이 거절 하십니까?"

 

공의휴가 대답 했다.

"내가 생선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받지 않은것이오.

나는 지금 재상의 자리에 있으니 생선을 살수가 있소.

그러나 지금 내가 생선을 받고 파면 된다면 그때에 누가 나에게 생선을 보내주겠소?

그래서 받지 않은것이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공의휴가 자기집 텃밭의 야채를 먹어본즉 맛이 매우 좋았다.

그래서 텃밭의 야채를 모두 뽑아 버렸다.

또 자기집에서 짜는 베가 훌륭한것을 보고는 즉시 베짜는 아낙을 돌려보낸뒤

그 베틀을 불살라 버렸다.

공의휴는 이렇게 말했다.

"사서 쓸만한 사람이 사지 않으면 농사짓는 사람이나 베짜는 아낙은 어떻게 돈을 번단 말이냐?"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석사(石奢)는 초소왕 때의 재상이었다.

견실.청렴.정직했고 아첨하거나 책임을 회피하는 일도 없었다.

현을 순시하는 중에 살인사건을 보고받았다.

 

재상 석사가 조사를 해본즉 범인은 자기의 아버지였다.

재상은 아버지를 용서하고 귀환하여 자진하여 옥에 갇혔다.

그리고 왕에게 사람을 보내어 말하게 했다.

ㅡ살인자는 저의 아버지 입니다.

아버지를 체포해 정도를 바로 세우는것은 불효이며

그렇다고 해서 법을 무시하고 죄를 용서하는것은 불충이니

고로 저의 죄는 사형에 해당됩니다.ㅡ

 

왕이 말했다.

"범인을 잡으려다가 놓친것 뿐이니 그대의 죄가 아니다.

그대는 종전처럼 정무에 힘쓰라."

 

그러자 석사가 대답했다.

"자기 아버지에게 사정을 두지 않으면 효자가 아니며

군주의 법을 받들지 못하면 충신이 아닙니다.

왕께서 신의 죄를 용서하신 것은 왕으로써 신하에게 베푸신 은혜이나

죄를 받아 죽는것은 신하된자의 직분입니다."

 

석사는 왕의 말을 듣지 않고 스스로 목을 찔러 죽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이(李離)는 진문공 때의 옥관 이었다.

잘못 판결하여 무죄한 사람을 죽게 한뒤 자진하여 옥에 갇혔다.

그리고 자신은 사형에 해당한다고 주장 했다.

 

진문공이 말했다.

"벼슬에는 높고 낮음이 있으며 벌에도 무겁고 가벼움이 있다.

그대의 아랫사람에게 잘못이 있었다고 해서 그대까지 죄를 받을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이이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신은 오랜동안 관직에 있으면서 아랫사람에게 지위를 양보한적도 없고

많은 봉록을 받으면서도 아랫사람에게 그것을 나눠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잘못된 판결로 무고한 사람을 죽게 하고도 그 죄를 아랫사람에게 전가시킨다는것은  

지금까지 들어본 일이 없습니다.

 

진문공이 다시 물었다.

"그대가 그런식으로 자신에게 죄가 있다고 주장한다면

결국은 더 윗사람인 과인에게도 죄가 있게 되는것이 아닌가?"

 

"옥관에게는 옥관으로서의 법이 있습니다.

잘못하여 형벌을 내렸으면 자기가 형벌을 받아야 하고

잘못해서 사형을 내렸으면 자기가 사형을 받아야 합니다.

주공께서는 제가 능히 미묘한것까지 잘 듣고 살펴서

의심스러운 사건도 옳게 판결할수 있다고 생각하셨기에 저를 옥관으로 임명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잘못 판결하여 죄없는 사람을 죽였으니 그 죄는 사형에 해당 합니다."

이이는 진문공의 말을 듣지않고 드디어 칼 위에 엎어져 죽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 글의 말미에 사마천은 다음과 같이 평하였다.

 

손숙오는 한마디의 말로 초나라 수도 영 의 시장을 종전처럼 회복 시켰고

자산이 병으로 죽자 정나라 사람들은 통곡 했으며

공의휴는 집에서 짜는 베가 좋은것을 보자 아낙네를 돌려보냈다.

이이는 잘못해서 사람을 죽이고 칼로 자결 했으므로

진문공은 국법을 바로 잡을수 있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상으로 순리열전의 본문을 모두 알아보았다.

 

당시의 사상이나 가치관이 지금과 꼭 같을수는 없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곱씹어볼 대목이 많이 등장하는것을 볼수있다.

 

손숙오는 도가의 무위지치를 실천한듯 하다.

백성을 다스림에 법으로 강제하려 하지 않고 자연히 그리되도록 유도하였으니

백성들은 거부감이 없이 국가의 치도를 따르게 되었다.

시장의 경제역시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오히려 경제를 망치게 되었으나

손숙오는 자연스런 시장원리를 따름으로써 경제를 활성화 시켰다.

지금 우리나라의 인위적인 경제부양책과는 많이 비교되는 행위였으니

현세의 사람들은 손숙오의 관점과 취지를 반드시 음미해 봐야 할것이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정자산은 백성을 다스리는 방법으로 덕화를 택했다.

 

상앙의 진나라 시절이나 정자산의 정나라나 모두 백성들이 법을 잘 지키고 물건을 훔치는 일이 없었는데

그러나 그 이유는 두나라가 크게 달랐다.

 

진나라는 법이 무서워서 법을 따랐고 정나라는 백성들의 양심이 크게 고양되어 법을 잘 지켰다.

무서운 법으로 백성을 억눌렀던 상앙은 마침내 자신이 만든 법에 의해 죽임을 당하였으나

정자산이 죽었을때는 온국민이 슬피울며 애도했다.

 

세상의 정치가 어떠해야 되는지를 잘 알수있는 대목이라 아니할수 없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공의휴는 공정하며 뇌물을 미워했다.

 

자신이 받지 않으니 아랫사람들도 자연히 뇌물을 받지 않게 되었다.

 

그는 자신처럼 형편이 넉넉한사람들이 서민을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 잘 아는 인물이었다.

요즈음의 자본가와 재벌들처럼 자신의 이익만을 좇고

자신을 위해 일하는 근로자는 어찌되든 상관하지 않는부류들과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알수있을것이다.

근로자들을 죽음으로 내몰면서도 자신들은 거액의 급여와 배당 등을 챙기는

부도덕한 재벌들이 이런 대목을 보고 느끼는것이 있어야 할터인데

그들이 이런것을 읽었을리가 없다는 생각에 탄식이 절로 나올 뿐이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석사와 이이는 법을 집행함에 상하구분이나 친소를 가리지 않고 공정하게 적용하려 애썼던 인물들이다.

 

법을 적용함에 자기 자신은 물론이고 자신의 부모에게마저 사정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자신의 아버지를 벌할수 없어 자신이 스스로 벌을 대신받았으니

이로써 석사는 비로소 충과 효의 두가지를 온전히 갖추었다는 명성을 얻게 되었고

이이는 상하간의 책임관계를 명확히 하였다.

 

우리의 현실에는 법관이나 검찰이나 자신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거나

정권의 시녀 노릇만 할 뿐이니

그러한 자들을 최후의 보루라 믿고 살아야만 하는 우리 국민들이 참으로 가련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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