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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팀 팬으로서 한화전을 보고 느낀점
게시물ID : baseball_9028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설탕세스푼
추천 : 9
조회수 : 116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4/08 01:21:04
패배에 익숙해지면 실수나 실패에 분노하거나 부끄러워하지 않게 됩니다.
이러한 경향이 최악의 모습을 보이는 때는 최소한의 노력과 이기려는 발악을
오히려 겸연쩍게 여기는 모습입니다.

타팀팬으로서 죄송한 말씀입니다만 최근까지의 한화가 그런 수순을 밟고 있었습니다.
최악의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패배에 실망과 상심은 할 지언정
내일은 이기고야 말겠다는 오기나 독기가 점차 사라지는 모습이었지요.

강력한 타선과 베터랑의 힘으로 00년대 중후반을 풍미했던 팀을 기억하는 사람으로서는
한화를 상대로 제가 응원하는 팀이 이겨도 씁쓸한 감정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부임한 김성근 감독에 대한 기대가 정말 컸습니다.
그래서 개막전은 보지 않았지만, 이후 두산전과 제가 응원하는 nc전,
오늘 LG전을 모두 라이브로 보았습니다.

5경기를 하는 동안 3번을 졌고 그중 두경기는 5점 이상의 대패였습니다.
플레이 중 자잘한 실수가 여러번 나왔고 그것이 패배로 연결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실망스럽지 않았습니다.

왜냐구요?

야구를 오래보았든, 그렇지 않든 경기가 진행되면 이런 생각이 드는
경기가 있습니다.
'오늘은 힘들겠구나.' '이 상황을 살리지 못하다니 오늘은 졌다.'

그리고 그런 마음은, 선수들의 무성의한 플레이나
흔히들 패전조라고 불리는 선수들이 나왔을 때 더욱 굳어지게 됩니다.
이러한 마음이 팬들이 경기장을 나서거나 채널을 돌리는 결정적인 이유입니다.

제 생각에도 요 며칠간의 경기에는 일반적으로 봐오던 경기를 돌아봤을 때,
그리고 144경기를 치르는 시즌의 초반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강수
(또는 무리수)로 생각되는 기용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럼에도 3패를 안았지요.

하지만 그들은 이기려고 발버둥을 쳤습니다. 시합이 넘어갔구나 싶을 때,
자신의 실수가 패배라는 결과로 돌아오는 것이 일반 팬들의 눈에도 자명할 때도
입술을 씹고 자책할 지언정 포기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받쳐주고 마음을 굳게 만들어주었던 것이
이번 5게임 동안의 김성근 감독님의 기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입술을 씹고 다음 플레이에는 만회하겠다는 그들의 각오가,
요 몇년간 그랬듯이 실망으로 그리고 나아가 체념으로 바뀌는 것이
시즌 초반의 불펜 소모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치명적이 될 것이라는 것이
김성근 감독님의 판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윤규진.jpg
두번을 승리한 후 그들의 기쁜 표정속에 자랑스러움을 엿봤다고 한다면
저의 개인적인 감상이나 착각일 수도 있겠지만, 저는 분명히 그렇게 느꼈습니다.

하루빨리 상대하는 것이 두려우면서 흥분되는 강력한 독수리로 
한화 이글스가 돌아오길 바라면서,
그리고 실수나 실패에 '내가 그렇지...'라며 자괴감부터 가졌던 저를 반성하면서,
이만 글을 줄입니다.

사진 출처 - 김대우님 캡쳐 게시물
http://todayhumor.com/?baseball_90000
ps. 캡쳐 마음대로 가져와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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