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중 2병... 이라고 해야하나 甲
게시물ID : humordata_98804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란슬롯
추천 : 2
조회수 : 971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2/02/02 14:36:52








어제 전부 끝냈다.
내가 역겹게 굴었던 여자친구도,
항상 역겹게 굴었던 내 외도녀도.

날 사랑한다 말하던 내 여자친구를, 잘해주던 사람을 난 배신했다.

짝사랑에 상처받아 일말의 감정도 없이 시작했던 관계라지만,
분명 항상 나는 이기적이라 괜찮을거라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무겁더라.
끝을 맺지 못했고 나는 외도를 계속했다.
내 자신이 역겹더라.
더럽게 느껴지더라.

내가 용서 할 수 없었던 건 항상 righteous 하다 믿었던 내 자신이 이런 짓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친구들은 농담삼아 나를 수도사라 불렀고 다들 나만은 다를 거라 믿어주었다.
예전에 음주 후 나를 사모하던 한 동생이 나를 덮쳤을때도 의연히 성관계만은 거부했던 나였다.

그런, 내 자신이 믿어 의심치 않던 내가 받은 상처를 견디지 못해 다른 사람에게 같은 상처를 주다니.
나는 병신인가. 세상 천지 이런 몹쓸 놈이 또 어디 있을까.

끝내 여자친구에게는 허락하지 않았던 잠자리를 외도녀와 함께 했을때,
쾌락을 손에 쥐었지만 마음에는 아무 것도 없는 느낌이더라.
발가벗겨진 느낌이었다.

이렇게까지 할 생각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장난식으로 시작했다. 말했듯이 과거의 짝사랑에 상처받았던 나이기에
그저, 그저 위로받고 싶었기 때문에 시작한 두 관계였다.

여자친구를 가벼운 마음으로 쉬이 만들었고, 생각지도 않게 받은 고백에 외도를 시작해버렸다.

그래서는 안 됐었는데.

내가 지금 힘들어하는 것은 내가 누군가에게 상처를 줬기 때문이 아닐 것이다.
내가 지금 힘든 것은 아마도, 아마도 내 자신이 어린시절부터 세워온 어른의 상,
자신만의 윤리관을 직접 깨부쉈기 때문일 것이다.

유혹에 져버린 내 자신을 용서하기가 힘들다.
(사실 항상 다른 녀석들이 자신의 여자 무용담을 자랑할때 그것을 질타하면서도 부러워했었던 나였다. 나는 이런 놈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지. 하지만 증명되버리니 정말, 견디기 힘들다.)

그리고, 외도하던 상대가 자신의 애인을 만나러 갈 때마다 질투하던 내 자신도 역겹다.

그때는 참 나쁜 년이라고 생각했지.
그런데 내 자신의 애인을 숨기고 그녀를 만난 나와, 자신의 애인있음을 밝히고 나를 만난 그녀.
항상 죄책감에 힘들어하면서도 내 손을 끝내 놓지 못했던 그녀와 
그걸 알면서도 그 손을 놔주지 않았던 나.

둘 중의 누가 더 나쁜 새끼일까?

그러면서도, 여자친구보다 그녀가 더 생각나고 보고싶은 내 자신이 싫다.
더 이상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모르겠다.

지금 솔직한 심정으로는 어디로 훌쩍 떠나고 싶다.
떠난다고 잊어지는 것은 아닐테지만 그래도 모든 것을 생각나게 하는 이 곳을 떠나고 싶다.
하지만 안 되겠지. 나를 얽매는 것은 너무나 많다.

누군가를 붙잡고 울고 싶다.
바텐더와 대화를 나누던 영화 속의 주인공이 이런 기분이었을까?
가장 친한 친구한테도 나눌 수 없는 이 고됨을 누군가에게 다 털어놓고 싶다.
모든 걸 다 털어놓고 누군가를 껴안고 울고 싶다. 시원하게.

오늘 정말 울고 싶어서 슬픈 영화를 하나 보았다.
눈물은 끝내 나오지 않더라.
한 방울도 나오지 않더라.



출처
http://todayhumor.co.kr/board/view.php?kind=&ask_time=&search_table_name=&table=gomin&no=276777&page=1&keyfield=&keyword=&mn=&nk=&ouscrap_keyword=&ouscrap_no=&s_no=276777&member_kind=





아직도 자기 바람핀걸 이렇게 미화시키려는 존재가 있다는게 유머

이런놈도 생기는데 우리는 안생긴다는게 유머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