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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게시물ID : soju_98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자니자니
추천 : 0
조회수 : 840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2/08/08 01:54:52

여름에 그녀와 만났고

가을에 사랑에 빠졌고

겨울에 연인이 되었고

겨울에 찬기운이 가시기도 전인 봄에, 그녀는 날 떠났다.



오늘 밖에 나갔을때, 일을 마치고 건물 밖으로 나와보니 갑자기 비가 내렸어.

지나가는 사람들은 이리저리 우산을 쓰고 지나가던 차에

갑자기 작년 여름에 너와 만났던 그 날이 떠오르더라.


수업이 끝나고 건물 아래에서 비가 언제쯤 그칠까 보던 나에게

"그렇게 쳐다만 보고 있으면 비가 멈춰요?"

라고 말을 건낸 너.


난 그렇게 너와 함께 우산을 쓰고, 나에게 우산을 빌려줬고, 그것이 하나의 우리가 연인이 될 수 있었던 계기라 생각이 든다.





"나 사실 그때 외로워서 오빠 만난거야"


잔인했다.

너와 나의 추억을 후회하게 만들었던 그 말.

진심인지, 일부러 정을 때려고 그런건지 난 아직도 모르겠다.

그 말을 처음 들었을때는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고, 너가 날 정말 이젠 떠나고 싶어 하는구나 라고 생각했어.

돌이켜 보면 좋은 추억들도 많고 너의 진심을 느낄수 있었던 기억도 많았는데

그게 가식이였는지, 아닌지는 나는 모르겠다.


"상대방에게 아무리 잘하고 노력해도, 그 상대방이 느끼지 못하면 아무것도 아닌거야"

"노력을 했다는건 오빠만의 생각이지, 내가 그렇게 못느끼는데"


난 너의 진심을 느꼈고, 바뀌어 가는걸 알았는데

내가 그렇지 못한것에 대한 미안함.


주어진 환경에서는 최선을 다했지만, 경제적인 부분이 충분하지 않았던 나에게 온 한계




나는 항상 과거에 산다.

그 과거를 잊기위해 새로운 과거를 만들어 덮어쓰고, 또 덮어쓴다.

널 잊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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