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지금 고3 수험생이라 오늘도 집에 방금 들어왔습니다. 잠시 휴식시간을 가지기 위해 오유에 들어오니, 경찰들이 캡사이신을 뿌리고 있다는 글을 보고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직 어린 학생의 치기라고 보실 수도 있겠지만, 저는 19살인 지금까지 경찰이라는 꿈만을 가지고 자랐습니다. 주변에 아는 경찰분들이 있는 것도 아닌데 나라와 국민을 위한 사명감을 가지고, 경찰이 되어 그 사명감을 행동으로 실천해 보이겠다는 어찌 보면 불가능해 보이는, 그런 꿈을 가져왔습니다.
중간에 단 한 번도 장래희망이 변하지도 않았고, 여경은 힘들다 혹은 여자가 무슨 경찰이냐라는 주변 어른들의 말씀을 들으면서도 절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문득 회의감이 듭니다. 오늘 경찰의 비인간적인 시위 진압 현장만 보고 결정한 일시적인 생각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요즘 들어 국민의 지팡이로서 해서는 안 될 일들을 행하는 것을 보면서 내가 저런일을 하려고 경찰이 되려 했나?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주변사람들의 기대와 수험생활에 대한 부담감으로 현장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고 학교와 도서관에서 밤늦게까지 갇혀 책만 보고 있는 제 모습이 한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