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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노벨..... 같은걸 써볼까 하고 써봤습니다.
게시물ID : animation_32301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idnight07
추천 : 0
조회수 : 36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4/13 03:12:24

저는 평소에 라이트 노벨 읽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

읽다 보면 쓰고 싶어진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써봤습니다.

그런데 써 놓고 보니 누구라도 읽어 줬으면 싶고, 다음 부분이 읽고 싶어질 만한 글인지 모르겠고 그래서

한 번 의견을 듣고 싶어서 올려 봅니다.

대충 제목은 '사랑도 전략적으로'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타나 이상한 점, 의견도 감사히 받겠습니다 ㅠㅜ

(게시판 카테고리가 적절한가요? 일단 라이트노벨이라고 쓴 이유로 서브컬쳐계열은 애게인 거 같아서 애게에 올려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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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최근의 일이다. 그 날은 비가 왔다. 아침에 집을 나설 때만 해도 날씨가 맑았었는데. 그런 생각을 해봐도 어쩔 수 없이, 그저 일기 예보를 확인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날의 모든 수업이 끝나고, 단과대 건물을 나와서 집으로 가려는 길이 막막했다. 문 앞에서 밖을 바라보며 마냥 서 있었다.

한적 하네.’

주위를 둘러보면, 비가 와서일까? 밖을 지나다니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마지막 교시가 끝나는 시간이 늦었던 탓도 있겠지. 아는 사람이 눈에 들어 올 일도 없는 것이다. 그냥 비를 맞으며 집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서둘러서 들어간다면, 그렇게 젖지 않고 집에 도착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며 후드를 올려 쓰려니까,

저기요.”

하고 누가 뒤에서 불렀다. 나는 뒤를 돌아봤다. 주위를 둘러봐도 근처에 있는 사람은 나 밖에 없었던 터라, 아마도 나를 부르는 것인데.

...... 저요?”

. 혹시 내려가시는 길이세요?”

. 버스타고 집에 가려는 길이에요.”

상대방은 오른손에 든 우산을 가볍게 들어 보였다.

저도 내려가는 길이라. 우산 없으신 거죠? 괜찮으시다면 같이 쓰고 내려가요!”

그리하여 우리 둘은 같은 우산을 쓰고 나가게 된 것이다.

 

한 우산을 쓰고 걸어가면서 아무런 대화도 없다면 상당히 무안할 것이다. 덕분에 우리는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서로의 학번이라든지, 전공이라든지(알고 보니 같은 단과대였다.), 학기 초였기 때문에 수강 신청한 수업들에 대한 느낌 같은 이야기도 했다. 아무래도 좋을 시시콜콜한 주제였다.

친절하게도 버스 정류장까지 우산을 씌워주었던 상대방은, 자신은 버스가 반대방향이라고 했다.

우산 씌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그런 인사말과 함께 우리는 헤어졌다.

 

집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나는 생각했다. 요즘 같은 시절에, 대화 한번 나눠본 적 없는 사람에게 선뜻 먼저 우산을 씌워주는 사람이 있을까. 간혹 이런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흔하지는 않겠지. 비가 내리는 창밖을 바라보면서도, 나는 마음이 훈훈해지는 것 같았다. 그러다 나도 모르게 작은 소리로 짧은 웃음이 나왔다.

같이 우산을 쓰고 내려오면서도, 우리는 서로의 이름조차 물어보지 않았던 것이다. 굳이 이름을 알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었지만, 서로 이름 정도는 물어봤을 법도 한데 그러지 않았다는 것이 왠지 재미있게 느껴졌다. 하물며 이제는 지나간 일이어라. 이렇게 한 번 마주한 인연이라고는 해도, 마치 교차하고 난 뒤의 직선처럼 이제 다시 볼 일은 없을 것이다. 단과대가 같다고는 해도 적지 않은 인원이고, 이제까지 서로 알 일이 없었는데 앞으로라고 그런 일이 생기지는 않겠지. 그러나 또 모를 일이라는 생각도 드는 게, 세상은 좁다고 하지 않던가.

봄의 초입에서, 비 오던 날. 그런 사소한 일 하나가 기억에 남았다.

 

 

02.

 

그런 일이 있었어.”

공강 시간에 친하게 지내는 후배와 밥을 먹으며 며칠 전에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 했다. 있었던 일이라 하면, 그저 비 오는 날 모르는 사람과 우산을 쓰고 귀가했을 뿐인 이야기이다. 별로 대단할 것도 없는 일이다.

그게 최근 있었던 재미있는 일이에요? 재미로 치기엔 약간 애매한데.”

그렇게 말하면서도 후배는 웃고 있었다.

사소한 거라도 상관없다고 한 건 너잖아. 난 처음부터 별로 재미있는 이야기라고는 안 했어.”

그래도 약간 두근거리는 이벤트이긴 한 것 같은데.... 어때요?”

그 웃고 있는 표정에 장난기가 보인다.

뭐가?”

두근두근 했냐구요.”

이 애는 남녀 사이의 무슨 일이 있으면 다 연애와 관련해서 생각하는 것 같다.

, 그런 상황에서 눈이 맞거나 그러는 일도 있을 법 한데.”

그런가? 그냥 같이 우산 쓰고 버스 정류장 까지 간 게 다야. 거기서 뭐가 더 있겠어.”

나는 진심으로, 딱히 그런 일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좀처럼 없는 경험이긴 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성적인 호감을 가지고 같이 우산 쓰고 내려온 것은 아니었다. 애초에 서로 처음 본 사이인데 호감을 가진다는 건 오히려 이상한 일이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긴 하지만 또 마음 속 어딘가에는 이런 생각도 한다.

그래도 그 사람 꽤 귀여운 편이었으니, 아주 조금도 설레지 않았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

작고 가녀린 체구에 긴 생머리가 어딘지 모르게 마음을 끄는 매력이 있었다. 그래도 정말 엉뚱한 흑심을 품은 건 아니다. 맹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여간 남자들이란! 예쁘고 귀엽기만 하면 장땡인거죠? 저질이야!”

후배는 과장된 비난조로 말했다. 나는 그래 남자는 다 저질이야!”라고 응수해 주었다. 그런 식으로 농담을 주고받다가, 며칠 전의 일이 생각나서 나는 화제를 돌렸다.

그런 말이 나와서 말인데. 넌 항상 남의 연애 관련 이야기는 흥미진진하게 듣는 편인데도 스스로 연애 이야기를 하는 일은 거의 없잖아?”

연애 이야기가 나온 김에 평소에 궁금했던 걸 물어보기로 했다.

그렇죠. 그게 왜요?”

아니, 그냥 궁금해서. 자기 연애 이야기를 안 하는 것도 그렇고, 말하는 거 보면 연애를 하는 것 같지도 않고. 이렇게 나이 많은 선배랑 붙어 다니면 모처럼 인기 있는데 다 떨어질지도 몰라.”

이 후배는 친한 사람인 내 입으로도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을 만큼 예쁘다. 이모구비가 뚜렷하고 시원시원한 인상에 윤기 있는 머릿결은 뭇 사람들이 한눈에 반해 버려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매력 있다고 생각한다. 키도 적당히 크고 늘씬한 몸매를 하고 있어서 아마 주변에 좋다고 고백해 오는 사람도 꽤 되지 않을까. 심지어 성격도 좋고 붙임성도 좋다. 그래서 과 내부에서도 친구가 많은 걸로 알고 있다. 학교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꽤 자주 사진이 올라오며 회자 되는 유명인이기도 하다. 사정이 그렇다 보니 솔직히 말하면 나랑 친하게 지내는 것도 가끔 이해가 안 될 때가 있다. 스스로를 비하하려는 건 아니지만 난 딱히 유머감각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뭔가 대단한 걸 가지고 있다거나 해서 이 애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득이 되는 사람도 아니다. 물론 그런 이해득실로 사람을 사귀는 아이는 아니란 걸 잘 알지만, 이렇게 하루하루 나랑 잡담이나 하면서 세월을 보내는 이유가 뭘까 싶기도 한 것이다. 시절도 좋을 때니까 좋은 사람 만나서 연애도 하고 그러면 선배로서도 참 기쁠 텐데.

, 뭐야? 선배 나 걱정해주는 거에요?”

. 걱정하는 거야.”

후배는 딱히 뭐라고 말 한건 없나 보다. 걱정 한다는 말에 입을 다물었다.

...... 나야 너랑 이렇게 밥도 먹고 이야기도 하고 그러면 재미있고 그래서 좋아. 그런데 저번에 다른 후배들이 그러더라고. 너랑 나랑 무슨 사이냐고.”

그래서 뭐라고 그랬는데요?”

친한 친구라고 그랬지. 알고 보니 과 애들 사이에서 너랑 나랑 사귀는 거 아니냐는 소문이 있다더라.”

흐음.....”

너 그러다가 모처럼 있는 인기가 쓸모없게 될 걸? 그 애들이 그러더라고. 나랑 사귀는 줄 알고 너한테 고백하려다 말았다고. 아니라고 말해주니까 용기를 얻었는지 고맙다고 하고 가기는 하더라만.....”

아웃사이더라고 할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나는 과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편은 아니라서 이런 소문이 있다는 것 자체를 잘 몰랐다. 이렇게 사실과 다른 소문이 도는 것은 좋지 않다. 나는 그래서 그 사실을 말해준 후배들에게 소문이 거짓이라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해명해 줄 것을 부탁까지 한 것이다.

후배는 부루퉁한 표정으로,

선배 제가 귀찮아진 거에요? 나는 엔조이였던거야? 나는 선배뿐인데! 흑흑흑.”

얘는 장난칠 때 항상 이렇게 과장된 말투를 한다.

무슨 오해 살 말을 하고 있어!”

하하. 농담이에요 농담. 선배가 뭘 걱정하는지도 잘 알겠고, 선배한테는 피해 안 가게 할 테니까 걱정 말아요.”

내가 피해 입는 건 딱히 상관없어. 애초에 피해 받을 일도 없을 거 같고. 그것보다 진짜 너 그러다가 정말 좋은 사람이 너와 괜찮은 사이가 될 지도 모르는 기회를 날려버릴 지도 몰라?”

, 오늘 선배 잔소리 모드네. 귀찮아.”

후배는 우는 소리로 투정을 부린다. 그리고 부드러운 말투로 말을 이었다.

그럼 제가 역으로 물어보겠는데, 선배는 제가 고백을 받았다고 해서, 그저 성격이나 사람 됨됨이가 괜찮아 보이니까 한 번 사귀어 볼까 하고 사귀는 거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건 또 아니지만........”

저라고 해서 연애가 귀찮다거나 하기 싫다거나 한 건 아니에요. 나도 건강한 20대 청춘 대학생인 걸. 다만 저한테는 저 나름의 생각이 있답니다.”

확실히 얘가 어린애도 아니고 자기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겠지. 그런 소문을 돈다는 걸 알고서 조금 걱정이 돼버린 건지 나도 모르게 오지랖을 떤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도 기분 나쁜 기색이 하나도 없는 것 보면(없는 척..... 하는 것은 아니겠지) 참 성격이 좋다.

그래도 좋네. 선배가 걱정도 다 해주고. 이왕 이렇게 된 거 확 소문 더 퍼뜨리고 다녀볼까! 귀찮게 추근덕 거리는 사람도 없어질 것 같은데.”

그러시든가. 손해는 제가 보나요? 네가 보지.”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는 점심시간을 보냈다.

 

 

시간이 흐르고, 시계 바늘의 배치는 어느덧 1시에 가까워져 있었다. 수업시간이 다 되어가는 관계로, 하연은 영하와의 즐거운 점심시간을 끝마치고 헤어져서 다음 수업이 예정되어 있는 강의실로 발걸음을 옮긴다.

처음엔 좀 위기인가 싶었지만, 별 일 없을 것 같네.’

하연은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생각했다. 항상 재미있는 일 없냐는 명목으로 영하의 신변잡기를 알아내는 그녀다. 이제까지는 별로 극적인 일이 없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안심하고 있었지만, 봄비를 맞으며 함께 우산을 쓰고 걸어 내려오는 남녀의 이야기라니, 사랑이 싹터도 이상할 게 없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초조해진 마음을 겉으로 내비치진 않았다. 아마 행여나 눈치 채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하연은 생각했다. 원래 그렇게 눈치가 빠른 사람은 아니니까. 눈치가 조금만 빠른 사람이었다면, 하연은 이렇게 빙 둘러가는 작전을 계획할 필요도 없었을 테다.

선배가 연애에 별 관심이 없다는 게 이럴 땐 다행인건지.’

아이러니 한 일이다. 하연은 생각한다. 아마도 저 일을 계기로 영하가 사랑에 눈을 뜬다던지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이번 일은 그다지 마음에 두지 않아도 되겠지. 애초에 서로 이름도 모른다고 하지 않는가. 단과대가 같다는 건 세상 참 좁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하지만, 영하는 그 애가 누구인지 찾아내거나 할 사람도 아니고. 귀여워서 조금 설렜다는 말은 꽤 의외이긴 하지만 하연은 영하의 성격을 안다고 자부한다. 그건 이성적인 관심이 있다는 정도까지 나아갈 일은 아님을.

그 후 하연은 영하의 걱정한다.’는 말을 곱씹었다. 자기도 모르게 풀어진 것 같은 입가를 가리면서.

후후. 이건 좀, 아니 많이 기쁜데. 걱정 한다 라니....... 후후..... 헤헤.....’

최근 한 달 동안 있었던 일 중에서 제일 기분 좋은 일이다. 오늘 있었던 일은 일기에 써 두고, 아까 선배 몰래 찍어 놓은 사진을 출력해서 붙여 놓아야겠어.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가 하연은 핸드폰의 진동이 울리는 것을 확인한다.

여보세요?”

걸려온 전화를 받으며 말했다. 저장되어 있지 않은 번호인지 이름이 뜨지 않고 전화번호가 그대로 표시 되었다. 그러나 하연은 아마도, 그것이 같은 과 남자애의 번호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 여보세요? 하연아 나 종환인데.

예상이 맞았다. 아무래도 본 적이 있는 번호였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하연은 이제까지 왠지 귀찮게 들러붙을 것 같은 남자들의 번호는 기분이 나빴기 때문에 앞에서는 저장하는 척 하며 삭제해 왔다. 이름을 생각해보니 아마 같은 학번의 남자애였던 걸로 기억한다.

. 무슨 일이야? 전화를 다 하구.”

하연은 아주 반가워하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뇌 속에 기억 용량을 할당하는 일 조차 아까울 만큼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지만, 그래도 적을 만들어 둘 건 없다. 괜히 트집을 잡혀서 이상한 소문이라도 돌게 되면, 영하의 귀에까지 들어갈 일도 있는 것이다. 그런 소문 하나로 영하가 자신을 다르게 본다거나 하는 일은 없다고 단언 할 수 있지만, 애초에 그런 이야기를 영하가 듣게 하는 것조차 싫다고 하연은 생각했다.

일단 미안. 카톡 같은 걸로 연락할까 했는데, 너는 그런 건 안 한다고 애들이 그러더라. 갑자기 전화해서 미안해.

알면 하지 마!’라고 하연은 속으로 외쳤다. 괜한 사람들의 연락을 받는 것은 매우 귀찮기 때문에, 하연은 영하나 가족 몇몇의 카톡을 제외하고서는 모조리 차단을 시켜놓은 상태다. 한 번은 친구 들이 카톡 확인을 왜 안 하냐고 물어 보기에 하연은 나 사실 카톡 같은 건 잘 몰라서 계정은 있지만 잘 확인도 안 하고 사용도 안 해.’라고 둘러 댔었다. 더불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같은 것도 일절 하지 않는다. ‘부디 귀찮게 하지 말아 주시길.’이라는 것이 하연의 솔직한 심정이다.

아냐, 아냐. 내가 카톡 같은 걸 복잡해서 하지 못하는 거지. 네가 미안해 할 필요는 없어.”

, 그래? 다행이다. 난 귀찮게 생각하면 어쩌나 했어.

하연은 충분히 귀찮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리는 없을 테지만.

다른 게 아니라, 이번에 과에서 봄이 되고 날씨도 좋고 해서 다 같이 한강으로 놀러 가자는 이야기가 나왔거든.

, 그래? 요즘 벚꽃도 예쁘게 폈던데, 재밌겠다!”

말은 이렇게 하면서도 하연은 이쯤에서, ‘, 이 녀석이 영하 선배한테 나랑 사귀는 거냐고 물어본 녀석이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선배를 통해서 내가 사귀는 건 아니라는 걸 알아내고, 이렇게 수작을 걸어오는 거겠지. 선배 이야기로는 며칠 되지도 않은 일인 것 같은데 엉덩이가 가벼운 건지, 행동이 빠른 녀석이다. 딱히 친한 관계는 아니기 때문에 과 활동을 구실로 나와 친해지고 이후에는 다른 구실로 둘만 만나는 상황을 연출하여 적당한 타이밍에서 고백, 같은 식으로 생각하고 있겠지.

그럼 어떡한다.’

하연은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대처할 지를 고민했다. 이런 부류는 어쨌든 자기 자신에게 자신감이 있는 부류다. 실제로 종환은 굳이 따지자면 잘 생긴 편으로, 여자애들에게도 인기가 어느 정도 있었다. 아마 이제까지 자신이 사귀고 싶다고 생각했던 사람과는 거의 대부분 사귈 수 있었으리라. 때문에 자신이 노력하면 넘어오게 할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빠른 행동도 그 자신감의 발로로 생각해 볼 수 있을 터. 일단 고백을 한다는 상황까지 가기 위해 계속 귀찮게 하리라고 하연은 짐작했다.

대충 둘러댄다고 물러날 것 같지 않네. 마침 그런 이야기가 나왔고, 선배도 가끔은 내가 다른 사람들이랑 어울리는 걸 봐야 잔소리를 안 하겠지. 지금은 어울려 주는 편이 좋겠어. 귀찮은 건 빨리 털어내 버리는 게 제일이기도 하고.’

응 재미있을 것 같지! 그래서 말인데 다 같이 놀러 가는 거니까 너도 같이 가자고 권하려고 전화 한 거야.

! 좋아. 그래서 정확히 언제 가는 거야? 기대 된다!”

짐짓 들뜬 척을 하며 하연은 대답했다. 그것이 연기라는 것을 종환은 결코 알지 못했다.

너 때문에 난 오늘 선배한테 잔소리를 들었다고. 다시는 내 얼굴도 보지 못할 정도로 잔인하게 차 줄 테니까 기대해.’

걱정 한다.’는 말을 들은 것도 따지고 보면 그의 덕분임은 무시하고, 하연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종환은 더욱 알 수 없었다. 그렇게 정확한 날짜와 시간을 이야기 하면서 하연이 선배가 자연스럽게 내가 과 애들이랑 놀러 갔다는 사실을 알게 하려면 어떻게 할까.’이걸 계기로 다른 남자들도 귀찮게 안 하게 만드는 법이 없을까.’ 같은 생각을 했다는 것은, 더더욱 알 길이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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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시간인데 여기까지 읽어 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한 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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