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가 모든 이슈에 옳고 그름을 유저가 정확하게 판단해서 이성적으로만 판단하는 사이트는 아닐겁니다.
아직 가보지 않은 각 게시판만큼 많은 사람들이 눈팅부터 가입까지 오고가며 각자 관심있는 분야의 글을 올리고 교류하는
대형 커뮤니티일 겁니다.
제가 가입하기 전 눈팅으로만 지켜 본 오유는 다른 커뮤니티와 비슷합니다.
오프라인은 다를지라도 사회적 이슈와 관심을 가져야 할 정치 시사에 분노하면서도 재미있는 유머 자료에는 같이 웃고,
가끔 본문과 다른 딴소리, 도를 넘는 색드립이나 욕설, 막말을 하면 여러 회원들이 지적을 하며, 때로는 콜로세움이라 불리는
서로 상반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다른 의견을 나누기도 합니다.
오유 역시 여러 가치관을 가진 보통 사람들의 전반적인 삶에 대한 애환이 녹아있는 다른 사이트와 다를 게 하나도 없습니다.
좋은 사람도 나쁜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인터넷에서 쓰레기 취급 당하는 일베처럼 그런 종자들만 모인 곳은 절대 아니지요.
보편적인 정서를 담고 있는, 틀린 게 아닌 다른 사람들이 모인 곳입니다.
오유뿐만 아니라 여러 사이트에서 이번 옹달샘의 옹꾸라 인터넷 방송이 뒤늦게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하필 무한도전의 식스맨 프로젝트에 맞물려서 여러 담론들이 오고갑니다.
누구는 저들 발언은 잘못이지만 그렇게 심한 말은 아니며, 대다수의 남자들이 사석에서 하는 음담패설 수준이다..
과격한 표현은 문제지만 표현이 아니라 말하고자 하는 맥락을 봐야 한다..
원래 그런 방송이고 찾아 듣는 팬들을 대상으로 하는 방송이다, 너를 향한 발언이 아니므로 기분 나빠할 이유가 없다..
발언은 문제지만 지금처럼 화제가 될 정도는 아니다부터
누군가 목적을 가지고 악의적으로 조작한 단편적인 내용들만 떠돌아 다닌다, 전체 방송을 듣고 판단해라..
여러 다른 사이트를 오고가며 봤던 옹달샘을 옹호하는 내용들은 대략 저랬습니다.
발언에 기분 나쁘고 불쾌했다, 저런 말을 대다수의 남자들은 정말 사석해서 하느냐,
모든 남자가 저런 말을 하는 건 아니다, 남자도 기분 나쁘다..
무도뿐만 아니라 모든 방송을 하차해야 한다, 제대로 된 사과를 해라, 유세윤에 더 실망했다,
저런게 여협이지 일베와 다를 게 뭐냐..등등..
여러 사이트들에서 심각하게 보는 사람들 입장을 또 이랬습니다.
그리고 굉장한 실망감이 들었습니다.
적어도 발언에 같이 분노해주는 사람이 대다수일거라 믿었는데, 여초를 제외한 남녀가 같이 이용하는 사이트에선
옹호 역시 많았으며 때로는 무도와 연관 짓고 장동민을 무도에 못 들어오게 하려는 갑질이라는 소리까지 들렸습니다.
미국 방송에선 인종 차별 발언에 같이 웃으며 즐기는데 별 것도 아닌 발언에 예민하게 군다는 반응까지 있었습니다.
가장 실망감이 큰 건 이게 무도와 엮인 겁니다. 장동민씨가 식스맨 후보였기 때문에 엄격한 잣대로 검증을 하려 해서
문제제기를 한다라고 믿는 사람들 말입니다. 장동민씨만 집중포화를 맞는 것처럼 보이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장동민씨뿐만 아니라 유세윤씨와 유상무씨 역시 문제라고 말하고 있는데 이게 식스맨 후보로 인해 본질이 흐려지는 것 같은 기분도 들었습니다.
아무리 옳은 소리라도 쌍욕을 하면서 대화를 하면 눈쌀이 찌푸려지고, 지적이 먼저 들어옵니다.
하물며 적절한 수위를 지키지 못하면 바로 망하는 성에 관한 드립을
적나라하고 노골적으로 특정 성별의 성기를 들먹이며 히히덕거리는 방송은 불편하고 불쾌한 사람이 있을 수 밖에 없는 겁니다.
친구들끼리, 특정 팬들만 듣는 방송이니까, 너 들으라고 하는 방송이 아니니까 괜찮다라는 게 저는 솔직히 이해가 안 갑니다.
저렇게 얼굴이 화끈거리는 방송을 일부러 찾아 듣진 않겠죠. 그런데 어찌되었든 읽고 듣게 되었습니다.
저 들으라고 하는 방송은 아니라지만 내가 원해서, 선택해서 갖게 된 성별도 아닌 단지 같은 여성이라는 것 만으로도 개같은 년, 개보년,
남자보다 멍청한 여자 소리에 불쾌함을 호소하면 안되는걸까요?
일베에서 전라도로 되먹지 못한 드립을 치면 저는 전라도 사람이 아니니까 기분이 나쁘면 안되는걸까요?
저희 할머니가 늘 흑인을 깜둥이 깜둥이 하셨습니다.
할머니가 인종차별주의자라서 깜둥이 소리를 하신 건 아닙니다. 할머니한테는 그게 익숙한 단어였기 때문이죠.
요즘 애들이 점점 일베에 물들어간다라는 소식을 듣고 저는 오버하는 거라 생각했습니다.
정치 성향만 빼고보면 일베도 재밌는 곳이다 소리 하는 사람은 상종못할 취급했습니다.
된장녀도 보슬아치란 말도 난 명품도 안 좋아하고 여자라서 대우받을 생각도 없으니 나와 상관없는 말이다 생각해야 할까요?
정치 성향만 빼고 본다면 일베에서 지겹게 여혐조장하는 그런 소리를 대다수의 남자 역시 동조한다고 생각해야 합니까?
정치 성향만 뺀다면 자기들끼리 모여서 드립치며 노는 일베는 쓰레기가 아닙니까?
사람은 각자 자기 주관이 있습니다. 속으로는 어떤 생각도 할 수 있고, 검열도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입으로 소리내어 말하는 순간, 내가 한 말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말하기 전에 내가 한 말이 괜찮은건지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하지 않습니까?
제가 지금 게시판에 쌍욕을 쓰고 싶다고 해서 생각없이 쌍욕을 하면 제 글을 읽는 분들은 저를 어떻게 판단할까요?
정말 비하의 의도도 없었고, 수위가 있던 방송이라 본질을 흐리게 오버한 부분이 있었다면
기분 나빠한 사람들을 향해서 딱 한마디면 됩니다.
'그럴 의도는 아니었는데 저런 발언들에 불쾌해하는 사람들이 많구나,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앞으로는 더 신경써서 말을 하겠다' 이게 그렇게 어려운가요?
유세윤씨는 논란이 생기자 '옹꾸라가 인기가 많네'하면서 나중엔 계정삭제까지 하시던데..
그렇다고 옹달샘 분들이 방송에서 퇴출 될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지만, 그동안 말 실수로 곤욕을 치른 연예인들이
한 둘이 아닌 것을, 조금만 더 조심스럽게 대응하지 않은 점이 아쉽습니다.
그리고 저런 발언들이 여성비하로 보일 수 있다는 점 충분히 인지하셨으면 합니다.